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출연연 "새로운 백년은 '국가·국민' 중심"

지질자원연, 13일 기원 100년 창립 70년 맞아
김복철 원장 "성공보다 임팩트 있고 필요한 성과 적시에"
1945년 해방이후 지질조사소와 연료선광연구소는 지질광산연구소로 통합됐다. 사진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질광산연구소 서관, 동관, 선광실험실, 도서실, 표품실.<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1945년 해방이후 지질조사소와 연료선광연구소는 지질광산연구소로 통합됐다. 사진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질광산연구소 서관, 동관, 선광실험실, 도서실, 표품실.<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100년. 세기 연대를 구분하는 기준이면서 지속성과 일관성을 강조할 때 인용된다.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을 '백년대계'라  일컫는것도 그런 의미로 볼 수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기원 100년을 맞으며 근본에 충실하고 국가와 국민에 대답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 미래 백년 이정표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이하 지질자원연)이 13일로 기원 100년,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기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질자원연의 궤적을 살펴보면, 국내 지질연구는 일제점령기인 1918년에 시작된다. 일본은 국내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지질도를 작성, 아픈 역사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 연구진이 중심축이 돼 연구에 나선 시기는 해방 3년 후인 1948년. 오늘날 지질자원연의 모태가 됐다. 이같은 이유로 지질자원연은 연구원 역사를 기원기와 창립기로 구분한다.

지질자원연은 국내 지진 측정과 자원탐사 신기술 개발, 지질신소재 개발, 자원활용과 순환기술 실용화 등 국내 지질과 자원 분야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기념행사에 앞서 12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복철 원장은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의 책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  중 플랫폼은 남고 콘텐츠가 바뀌는 '새로고침'에 착안, 지질자원연의 지향점으로 근본에 충실한 연구원, 함께 가는 사람 중심의 연구원, 국가와 국민에게 대답하는 연구원을 제시했다. 

일본은 조선총독부에 지질조사소를 설치했다. 사진은 1938년에 찍은 지질조사소 전경.<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일본은 조선총독부에 지질조사소를 설치했다. 사진은 1938년에 찍은 지질조사소 전경.<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연의 기원 100년 조선총독부에 설치된 '지질조사소'

일제강점기인 1918년 조선총독부에 지질조사소가 설치된다. 주요 역할은 광상, 토목지질, 지하수, 온천 연구. 1937년까지 한반도의 자원 개발과 미개발 지역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본은 국내 자원을 수탈하려는 목적으로 지질도를 작성했다. 1920년 지질도폭, 1928년 지질총도를 발간하며 조사 결과를 담았다. 지질조사소는 1924년부터 1938년까지 발간한 61매의 지질도를 총19집 지질도집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아픈 과거지만 보존하기위해 등록문화재 제603호로 지정해 보관 중이다.

1922년 연료선광연구소도 설치됐다.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전 조사와 석탄 시험이 주요 연구였다. 1930년대에는 금은광 처리법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1940년대는 지질조사소와 전쟁 군수 물자 조달을 위한 선광법을 연구하며 광업 기술자 양성을 담당했다.

1933년 시기 연료선광연구소는 부설 광업기술원연구소를 개소하고 1935년부터 1945년까지 173명(한국인 112명, 일본인 61명)의 광산 기술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1945년 9월 해방 후에는 미군정청에서 한반도의 지질자원 조사를 담당한다. 또 두 연구소를 정비해 지질광산연구소를 발족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127개의 광산과 9개의 탄전을 단편적이고 개략적으로 조사했다. 해방 이후에서야 국가 지질자원 전문 기관으로 본격 역할을 시작한 셈이다.

◆창립 70년, 1948년 미군정청에서 대한민국 상공부로

1948년 9월 13일 미군정청 소속의 중앙지질광물연구소가 대한민국 정부의 상공부 산하로 이전했다. 한국의 지질학자들이 자주적으로 국내 지질자원 조사와 연구를 비로소 시작한다. 독립적인 국내 연구소의 출발로 오늘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유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연구소는 부산으로 피난, 명맥만 유지했다. 실질 연구는 이뤄지지 못했다. 휴전이후 1954년 한국재건단이 세운 대전광물시험소를 1956년 흡수하면서 국가적 지질자원 조사, 연구,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대한지질학회와 중앙지질광물연구소는 공동으로 1대 1백만(1:1000000) 축적의 대한 지질도 임시판을 작성하고 1956년 정식으로 인쇄했다. 국내 지질학자들이 발간한 최초의 지질총도로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 604호로 지정됐다.

이후 1961년 국립지질조사소로 개칭하고 태백산 지하자원 조사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친다. 연구진의 결과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기초 자료가 되는 것은 물론 광산물 수송을 위한 도로와 철도 부설 계획에 반영되기도 했다.

1967년 과학기술처가 신설되며 국립지질조사소와 국립광업연구소(상공부 산하)로 분리된다. 하지만 1973년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며 두 기관은 다시 통합, 국립지질광물연구소를 발족했다. 이어 1976년 정부출연연구소인 자원개발연구소로 재출범, 1981년 한국동력자원연구소, 1991년 한국자원연구소로  기관명이 바뀌었다.

1999년 지진연구센터가 신설되면서 자연지진과 핵실험 같은 인공지진 탐지 역할도 맡고 있다. 역할이 커지면서 기관명 수정 요구가 제기돼 2001년 1월 현재의 명칭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 개칭해 사용 중이다. 역할에 따라 기관명이 지속적으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1956년 한국 지질학자들이 최초로 편집해 발간한 대한지질도. 등록문화재 제604호로 지정됏다.<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1956년 한국 지질학자들이 최초로 편집해 발간한 대한지질도. 등록문화재 제604호로 지정됏다.<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 김복철 원장 "국민 생활과 사회 현안 해결 연구기관으로 새로고침"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며 지질자원연의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두산 공동 연구, 지질 광물 공동연구 등 협력할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진, 활성단층, 기후변화 대응 등 핵심역량 강화로 국민에게 대답하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

김복철 원장은 지질자원연이 나갈 방향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우선 내부 구성원에게 지질자원연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면서 근본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시대정신에 맞는 역할과 소통으로 대국가, 대국민 수요기반의 공공연구개발에 집중하며 국민의 삶의 질과 연관된 사회 현안 해결 연구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혁신을 위해 우선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제도를 확립해 건강한 연구환경 구축에 나선다. 연구자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행정도 간소화 할 예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확장을 위한 공동랩, 미래 유망 기술과 사업을 발굴하는 TSG(Technology Sensing Group)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개방형, 도전형 생태계 조성으로 퍼스트 무버로서 도전에 나설 방침이다.

출연연으로서 국가와 국민이 공감하는 역할과 책임을 확장, 사회 이슈와 국민생활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선다. 또 북방자원협력 연구개발도 강화, 한국-북한-중국-러시아 등 북극권 대상 전략적 협력도 추진 중이다.

김 원장은 "재난, 재해, 기후변화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사회이슈 발굴단을 운영해 사회 현안을 다각적으로 수렴, 분석하고 성공보다는 높은 임팩트, 적시성있는 연구기관으로 새로고침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질자원연은 13일 오전 11시 원내 대강당에서 과학계 내외빈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70주년, 기원 100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지질자원연 기관명이 바뀔 당시 현판식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자원개발연구소(1976년), 한국동력자원연구소(198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2001년), 한국자원연구소(1991년).<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 기관명이 바뀔 당시 현판식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자원개발연구소(1976년), 한국동력자원연구소(198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2001년), 한국자원연구소(1991년).<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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