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고분자 개발···롤투롤 대량생산 공정서도 고효율 유지
상업화 걸림돌 '유해 용매' 미사용···"상용화 더 가까이"

화학연 신원석‧송창은 박사팀이 개발한 유기태양전지 대면적 모듈(10 ㎝×10 ㎝). <사진=화학연 제공>
화학연 신원석‧송창은 박사팀이 개발한 유기태양전지 대면적 모듈(10 ㎝×10 ㎝). <사진=화학연 제공>
국내 연구팀이 
'유기태양전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신원석‧송창은 박사팀이 상온(25 ℃)에서 9.66% 광전변환효율(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효율)을 내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유기태양전지는 실험실의 고온(110 ℃)에서는 단위소자 기준 9% 대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롤투롤(Roll-to-roll) 대량생산 공정이 이뤄지는 상온에서는 효율이 4% 대로 떨어졌다.

원인은 유기태양전지에서 전하를 생산하는 '광활성층'에 있다. 광활성층에 들어 있는 고결정성 고분자는 상온 공정에서는 효율 저하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기존 고결정성 고분자(PNTz4T)에 MTC 기능기를 도입해 신소재 'PNTz4T-5MTC'를 만들었다. MTC 기능기가 더해지자, 고결정성 고분자의 규칙성이 부분적으로 깨지면서 25 ℃에서도 잘 용해됐다.

상온에서 소자를 제작할 경우, 신소재 PNTz4T-5MTC 고분자를 도입한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9.66%)이 기존 PNTz4T(4.81%)를 쓴 유기태양전지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바코팅(Bar coating) 공정을 통해 대면적 모듈(10 ㎝×10 ㎝)로 제작한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도 최고 6.61%를 달성했다. 바코팅은 고분자 용액을 빠르고 균일하게 인쇄해 태양전지나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하는 공정이다.

바코팅 공정의 성공은 롤투롤 공정에서도 태양전지를 대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롤투롤은 윤전기로 신문을 찍어내듯 태양전지를 필름 형태로 대량생산하는 인쇄공정이다. 신 박사는 "롤투롤 공정에 적합한 유기태양전지 광활성 소재의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자평했다. 

이번에 개발된 유기태양전지는 인체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광활성층 고분자는 고체 상태의 고분자를 녹여서 용액으로 만들어 인쇄하는데, 이때 할로겐 용매가 쓰인다. 

연구진은 광활성층 고분자를 용액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비할로겐 용매를 이용했고, 높은 용해도도 확보했다. 소자 제작·분석을 수행한 송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유기태양전지 상업화의 걸림돌로 지적된 고온, 인체에 유해한 용매, 대면적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4월 16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Room Temperature Processed Highly Efficient Large-Area Polymer Solar Cells Achieved with Molecular Engineering of Copolymers(분자 구조적 튜닝을 통한 상온 공정용 고효율 대면적 고분자 태양전지 개발)'다.

유기태양전지 연구진. (왼쪽부터) 송창은 박사, 신원석 박사, 샤프켓라술 박사과정생. <사진=화학연 제공>
유기태양전지 연구진. (왼쪽부터) 송창은 박사, 신원석 박사, 샤프켓라술 박사과정생. <사진=화학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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