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ET 일벌백계, 출연연 "윤리위원회 등 긴급논의"

50% 이상 연구자 추천 학회 출장 등 기준 마련키로
출연연 연구자 "중복연구, 연구비 유용 등 제도화로 자정 기능 작동토록"
"반복해서 WASET 학회에 참석했거나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윤리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커지면서 내부적으로 이미 일벌백계의 경종을 울리며 자정 계기가 되고 있다."(출연연 관계자)

"책임급, 젊은연구자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단호하다. 비위사실이 확인되면 처벌하고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 수백명의 연구자가 1~2명 때문에 불편할 수 있겠지만 연구 지속성을 위해 분명히 짚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출연연 연구자)

가짜 학술단체 WASET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WASET 학회 출장이나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윤리위원회 개최 등 내부적 논의를 지속 중이다.

또 기존에 학회 출장 규정에 '연구자 50% 추천'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내부적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이번 사태 파악과 재발을 막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출연연 윤리위원회 계획, 동료 평가 강화 필요

해당 출연연은 WASET 관련 연구자 중 이름이 반복해서 거론된 연구자를 대상으로 비위정황, 윤리문제 파악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윤리위원회를 열고 결과에 따라 대응을 달리 할 방침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연구자의 자정 노력을 당부하고 학회 출장 기준을 정비키로 했다. 기존 기준에 연구자 50% 이상이 추천하는 학회출장을 권장할 예정이다.

또 중복해서 WASET에 논문을 게재했거나 질이 낮은 학회를 참석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윤리위원회도 계획하고 있다.

생기원 관계자는 "연구자 대부분 자정 계기로 삼고자 하는 분위기가 크다"면서 "내부적으로 그룹, 개인 평가시 논문 수을 포함했는데 앞으로 논의를 통해 이를 삭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회는 좋고 나쁨의 차이지 연구활동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처음부터 학회 출장을 막을 방법은 없는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연구비의 투명성, 개인자금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계연구원 역시 윤리위원회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WASET 학회를 반복해 참석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실적 내용을 취합한 상태다.

기계연 관계자는 "평가에 반영되지도 않는 논문인데 왜 게재했는지 이해가 안되지만 검토해서 비위가 드러나면 윤리위원회에 올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출장 관련 기준, 쿼터제가 있어 연간계획서를 바탕으로 심의하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해 아쉽다"면서 "이번 사태로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TRI는 WASET 관련 연구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취합,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공계특성화 대학 중 가장 많은 WASET 논문 게재 수치를 보인 KAIST는 한국연구재단의 통보로 1건의 소명서를 제출한 상태다.

KAIST 관계자에 의하면 WASET 학회 출장으로 런던을 다녀온 박사과정생의 학회비 47만원을  환수키로 하고 이후 연구재단의 결과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수(반복 8명)의 WASET 논문 게재 등 관련자에 대해서는 "잘못된 자료"라며 답변을 일축했다.

KAIST 관계자는 "WASET 자료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내부 시스템으로 확인 중"이라면서 "KAIST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지금은 할말이 없다"며 답변을 대신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 출연연 연구자는 출연연 자정을 위해 논문 표절 문제처럼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커지면서 윤리위원회가 운영되기 시작 했는데 과제 중복, 연구비 유용 등 출연연 내부에서 자정 기능이 작동하도록 제도화 할 때"라면서 "연구현장은 동료 평가가 가장 무서운 곳이다. 말하지 않아도 누가 열심히 하는지 안하는지 않다. 스스로 정화 기능이 가동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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