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이원생중계로 'KAIST 판교 Tech Meet up' 개최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1년차다. 기계공학분야도 바이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렉서블 배터리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지 6개월됐다.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와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 18일 KAIST 창업원 판교센터와 대전 KAIST에서 이원생중계로 진행된 'KAIST 판교 Tech Meet up' 행사 현장. 헬스케어와 바이오기술에 관심있는 스타트업 관계자부터 기업인, 투자자, 학생, 예비창업자 등이 대전과 판교에 모였다.

이들은 샌드위치로 식사를 하면서 서로를 소개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헬스케어와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 "韓·美 등 각 국가별 특성 고려해야···의료 전문성 확보 등 관건"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혁신신약 벤처창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첫 연사자로 나선 이승주 오름 테라퓨틱 대표는 혁신신약 벤처를 위한 창업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승주 대표는 국내 대기업, 사노피 아시아연구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혁신신약 연구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재돼 주목받은 김용성 아주대 교수의 항체 기반 기술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창업에 나선 그는 자신의 창업 배경 등을 소개했다.

이승주 대표는 "임직원 10만명, 연구원 1만5000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인 사노피처럼 다국적 제약사들은 조직의 대형화에 따라 부족한 민첩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혁신 신약의 상당수는 벤처로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IT Langer Lab에서 100여개의 창업 기업을 배출한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가 강조한 ▲제품화 ▲강한 특허 ▲유명 저널에 논문 게재 ▲동물실험 통과 ▲플랫폼 구축 등 창업에서 검토해야 하는 5가지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각 국가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사례를 비교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기술개발자가 직접 대표로 창업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미국은 Padloock Therapeutics 등 철저한 VC 주도 창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정부 연구비가 많은 반면 대표의 책임성이 강화돼 있다. 미국은 오랜 연륜을 갖춘 VC 주도 창업을 통해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대표는 "대학교 기술 창업에서는 현실적으로 강한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기업 연구원 출신이다 보니 좋은 아이템을 가진 발명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했는데 공동창업자와의 지분 구조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필요할 때마다 직간접적 도움을 받고 있는데 좋은 엔젤투자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수, 대기업, 변호사 등 실질적 조언을 줄 수 있는 엔젤투자사의 투자를 받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덕에는 바이오니아, 레고캠 등 우수한 회사가 집적해 있어 최적화된 창업 공간이라고 본다"면서 "한국에서 시작하고 필요성에 따라 미국시장으로 플립(Flip)하는 것도 염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이오신약 기업 중 일부는 환자로부터 감사의 전화를 받는 곳이 있다. 이처럼 바이오신약 플랫폼을 구축해 타회사와 협력하면서 실제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승주 대표의 발표에 이어 최윤섭 Digital Healthcare Partners 매니징 파트너는 '성공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위한 8가지 조언을 건넸다.

Digital Healthcare Partners는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초기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VC로 꼽힌다.

최윤섭 파트너 IT와 헬스케어 분야를 구분해 설명하며 "헬스케어에서 많은 변화 시작된 가운데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은 미국에서도 최신 분야로 지난 2014년부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윤섭 파트너는 성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요소로 ▲수요자에게 효용성 있는 제품을 만들 것 ▲린스타트업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것 ▲기술자, 의사, 마케터 등 각 팀을 통합할 수 있는 중개자적 리더 확보 ▲한국의료시스템의 특수성 이해 등을 제시했다.

최윤섭 파트너는 한국, 미국 등 각 시장별 의료 시스템의 특수성 파악, 의료기관과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파트너는 "원격의료 관련 앱을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의 성공 가능성이 상이하다"면서 "한국은 진료가 즉시 되는 반면 미국에서는 진료가 1달~2달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수요가 다르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통했던 것이 한국에서 안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헬스케어는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의료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면서 관련 부처 등을 컨택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의료기관과 협업하면서 임상 연구 등 자료와 근거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표 후에는 판교와 대덕의 연결을 통해 실시간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기계학습 등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신약개발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실제 데이터는 제약사가 보유하고 있는데 스타트업과 이들이 협력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 타이밍이 올 때까지 살아남는 것, 각 국가별 특성을 감안한 전략 구축, 식약처 등 의료전문기관과의 연계 등을 고려할 요소로 제시했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흐름과 창업 전략 등을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니아의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의 김명희 대표는 "최근 창업한 이래 장내 균총 구성 관련 헬스케어 제품으로 올 하반기 미국 시장 공략 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강연을 들으면서 경영과 창업 조건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도 "헬스케어 투자와 창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판교와 대덕에서 이원생중계로 진행됐다.<사진=강민구 기자>
이날 행사는 판교와 대덕에서 이원생중계로 진행됐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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