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산업현장 '맞춤식 교육' 비결

청년실업률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덕밸리 한 실업계 고등학교가 '3년 연속 대기업 취업 100%'라는 눈에 띄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화제다. 특히 실업계 고교를 막연하게 꺼리는 풍토에서 이 학교는 주변 환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산업체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현장 중심형 인재를 키우는 노력을 거듭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유성구 화암동의 원자력연구소 부근에 있는 대전전자디자인고교(교장 정순규). 이 학교 전자통신과, 전자정보과, 제품디자인과, 시각디자인과, 공예디자인과 등 5개 학과 졸업생들은 취업과 대학진학을 마음대로 선택할 정도다.

올 2월 졸업한 151명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삼성전기(57명)를 비롯해 LG-필립스 LCD(42명), 삼성전자(30명), 한국트로닉스(12명), 한솔LCD(8명), LG전자(2명)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 진출했다.

최종학력이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초봉은 대략 1천8백~2천5백만원선. 이 학교의 이같은 100% 취업행보는 지난 2002년부터 계속됐다.

대학 진학률도 100%다. 160명이 모두 진학했다. 내년 졸업 예정자도 이미 취업을 확정한 상태다. 취업희망자 139명 전원이 오는 7월 5일 대기업 산업현장으로 곧바로 향하게 된다.

취업 확정현황은 삼성전기(52명), LG-필립스 LCD(46명), 삼성전자(33명), 한국트로닉스(8명) 등이다. 이 같은 실적은 학교의 적극적인 산학협력 노력 덕택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01년 삼성전기를 비롯해 2003년 한국트로닉스, 한솔LCD, 올해 초 LG-필립스 LCD 등 국내 대기업과 자매결연을 맺고 산업현장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97년 개교 이후 이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수십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이 학교의 경우 최신 컴퓨터만도 700여대. 학생들은 일반 교과공부와 함께 15개 실습실에서 전공공부를 한다. 현장 실습 교육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아예 실습동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실습동에는 CNC선반실, 금형제작실, PCB설계실, 섬유기초실, 전자응용실습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과 과목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 위주로 구조조정됐다. PCB 아트웍,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의 교과목을 신설했다.

2학년이 되면 LG-필립스 LCD와 삼성전기의 사원 기술교육에 쓰이는 자료를 공부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장 기술용어와 현장지식을 배운다. 특히 지난해부터 교사들이 직접 대기업 현장 연수를 체험하고 있으며 학생과 학부형을 대상으로 매년 2회 기업체 견학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형을 대상으로 기업체 초청 경제특강도 열리게 된다. 올해 전자통신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에 취업한 A양은 "고등학교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미리 공부해 취업할 수 있어 인문계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며 "회사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대학공부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필준 취업 담당 교사는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식 교육을 통해 학교가 취업률이 좋은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아이들의 취업 경쟁력이 높아져 기업체가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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