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통사 지식공유]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관계

글: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자발적 학습 커뮤니티인 새통사(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가 열립니다. ETRI 연구자들이 일반 국민과 선후배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디지털혁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술들을 탐색하고 고민해 주제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새통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전달드리고자 참가자들이 직접 정리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미래 우리에게 다가올 새로운 기술은 무엇이며, 이를 대비하는 연구원들의 자세와 각오는 어떠한지 글로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이번 113차 새통사 모임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으로 계신 박성준 교수님을 모시고, 요즘 가장 핫이슈인 가상화폐, 암호화폐, 가상통화, 블록체인 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박 교수님을 모시게 된 사연은 최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열풍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이상조짐이 보이고 있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점검해보는 차원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불가분의 관계에 대한 난상토론을 기획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본질 이해 이전에 각론에서 쟁점토론은 원래 의미를 찾기가 힘들 것으로 판단돼 본질의 이해를 바탕으로 가상화폐의 존재가치를 유추해보는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마련됐다.

다가오는 초연결 세상을 위하여 국가나 정부가 무슨 역할을 담당할 준비를 해야 하고,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바뀌는 세상에서 경제운용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미래 주인인 청년들을 위해 기성세대들이 뭘 준비해야 하는지 진지하고 구체적인 고민이 부족하다.

이번 새통사는 이런 현실에서 전국을 누비며, 새로운 세상을 위한 준비의 필요성을 토하고 계신 박성준 교수님의 열정에 지식인들의 역할에 대해서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우리 ICT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1. 미래에 대한 준비: 블록체인 국가

다가오는 세상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초연결 세상이다. 통신의 발달로 지구상의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해졌고, 이젠 인간의 감각지능과 운동지능, 대형유인원 수준의 추론지능을 인공적으로 흉내낼 수 있는 ‘사물지능’으로 무장한 사물들과 시공간이 물격(物格)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초연결의 세상이 다가온다.

초연결 세상의 연결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방대한 것이기에 인간의 의식적 통제의 범위를 벗어난다. 그만큼 우리 인간이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도 엄연히 인터넷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의 생활운용방식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쉽게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눈에 보이는 일을 하며 사는 생활공간에서도 수많은 부정이 생겨나서 사람들의 인성과 서로간의 믿음을 깨버리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세상의 정보 유통 속도가 빛의 속도에 이르게 되는 세상에서는 어떻게 될까?

박 교수님이 걱정하는 세상은 바로 그러한 세상이다. 세상의 수많은 관계가 믿을 수 없는 관계라면 어떻게 살아 갈 수 있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사회구조의 틀 아래, 거대한 신뢰보증인프라가 필요함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의식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항상 작동하는 비의식적 사물지능들을 활용해 인위적인 사실의 조작을 불가능하게 막음으로써, 거짓과 억울함을 최소화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신뢰보증인프라다.

제3자나 대의기관을 두고 신뢰를 보증하는 지금의 다양한 인프라가 더 이상 신뢰보증인프라로써 역할을 담당할 수 없다. 최근, 불특정 다수가 서로 상호신뢰보증을 해주는 방법론이 발견되었다. 바로 블록체인 (Blockchain)이다.

블록체인은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동시에 보호해주는 믿음(Trust)을 제공하는 거대한 새로운 인터넷이다. 블록체인인터넷이자 초연결된 거대한 새로운 컴퓨터다. 자명한 미래의 초연결경제의 기본 인프라다. 세계는 지금 초연결경제시대의 헤게모니 전쟁을 시작하였다.

2. 초연결 경제시스템 : 블록체인비즈니스생태계

블록체인인터넷과 블록체인비즈니스생태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는 블록체인인프라는 대의기관이나 대리인 없이 지구상의 임의의 누구와도, 심지어 로봇과도 믿고 직거래를 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물론, 지금과 같은 중개상이나 대리인을 활용한 비즈니스도 얼마든지 허용되겠지만,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한 직거래 비즈니스와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는 각자가 알아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블록체인비즈니스생태계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생태계다. 물리공간과 가상공간이 밀결합된 이른바 Unified CPS (Cyber-Physical-Social) 공간 상의 생태계다. 당연히 가상공간을 통하여 다양한 가치들이 교환되는 세상이다.

물리적 자산들이나 무형의 자산들은 당연히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 되어야 하고, 디지털 자산간의 가치교환을 위하여 새로운 ’디지털 통화‘가 필요하다. Unified CPS 공간에서의 가치교환은 인간의 무개입을 전제로 일어나는, 즉 거래의 조건이 만족되면 즉시 인간의 개입없이 계약이 이루어지는 스마트 계약 (Smart Contract)이라 불리는 스마트거래가 일상화되는 세상이다.

