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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폐기물 에너지 이용은 선택 아닌 필수

글: 김석준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
김석준 기계연 연구위원.김석준 기계연 연구위원.
뉴스에서 종종 시커먼 연기를 뿜는 야적 폐기물 화재를 보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각로에서 태울 경우에 비하여 수십 배 이상 많은 미세먼지와 오염 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손실은 어떤가? 1kg당 1만kcal인 석유 발열량에 비해 폐기물 발열량은 보통 20~50% 정도이므로 100톤 폐기물이 탔다면 최소 20톤 석유를 태워 날려 보낸 셈이다.

한국에너지공단 2017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의하면 석탄, 가스,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나라 1차 에너지를 모두 석유로 환산하면 연간 약 3억 톤의 석유(3억 toe)를 사용하고 있다. 1차 에너지의 5.45%인 약 1645만 toe가 신재생 에너지이다. 정부에서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신재생 에너지의 각각 9.2%와 2.8%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폐기물 에너지는 56.9%로서 신재생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폐기물로부터 연간 930만 톤의 석유를 생산한 것과 같다.

폐기물 관리법에서 폐기물은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 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로 정의되고 있다. 환경백서2018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생활 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을 합하여 하루 42만 9000톤의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 중 36만4000톤은 재활용으로 다시 사용 가능한 물질로 바뀌었다. 더 이상 재활용될 수 없는 2만7000톤의 폐기물이 소각되고 3만8000톤은 매립되었다.

매립에 의존하던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소각 열풍이 불었다. 매립지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폐기물 중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소각이 각광 받았다. 1990년 이전까지 몇 개에 불과했던 대형 생활폐기물 소각 시설이 국비 지원을 등에 업고 1991년부터 20년간 80기 이상 건설되었다. 중소형 소각 시설을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건설 붐 초기에는 폐기물의 안정적인 감량 처리에만 집중하여 소각 열에너지 이용을 크게 배려하지 않았다. 열병합발전소와 연계하기도 하였지만 폐기물 에너지 이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소각 시설 중심으로 건설하였다. 님비 현상을 피하여 열에너지 사용 시설이나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곳이 많았다.

2008년에 이르러서야 폐기물 에너지의 이용에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소각 열  에너지 이용과 함께 폐기물 연료화 정책이 적극 추진되었다. 가연성 생활 폐기물,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폐목재는 분리되어 각각 고형 연료로 만들어졌다. 폐기물을 가스나 오일 연료로 만드는 연구 개발에도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폐기물 연료화 시설은 재활용 시설로 분류해 필요한 사용처에 소각 시설보다 쉽게 지을 수 있도록 하였다.

2018년부터 시행된 자원순환기본법에서는 단순 소각과 매립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각각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소각시설에서 생산하는 열이나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면 비율에 따라 소각 부담금을 감면해 주고 있다. 석유나 석탄 등 에너지의 사용을 그만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각하거나 연료화해 태우는 폐기물 에너지 기술이 크게 발전하였음에도 시설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미세먼지, 다이옥신 등 2차 오염 배출을 완전히 제로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립하면 폐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땅 속에 남으며 생분해 폐기물은 매립가스 발생으로 또 다른 오염원이 된다. 소각으로 발생한 2차 오염은 우리 세대가 감당하지만 매립하면 골치 덩이를 후손에게 물려주게 된다.

폐기물 에너지 이용은 더 이상 선택 아닌 필수다. 최근 환경부는 전국에 120만 톤 이상의 폐기물이 야적되어 있다고 발표하였다. 악취와 먼지를 동반하는 야적 폐기물에 화재가 일어나면 극심한 환경오염은 물론 에너지 손실까지 가져온다. 장기간 쌓여 온 폐기물 문제는 단기간에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는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폐기물 에너지 이용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폐기물 처리 불균형을 해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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