글 : 최병관 대전과학산업진흥원 과학산업전략본부장의 ‘아주 사소한 과학이야기’
‘과학자의 글쓰기’·‘방탄 독서’저자
정말 매뉴얼대로 글쓰기가 될까?

최병관 대전과학산업진흥원 과학산업전략본부장 ’ ‘과학자의 글쓰기’·‘방탄 독서’저자.[사진= 대덕넷]
최병관 대전과학산업진흥원 과학산업전략본부장 ’ ‘과학자의 글쓰기’·‘방탄 독서’저자.[사진= 대덕넷]
많은 사람들이 ‘글을 못쓰겠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핑계가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왜냐면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를 보면 되기 때문이다.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는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문학적, 감상적 글쓰기 단계를 넘어 진정한 논증을 위한 글쓰기를 제시하고 있다.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에서는 글쓰기를 위해 먼저 글쓰기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부터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글과 관련된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6가지 오해를 꼽을 수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①누구나 노력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②말하듯이 글을 쓰면 된다 
③많이 읽고 많이 써보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④글은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된다 
⑤글은 문장력이다
⑥글쓰기의 궁긍적 목표는 인격을 닦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글쓰기의 6가지 오해를 보면 누구라도 한 두가지 글쓰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저자인 탁석산은 과거 문학적 의미로서의 글쓰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한다.

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글쓰기도 정체성이 바뀌고 있다. 예전의 잘못된 관점과 태도 때문에 글쓰기를 어려워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요즘처럼 다양한 글쓰기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지적은 맞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생각을 빌어보면 글쓰기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노력만으로는 잘 쓸 수 없는 문학적 글쓰기와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는 실용적 글쓰기다.

그는 두 종류의 글쓰기에 대해 도표를 통해 비교분석하고 있다. 55쪽을 참조하면 된다. 필자는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를 할때마다 이 부분을 인용했다.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문학적 글쓰기의 오해에 빠져 실용적 글쓰기를 잊고 지냈다. 과학자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이 써야 하는 글은 실용적 글쓰기인데도 문학적 글쓰기의 벽에 막혀 번번히 좌절했다. 글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이 문장력이라고 하는 견해도 비슷한 맥락에서 낡은 관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구양수가 얘기한 다독과 다상량만 해도 그렇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면 저절로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대부분 글쓰기 강사들이 얘기하지만 어찌보면 이것조차 오해라고 그는 말한다. 

다독과 다상량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절대가치는 아니다. 글 전체를 짜임새있게 구성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론, 본론, 결론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 결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진짜 중요한 것은 글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본론이라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글쓰기를 해온 저자의 식견은 탁월하고 글쓰기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준다. 글쓰기로 인해 두려움과 공포를 겪은 다른 과학자에게 ‘힘이 되는 책’이다.

글쓰기는 평생 우리를 따라다니는 스토커와 비슷하다. 그래서 저자는 책머리에 다음과 같은 글로 시작한다.

글쓰기는 일생 우리를 쫓아다닌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각종 감상문이나 독후감 또는 조사보고서를 써야만 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논술을 준비하고 시험을 봐야하며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글쓰기에서 해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중략) 입사때에는 자기소개서나 포부를 써야만 하고 입사후에는 사정은 더욱 악화되어 각종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써야만 승진할 수가 있고 수시로 하는 프레젠테이션도 여간 골치아픈 것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일생 동안 글쓰기는 우리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6~7쪽)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이왕 평생을 따라다니는 글쓰기는 조금이라도 빨리 마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글쓰기는 누구나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이라면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을 읽어보면 어떨까? 어떤 이는 글쓰기에 매뉴얼이 있을까 하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이 책을 꼼꼼히 읽다보면 매뉴얼이 있다는 것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매뉴얼대로 실행하면 그토록 어렵게 느껴지던 글쓰기가 쉬워질 수도 있다.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쓰기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실행할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필자에게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는 바로 그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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