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우주로 가는 日 '벤처'들, 서포터즈 자처한 '정부'

[뉴 스페이스-일본①]민간 '우주시장 개척' 행보
"민간 중심되니 '정부' 주목"···2030년 우주산업 규모 24조원 목표
일본 우주 벤처들의 비즈니스 영역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들의 무대는 '우주'로 같다. 벤처가 활동하기 시작하자 정부에서도 이들을 주목하며 지원하고 있다.<사진=대덕넷DB>일본 우주 벤처들의 비즈니스 영역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그들의 무대는 '우주'로 같다. 벤처가 활동하기 시작하자 정부에서도 이들을 주목하며 지원하고 있다.<사진=대덕넷DB>

미국에 New Space 물결이 거센 가운데 일본에서도 우주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일본 우주 관련 산업은 정부나 경제산업성 등이 맡아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 의존해 왔지만 최근에는 우주로 가는 바통이 민간 벤처로 넘겨지고 있는 것.

아베 총리가 지난 2015년 12월 일본 GDP 600조엔(약 6000조원) 목표를 위해 우주 분야를 주요 사업 분야로 지목한 이후 부터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내각부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일본의 우주산업 규모를 24조원까지 양성할 계획이다. 민간이 중심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022년까지 큐브샛 위성 50개를 띄어 실시간 지구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우주 벤처 액셀스페이스를 비롯해 구글이 주최하는 달 탐사 레이스 '루나X프라이즈'에 참가하는 하쿠토팀, 레이더 위성 영상을 AI로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시프트, 우주에 인공 별똥별 만들어내는 ALE 등등. 비즈니스 영역은 다르지만 우주를 무대로 하는 벤처들이 계속해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나카무라 유야 액셀스페이스 대표는 "세계 우주 경쟁에서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알아챘다"라며 "우주 비즈니스 경쟁에 벤처가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일본도 우주판 골드러시가 시작됐다"고 자신했다.

일본 우주 벤처들의 플랫폼 역할에 일조하는 이시다 마사야쓰 SPACETIDE 대표는 "일본 정부·언론은 그동안 소행성 탐사선인 하야부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우주 비즈니스'로 바뀌었다"라며 "스타트업이 과감하게 우주에 뛰어들 수 있는 토대가 국가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일본 내각부 우주개발 전략 추진 사무국 유키마쯔 야스히로 참사관은 "민간이 우주 비즈니스를 주도하면서 정부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미래 씨앗이 뿌려지는 단계"라며 "일본 우주벤처는 미국을 따라가듯 '뉴 스페이스' 존재감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 "일본도 우주에 관심을···SPACETIDE서 추진력 만든다"

올해 2월에 개최한 SPACETIDE 모습. 일본 벤처 대표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SPACETIDE 홈페이지 제공>올해 2월에 개최한 SPACETIDE 모습. 일본 벤처 대표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SPACETIDE 홈페이지 제공>

미국에 New Space 컨퍼런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SPACETIDE가 있다. TIDE는 조류(운동)를 의미한다. 우주를 확산시키자는 의미로 일본 우주 벤처들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SPACETIDE 행사를 개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이시다 마사야스 대표. 그 전해 미국 New Space 컨퍼런스를 참가한 뒤 일본 우주 벤처 플랫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시다 마사야스 SPACETIDE 대표는 "일본 국민이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우주 관계자와 비 관계자 모두 우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대덕넷 특별 취재팀>이시다 마사야스 SPACETIDE 대표는 "일본 국민이 우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우주 관계자와 비 관계자 모두 우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사진=대덕넷 특별 취재팀>
그는 "우주산업을 위해 벤처, 정부, 투자자, 컨설턴트 등이 모인 곳에서 '우주 활력'을 느꼈다. 일본에 그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행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매년 2월께 개최되는 컨퍼런스는 올해 2회째 열렸다. 일본 우주 관계자와 일반 대중을 초청해 우주 진출을 위한 욕망을 공유하고 지식과 경험·기술 등을 나누고 있다.

특히 컨퍼런스 참여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에 개최된 첫 컨퍼런스에는 정부 관계자와 엔지니어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컨퍼런스에는 40% 이상이 투자자·컨설턴트·언론인·일반 대중 등으로 메워졌다.

이시다 대표는 "2020년까지 일본 우주 벤처가 50개 정도 탄생할 것이다. 각자도생이었던 우주 벤처들이 뭉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라며 "반면 미국 우주 벤처는 1000개가 넘는다. 이에 못지않도록 일본만의 다양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주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싶다. 기존 플레이어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함께해야 가능성 있다"라며 "미국도 도전하고 세계가 도전하는 가운데 일본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우주 진출 '문 활짝' 벤처 활약 지원"···'우주산업 비전 2030'

일본 우주 벤처가 맹활약을 펼쳐는 가운데 일본 내각부가 이들을 위해 서포터즈를 자처하고 나섰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을 절호의 기회로 보고 우주 벤처를 키울 계획이다.

유키마쯔 야스히로 참사관은 "일본 우주 벤처 시장 자체가 국제화돼 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사진=대덕넷 특별 취재팀>유키마쯔 야스히로 참사관은 "일본 우주 벤처 시장 자체가 국제화돼 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사진=대덕넷 특별 취재팀>
이를 위해 2030년 우주시장 규모를 두 배 키운다는 목적으로 지난 5월 '우주산업 비전 2030'을 공표했다. 현재 12조원 우주산업 규모에서 2030년까지 24조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

내각부와 JAXA는 민간 벤처의 우주 진출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목적으로 지난 5월 'S-Booster' 프로젝트를 출시했다. 우주를 이용한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다. 

S-Booster에 공모된 우주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지난달 1차 선발을 마쳤다. 오는 10월 최종 발표되며 대상 수상자에게 3000만원, 스폰서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이 지급된다. 벤처 기업뿐만 아니라 학생·개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로젝트 실행위원회로 내각부·JAXA를 비롯해 미쓰이물산, 오바야시 건설, 스카파-JSAT 등의 스폰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또 내각부는 '우주'를 키워드로 다양한 플레이어가 모여들 수 있도록 'S-NET' 공간 플랫폼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우주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는 개인·단체·기업 등이 참여하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부터 우주 비즈니스 우수 성공 사례를 표창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유망 벤처를 발굴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일본 우주 벤처인들이 꼽은 내각부의 가장 큰 지원은 지난해 11월 성립된 '우주활동법'이다. 구체적으로 '인공위성 등의 발사 및 위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며 벤처에서 로켓과 위성을 쏘아 올릴 때 사고가 발생하면 일정 이상의 피해를 정부가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국가가 뒷받침돼야 민간이 다양한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시행됐다.

유키마쯔 참사관은 "정부가 서포터즈 형태로 우주 벤처의 기능과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원스톱 상담 창구 기능을 충실·강화하고 관계 부처의 지원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주 비즈니스 확대뿐만 아니라 새로운 플레이어를 창출해 나가는 것도 우주산업 진흥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우주산업은 일본의 경제 성장의 기회와 더불어 안보에 기여하는 중요한 산업이 된다.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일본에는 누구나 우주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주 벤처들은 개척의 길을 닦으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주 시장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본 민간 벤처의 미래 행보가 주목된다. 

일본 도쿄 = 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