또한 Unified CPS 공간에서의 ’디지털 통화‘는 비즈니스 생태계 단위로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개념이다. 비즈니스생태계 단위의 경제주체들간에 통용되는 통화의 개념이다. 믿고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상호신뢰보증이 필요한 형태의 암호통화 형식이 전제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물론 제3자나 대리인을 통한 비즈니스 방식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활용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자명한 미래가 시시각각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당연히 기축통화에 대한 헤게모니 전쟁이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축통화의 헤게모니 장악을 꿈꾸는 세계 각국은 당연히 자국 중심의 암호통화를 실험하며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자연스럽게 타국의 암호통화의 확산을 억제한다.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ICO 규제의 양상이다.

정부가 예민하게 감지하고 영민하게 대처해야 할 부분이다. 자국 암호통화 중심의 ICO허용은 자국의 암호통화를 확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우리나라의 암호통화들이 해외에서 ICO를 하고 있는 현상들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명확히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또 한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거대한 온라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나 미국은 일시에 자국 암호통화의 실질적인 가치의 내재화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자국 암호통화 거래를 허용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들이 자국의 암호통화로도 얼마든지 비즈니스의 제약이 사라지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이지만, 그렇게 되는 시점에 우린 또 뒷북을 쳐야만 하는 상황이 오지 않겠는가 싶다.

아울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비즈니스생태계의 탄생과 퇴조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자산가치를 어떻게 보호해 줄 것인가 등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지금까지의 대의기관 역할에서 다양한 동적다이내믹스에서 발생하는 국민과 국민의 자산보호를 위한 선제적 준비와 빠른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다. 치밀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블록체인비즈니스생태계는 국경없는 단일 시장이며, 그동안 포착되지 않았던 무한가치의 무한발견을 통한 거대 시장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는 캐캐묵은 논쟁이 의미가 없는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실현되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무한의 직거래 세포 비즈니스생태계의 창출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한 것이기에 진정한 의미의 투자가 확대되고 투자보호를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환경의 황금시대를 열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세상이다. 자본이 새로운 세상에 대하여 눈을 떠야 하는 이유다.

3. 무엇이 우선순위인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믿음이 필요하다.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읽고 있으나 우리는 읽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자각하고 하루 빨리 블록체인경제시스템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하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는 항상 새로운 우리만의 판을 만들어내면서 성장해왔다. 지금도 바로 그런 시점이다. 새로운 경제 프레임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되었지, 손해를 입힐 것은 아니다. 실패한 가상화폐의 실험인 ’비트코인‘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개인의 투기심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의 High risk, High return식 호전적 투자심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새로운 세상을 누구보다도 빨리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박 교수님은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white paper 하나 정도 있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를 권하신다. 또 한가지, 박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 달리 상당히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호전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미래 주역들이 미래가치를 보고 기다릴 줄 아는 현명한 투자가의 소질을 다분히 가지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미래 블록체인경제세계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 전략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 헤게모니 전쟁의 양상을 정확히 읽어내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금융이 첨단을 달리지 못한다면, 모든 경제시스템은 자연스럽게 후진성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글로벌 블록체인경제체계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글로벌 통화의 길목을 지켜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모바일결재의 타이밍을 놓친 뼈아픈 경험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휴대폰 송금방식 하나로 순식간에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보다폰의 경험을 읽지 못한다면 우린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아직도 가양할 길이 萬里나 남은 인공지능이 급한가, 기축통화 헤게모니 전쟁의 준비가 더 급한가? 아직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인공지능에는 2조를 투입하고, 하시가 급한 블록체인에는 100억 투자가 고작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무엇이 우선순위인가 묻고 싶다고 하신다.

중앙정부는 블록체인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에 대한 구축 계획을 세우고 과감한 실행을 전재해야 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활 수 있을 정도의 스케일을 가질 수 있는 인프라를 설계하고 구축하여야 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의 블록체인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만든 기축암호통화를 앞 다투어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민간과 지자체는 블록체인비즈니스생태계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

자본의 결합으로 우리가 만든 기축암호통화가 자연스럽게 유통되며 확산 될 수 있도록 하는 거대한 온라인 유통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는 스타트업들이 돈 걱정없이 활개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사물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직거래형 블록체인비즈니스를 실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선언해줘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경제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국회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의 활성화와 국민들의 성장과 분배 동시 실현을 위하여 필요한 법·제도를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한가할 틈이 없는 신나는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가상통화를 중심으로 한 쟁점사항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쟁점은 암호통화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블록체인을 작동케 하는 암호통화를 기축통화로의 사용여부가 관건임을 알 수 있다.

기축통화로의 역할을 부여하는 용도에서는 암호통화가 블록체인과 불가분의 관계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머지의 용도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암호통화가 제대로 된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암호통화의 유통시장을 확대한다는 전제조건이 만족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암호통화 논쟁이 있어서 가장 불만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블록체인이 가지는 새로운 이상을 이해하고 그것의 미래가치 관점에서 투자행위가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실물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막연한 세계의 가치는 그 세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가치다. 우리는 얼마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 같다.

블록체인경제는 우리의 의지가 결정하는 우리의 미래다. 새로운 경제프레임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통화’가 보편화되는 Unified CPS 세상은 설계자의 의지대로 그려지는 세상임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 의지 속에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시대적 소임이 막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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