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KAIST 교수 "체내 배출 어려운 '계면활성제' 부작용에서 자유로워지길"

KAIST(총장 신성철)는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알코올과 물이 만날 때 발생하는 마랑고니 효과의 현상을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술은 계면활성제의 광범위한 사용을 억제하거나 유체 표면의 불순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랑고니 효과는 계면을 따라 표면장력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알려진 '와인의 눈물' 현상이 대표적인 마랑고니 효과이다.

물과 알코올처럼 서로 100% 섞이는 액체들은 만나는 즉시 혼합과 퍼짐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물의 표면장력은 알코올보다 3배 정도 큰데 이 표면장력 차이 때문에 두 액체가 닿는 순간 계면에서 마랑고니 효과가 발생한다. 이후 혼합이 일어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세기 초반에 보고된 후 많은 논의가 됐지만 복잡한 물리화학적 혼합 현상을 정량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광학의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유동장 가시화 기법과 초고속 이미징 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물과 알코올 사이에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화학적 현상의 정량화에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이론 모델도 개발했다.

연구 관계자는 "이론 모델을 이용해 마랑고니 대류 유동 속도의 세기와 알코올 액적의 퍼지는 넓이, 유동장이 발달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실제 적용 상황과 조건에 맞춰 마랑고니 효과 유발 물질(알코올)의 종류와 액적의 크기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유체 계면을 2차 오염시키지 않고 계면에 따라 원하는 물질을 높은 효율로 쉽게 전달하거나 유체 표면의 불순물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약물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를 알코올이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 또 체내에 축적되는 특성을 갖는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다면 여러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약물전달을 위해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체내에 흡수되면 배출이 어려워 축적이 되고 천식환자에게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알코올과 같은 새로운 약물전달 물질을 사용해 이러한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콜 액적이 물 계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마랑고니 유동과 혼합 유동 가시화 결과. <자료=KAIST 제공>
알콜 액적이 물 계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마랑고니 유동과 혼합 유동 가시화 결과. <자료=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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