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주 관탈도·남해안 등 서식 확인

펼친입주름말미잘. <자료=국립해양생물자원관>
펼친입주름말미잘. <자료=국립해양생물자원관>
극지방 심해에서 서식하는 말미잘의 대규모 서식지가 남해안 일대에서 발견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관장 김상진·이하 해양자원관)은 북극해, 베링해 등 차가운 해역에서만 발견되는 심해말미잘 '펼친입주름말미잘(Ptychodactis patula)'의 대규모 서식지가 제주도 등 남해안 일대에서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해양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의 변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극지방의 심해에서 서식하는 말미잘이 제주도 관탈도와 가거도 등 남해안 도서지역, 부산 남형제섬 등 넓은 지역에서 분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펼친입주름말미잘은 국내 처음 보고되는 과로 주름말미잘과(Ptychodactinidae)에 속하며 전 세계에 1속 2종말 알려져 있는 희귀 심해생물로 극지방과 같은 추운지역의 수심 50~200m의 깊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데 온대지역인 우리나라 해역에서 발견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펼친입주름말미잘은 아름다운 외형과 독특한 형태로 관상자원으로 가치가 높으며, 암반이나 모래에 단단하게 고정해 사는 다른 말미잘과 달리 기질에 단단하게 부착하지 않아 이동이 쉽다. 또 일반적인 말미잘이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해양생물을 포식하는 것과는 다르게 산호나 히드라를 먹는 특성을 보여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국내에서는 15~30m의 낮은 수심에서 발견돼 생활사와 먹이원 등에 대한 생태를 생생히 관찰할 수 있어 심해생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인영 연구원은 "지난 2009년경부터 드물게 발견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남해안 전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며 "냉수성 심해말미잘이 우리나라 남해안에 서식하게 된 것은 기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 이동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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