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동안 'K-NEST' 개최
60여명 이공계 대학생 등 전국 100여명 대학생 참가···원도심 탐방 등 통해 지역문제 고민 시간 가져

트램에서 비콘, NFC를 활용해 3D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인근 맛집 등의 정보는 빅데이터화되고 실시간으로 후기가 업로드된다. 

각 지하철 출구에는 신진 웹툰 작가의 작품이 마련돼 있어 이를 지나칠 수 없다. 캐릭터화된 여권스탬프를 모으고, 포토존에서 셀카를 찍을 수도 있다. 대전역 인근 철도관사촌에는 근현대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거리가 조성되고 한약카페에서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기존의 전통시장은 젊은이들의 거리와 연계되어 밤이면 푸드코트와 야시장이 들어서 활력이 넘친다.

또 사회적 취약층을 배려하기 위한 적정기술도 활용된다. 기증받은 유모차는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학적으로 바퀴 등을 재설계해서 노약자에게 제공된다. 장애인들은 실시간 진동 알람 서비스를 통해 화재 등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지역사회문제해결을 위해 나선 대학생들이 상상한 대전의 미래다. 원도심을 찾은 학생들은 함께 팀을 구성해 지역문제를 직접 도출하고, 강연과 토론 등을 진행하면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KAIST(총장 강성모)는 대전광역시와 함께 'K-NEST 3기 캠프'를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대학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AIST와 신협중앙회 연수원에서 개최했다. 이번 캠프에는 KAIST 학생 9명을 비롯해 약 60여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최종선발팀은 어디가 될까?". 팀별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최종선발팀은 어디가 될까?". 팀별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 재래시장 활성화부터 트램까지···다양한 의견 제시

"구도심이 지저분할 것이라고 생각해 쓰레기 처리 아이디어를 사전에 구상했어요. 그런데 현장은 의외로 깨끗했죠. 컴퓨터공학과, 한의학과 출신 팀원들과 지하철 등 현장을 둘러 보면서 5번이나 아이디어를 변경했습니다."(박병후 서울대 수학교육과/벤처경영학과 학생)

"여러 사람들을 만나 대전시에 도움될 기획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전공하고 있는 분야의 IoT(사물인터넷)나 VR(가상현실장치)을 기술 측면이 아니라 삶속에서의 응용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강성재 KAIST 전산학부 학생)

2박 3일간의 합숙캠프는 원도심 탐방, 기업가정신 교육, 아이디어 창출 방법론 교육, 비즈니스 모델링 교육 등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따뜻한 대전, 즐거운 대전, 더불어 사는 대전'을 주제로 각자 팀을 구성해 직접 탐구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방안과 성공모델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통시장 등 원도심 현장을 직접 답사해 지역 이슈를 발굴하는 '더불어 사는 대전'과 관련해서는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 확대, 전통시장 결제시스템 변경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도출됐다.

2조 팀은 "중앙시장에 가서 창업자금대출 등과 관련한 서류 발급을 어려워하는 상인들을 만났다"면서 "이러한 서류를 앱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안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25조 팀은 "대전한약재 거리는 대전역과 가까운 곳에 있어 사람들을 유치하기 쉽지만 활성화가 안돼 안타까웠다"면서 "한약재 거리 일부를 한방 카페거리화해서 기존 한약방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적정기술을 활용해 대전시를 따뜻하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31조 팀은 "유모차가 고가이면서 폐기되는 것이 아쉬웠다"면서 "기부받은 유모차를 병원과 연계해 안정적으로 재설계하고 노약자에게 이를 무료로 제공한다면 사회적 가치를 가진 대전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움직이는 사진관을 기획한 6조팀은 "스카이로드를 보면서 셀카로 추억을 남기는 젊은 층이 많다고 분석했다"며 "소형트럭을 이용해 의상 대여부터 컨셉 제안, 사진 인화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움직이는 사진관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20년 시범운영될 트램을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학생들은 비콘, NFC 등 IoT 시스템과의 연계방안 등을 소개했다.  

19조 팀은 "비콘을 이용해 인근지역을 맵핑하고 티머니 등 결제시스템을 통해 일정 금액을 보상한다"면서 "사용자의 정보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화되는데 이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20조 팀은 "트램만으로는 교통활성화와 부가가치 어렵다"면서 "버스터미널 부근에 젊은층을 대상으로 푸드트럭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앱과 연계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색채를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한 유샘솔·최유진·정엄지 학생은 "팀원 상당수가 경기도 출신이라 도시문제는 수도권에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지역에도 각종 이슈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락경 KAIST 이노베이션센터장은 "대전은 제2의 서울이 아니라 첨단과 전통의 조합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글로벌 지역발전 모델이 돼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각자 삶터로 가서 각자의 지역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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