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 15일 공간문제 주제로 상상력포럼 개최
참석자들, 연구단지역사박물관·창의협업공간 등 다양한 의견 제시

대덕 공간의 활용을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상상력포럼 패널토크쇼 패널의 모습. (왼쪽부터 시계 방향=장인순 대덕원자력포럼회장, 정준호 스페이스노아 매니저,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사진=김요셉 기자>
대덕 공간의 활용을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상상력포럼 패널토크쇼 패널의 모습. (왼쪽부터 시계 방향=장인순 대덕원자력포럼회장, 정준호 스페이스노아 매니저,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사진=김요셉 기자>

"돌+아이(변화를 위해 미친 사람들)들이 함께 모여서 시작한 것이 지금은 190개 업체가 등록될 정도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들만 모아 놓는 것이 아니라, 무인카페에서 커피 레시피를 공유하고, 밥을 함께 만들어 먹는 등 협력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준호 스페이스 노아 매니저)

"공동관리아파트의 1호 입주자로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던 공간이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예술과 과학이 융합하는 시대인 만큼 우리 주변도 과학과 예술이 함께 숨쉬는 SLOW 창의공간이 돼야 합니다." (장인순 대덕원자력포럼 회장)

"프리스턴대, NIST 등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래된 건물, 나무, 세계적 성과를 창출한 과학자들의 역사와 전통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공동관리아파트에도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일부 공간을 보존해 연구단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박용기 UST 교무처장)

과학특구 '대덕'의 미래에 대한 공간 상상과 해법은 무엇일까?

1973년 설립된 대한민국 과학수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조성된지도 어느덧 42년이 지났다. 이에 따라 건물이 설계수명을 다하고, 방치된 공간들이 곳곳에 생기고 있다. 대덕의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주요 공간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국민의례 중 모습. <사진=김요셉 기자>
국민의례 중 모습. <사진=김요셉 기자>

패널 토론 참석자들. <사진=김요셉 기자>
패널 토론 참석자들. <사진=김요셉 기자>

대덕넷은 15일 UST에서 '글로벌 특구답게 공간을 상상하라'라는 주제로 대덕의 미래 공간에 대해 상상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상상력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토크쇼 형식으로 마련됐다.

패널로는 ▲장인순 대덕원자력포럼 회장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박용기 UST 교무처장 ▲정준호 스페이스 노아 메니저가 참석했으며, 이석봉 대덕넷 대표가 진행을 맡았다.

장인순 회장은 "공간과 시간은 함께 공존해 왔으며, 과학은 시간과 싸우는 학문이다"면서 "1979년 귀국전 프리스턴대와 고등과학연구원이 조용하고 깨끗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대덕연구단지 모델을 슬로시티로 만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시카고, 칭화대 등을 우수한 공간으로 제시했다.

장 회장은 "시카고는 외향이 같은 고층건물이 하나도 없고, 칭화대와 물리학연구소도 예술적 감각을 고려해 설계됐다"면서 공간의 예술적 설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1993년 유성대로 6차선 개발 등을 저지했지만, 지금은 난개발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연구단지 40년 과거역사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설계가 중요하다. 그러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인데 다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은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 테마파크의 하나인 EPCoT(Experimental Prototype Community of Tomorrow)를 벤치마킹하고, 엑스포과학공원 일대도 정부, 기업의 투자를 받아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기술과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청주공항, 과학관 등 주변의 좋은 자원들과 연계해 개발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기 UST 교무처장은 "연구단지의 중심공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녹지 공간, 과학자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카페, 연구단지만의 식당, 과학기념품 샵 등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상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40년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곳이 이곳이다. 대학교 졸업생들이 바로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간, 과거를 보면서 마음을 잡고, 미래를 위해 가슴뛰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창동의 한 룸살롱을 개조해 협력공간의 메카로 급부상한 스페이스 노아 관계자는 협업공간 구축배경과 운영현황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정준호 스페이스노아 매니저는 "세상을 바꾸길 원하는 일명 '돌+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면서 한국 협력 공간 1호가 탄생하게 됐다"면서 "북창동의 유흥공간이 공간대여 사업으로 확장과 이로 인한 수요가 확산되면서 190개 업체가 등록될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정 매니저는 "IT개발자, 영화 작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을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가 크다"면서 "단순히 개발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긍정적 효과가 창출되고 있다"며 공간활용의 지역사회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어 플로어 토론이 진행됐다.

플로어 토론에 참석한 이규호 화학연 원장. <사진=김요셉 기자>
플로어 토론에 참석한 이규호 화학연 원장. <사진=김요셉 기자>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연구회와의 간담회에서 공동관리아파트 활용에 대해 건의했다"면서 "공동관리아파트는 현재 7개 기관 소유인데, 해외석학 유치 등 글로벌 게스트하우스로의 공간 활용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인순 회장은 "과학도서관, 박물관 등을 구축해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공간도 필요하다"면서 "뉴튼 등 세계적 성과를 창출한 과학자는 모두 20대였다.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 구축에 대해 기성세대의 책임도 있다"고 조언했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정부에서 지원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구성원들이 지역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 교수는 "대덕연구단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면서 "과학, 교통도시, 대전역에 대덕 쇼케이스 만들고, 대전에 오면 미래지향적이라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문제로 공론화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드웨어적 요소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숙영 정은혜무용단 홍보팀장은 "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시급하다"면서 "대덕 실정에 맞는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을 함께 모을 콘텐츠에 대해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예를 들어, 프랑스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재즈공연에도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고, 공간은 논의를 통해 활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면서 "도슨트, 예술작품 활용 등 과학자와 예술가의 융합프로그램과 같은 세부 콘텐츠에 대한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용기 UST 교무처장은 "열정을 갖고 끌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과학자들은 수동적이다"면서 "상호간 마음이 열릴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 마련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인순 회장은 "프랑스에서는 연구원 내부에 이름이 부착되어 있어 식사를 하면서 서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원자력연 소장 재임 당시 국내 연구원에도 도입하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연구원끼리 대화할 시간도 없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덕 일부에서 자발적 변화 움직임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만나서 맥주한잔 하면서 소통하는 'KAIST 패컬티 클럽'이 5월에 발족할 예정이다"며 예전에는 없던 대덕의 자생적 변화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은 "ETRI 오픈하소(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행사 개최와 대덕특구학부모교육기부단, 무한상상실, KAIST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연구원 차원에서도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찬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이사장은 "좋은 구상도 좋지만, 개발자들이 개발을 완료하기 전에 개발제한 지정 등 작업도 필요하다. 지역을 상상하면서 이뤄지기 전에 미리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문화계, 과학기술계 엮어줄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다"면서 "'꿈돌이' 등 과학문화 아이콘을 되살리고 통일해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명준 ETRI 연구원은 "대전에서 교차로, 에떼 커피숍, 올리브 가든 등이 처음 시작하는 등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름답고 특색있는 문화공간'이라는 주제를 갖고 자생적 문화들을 엮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동섭 대전시 의원은 "도시재생은 대전시, 정부의 정책방향이기도 하다"면서 "대덕특구도 재생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시의회 차원에서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1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1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2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2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3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의 특구미래 구상 3p. <자료=함진호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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