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 수 있는 부실학회 참가···청와대만 몰랐다?

청와대 31일 조동호 후보 부실학회 참가 사유로 전격 지명 철회
"본인 밝히지 않아 철회···검증은 세평, 공적기록 중심으로 한계"
부실학회 구글링으로 누구나 확인 가능, 청와대 부실 검증 반증?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배경을 '부실 학회 참가'로 꼽으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인사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제공>청와대는 지난달 3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배경을 '부실 학회 참가'로 꼽으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인사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지명됐던 조동호 KAIST 교수에 대한 지명이 지난달 31일 전격 철회됐다. 현 정부의 첫 지명 철회인 만큼 사안이 중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청와대가 지명 철회 사유로 밝힌 부실학회 참석은 부실검증의 반증으로 여겨져 파문이 우려된다. 인사 검증 부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조동호 후보자는 해외 부실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다"며 "해외 부실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며 지명 철회 사유를 밝혔다. 

윤 수석 발언은 조 후보자가 부실학회 참석한 사실을 숨겼고, 본인이 밝히지 않는 한 청와대는 모를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이는 개개인이 부실학회 참석을 알아내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전제가 있을 때 성립하는 주장이다. 

그러나 본지가 팩트체크해본 결과 조 후보자의 부실학회 참석 사실은 일반인도 구글링(구글 웹검색)을 하거나 관련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털사이트 구글에 조 후보자의 영문 이름 'Dong Ho Cho'와 'OMICS International'을 결합해 검색만 해도 오믹스 참가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지난달 3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배경을 "부실 학회 참가"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가 팩트 체크를 해본 결과 조 후보자의 부실학회 참가 사실은 '구글링'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Google 홈페이지 갈무리>청와대는지난달 3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배경을 "부실 학회 참가"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가 팩트 체크를 해본 결과 조 후보자의 부실학회 참가 사실은 '구글링'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Google 홈페이지 갈무리>

조동호 후보자는 2017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9th World Biomakers Congress'에 참석했다. 누구나 '구글링'을 통해 'OMICS'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기본적인 인사검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우려된다. <사진=OMICS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조동호 후보자는 2017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9th World Biomakers Congress'에 참석했다. 누구나 '구글링'을 통해 'OMICS'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기본적인 인사검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우려된다. <사진=OMICS 온라인 홈페이지 갈무리>

청와대가 조 후보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반인들이 하는 구글링만 하면 얼마든지 사전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조 후보자 진술이 없었다"며 지명 철회 사유를 드는 것은 기초적인 조사도 하지 않고 지명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부실학회 논란은 현 정부 들어 과학계의 핫 이슈였던 만큼 검증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하지 않은 것은 검증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발족한 '연구윤리점검단'은 '와셋'(WASET) '오믹스'(OMICS) 등 이른바 가짜 학술대회 참석 연구자를 조사한 바 있다.

연구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기관장, 연구자들이 징계를 받거나 사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해 과학계를 휩쓴 이슈를 인사 검증 과정에서 놓친 것은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했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에 대해 과학계 일부에선 정권 차원에서 지키려는 후보들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결집력이 약한 과학기술계 출신인 조 후보자를 희생양으로 삼은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과학계 한 인사는 "본인 진술이 없어 부실학회 참석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청와대 인사 검증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반증"이라며 "청와대도 인사 검증 책임을 벗어날 수 없어야 공정한 일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야당 관계자는 "인사청문회와 언론 취재가 없으면 완벽히 검증도 못 하는 게 현재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라며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과학계 인사는 "현 정부는 지금까지 국가 현안을 해결할 때 과학적 접근이 없었다"며 "조 후보자 지명 철회는 과학 경시 풍조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향후 신임 과기부 장관 후보 지명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인사청문회를 거쳐 과기부 장관으로 임명되려면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로 예정된 과기부 이전, 5G 상용화 등 과기 현안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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