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도 '빛'…주파수 세기따라 인체에 영향 끼쳐
입는 컴퓨터 나온다는데…테라㎐, 피부 유해성 제시돼

요즘을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노트북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휴대전화는 전화기의 기능을 넘어 실시간 인터넷에 접속하는 하나의 창구가 됐다. 많은 이들이 한시도 컴퓨터를 비롯해 스마트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무수히 많은 전자파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요즘을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노트북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휴대전화는 전화기의 기능을 넘어 실시간 인터넷에 접속하는 하나의 창구가 됐다. 많은 이들이 한시도 컴퓨터를 비롯해 스마트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무수히 많은 전자파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2014년 전세계적으로 유행할 IT 분야 대세로 '입는 컴퓨터'(wearable device)가 꼽힌다. 물론 2020년이 지나면 입는 컴퓨터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오리란 것은 이제 상상의 범주를 벗어나 현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삐삐'가 국민들의 실시간 연결망으로 애용되다, 잠시 후 휴대전화가 보급됐다. 또 인터넷이 금세 확산됐고, 속도도 하루가 다르게 빨라졌다. 언젠가부터는 인터넷 연결선도 사라지는 추세다. 지금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그만큼 다양한 전자기기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전자기기를 이용할 때, 전자파가 발생한다. 이 말은 바꿔 생각하면 인류가 전자파에 갇혀 살고 있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몇 년 전 '전자레인지 괴담'이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내용인즉, '가스불에 끊인 물을 준 식물은 살아있는 반면 전자레인지에 돌린 물을 줬더니 식물이 말라죽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전자레인지가 궁극적으로 뇌 기능과 호르몬 분비에 문제를 야기한다는 추론이다.

더불어 영아에게 먹일 우유를 전자레인지로 데웠더니 모든 영양소가 파괴되고, 신경계와 신장계에 영향을 준다, 전자렌지로 조리된 식품을 섭취한 사람에게서는 헤모글레빈 수치가 낮아졌다는 등의 해외 연구결과가 소개된 적도 있다.

이 논란의 핵심이 바로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다. 전자파란 전기장과 자기장의 파동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전기장치는 전자파를 동반한다. 그렇다면 전기와 전자기기가 없다면 전자파는 존재하지 않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다. 전자파도 사실은 빛의 일종(아니 빛도 전자파의 일종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수 있을가?)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빛은 가시광선을 의미한다. 빛의 여러 종류 중 실제 인간들의 눈에 보이는 빛으로, 온도에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색을 띤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큰 빛이 적외선이고, 이보다 더 큰 빛으로 마이크로파가 있다. 전파는 마이크로파보다 파장이 큰 빛이다.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을 뿐, 빛이 있는 곳에 늘 존재한다.

반대로 가시광선보다 강한 빛은 자외선이다. 그 위로 X선과 감마선이 있다. X선은 우리가 병원에서 찍는 '뢴트겐'에 늘 사용되는 것이고, 감마선은 원자력발전과 관련해 많이 언급된다.

◆국제암연구센터, 전자파 2등급 발암물질 지정

요즘 가장 대중적인 기기가 스마트폰이다. 전화는 음성신호를 빛(파장)으로 전환해 전달하는 기기로, 유선전화는 선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지만 휴대전화는 말 그대로 전파를 공중으로 쏘고 또 수신해 통화가 가능하다.

이쯤 되면 앞에 이야기한 '전자파에 갇혀 살고 있다'는 표현이 공감될 터.

문제는 전자기파가 신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거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센터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전자파를 2등급 발암물질 B등급(잠재적인 위험인자)으로 분류하고 있다.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장기간 노출될 때, 위험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열작용 ▲비열작용 ▲자극작용 세 가지로 나뉜다. 열작용은 주파수가 높고 강한 세기의 전자파에 노출될 때, 체온이 상승하고 세포나 조직의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이고, 비열작용은 미약한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데, 아직까지 인체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결과는 없다고 한다.

마지막 자극작용은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의해 유도된 전류가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을 일컫는다.

고주파를 발산한다고 알려진 휴대전화의 최대 출력은 250mW, 실제 통화 시 출력은 약 10∼40mW 정도다. 또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고주파가 신체에 흡수되는 비율을 인체흡수율이라고 하는데,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휴대전화 통화시 인체흡수율은 약 0.4W/kg 이하라고 한다. 이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는 모든 휴대전화에 대한 전자파 인체흡수율 단계표기를 의무화 할 예정이다.

자극작용은 최근 배터리를 이용한 운동기구를 이해하면 좋다. 혹시 '슬렌더톤(slendertone)'이란 이름을 들어보셨는지? 허리에 차는 벨트형 기구인데, 저주파 전기자극이 패드를 통해 신체에 전달돼 복근운동을 시켜주는 기구다. 이를 차고 작동시키면 프로그램된 전기신호에 따라 근육이 수축됐다 이완됐다는 반복하며 운동이 되는 원리다.

◆전자파 세기는 거리제곱에 반비례…전자기기와 일정 거리 유지할 것

사실 전자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것과 달리 전자기파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인위적으로 배양된 세포만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뿐, 실제 생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주목할만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꿈의 전자파'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1조헤르츠)파가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테라헤르츠파는 0.1THz~10THz 대역의 전자기파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X선처럼 물체의 내부를 투과해 볼 수 있지만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다.

덕분에 보안검색, 차세대 무선통신, 의료영상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생체조직에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30분간 조사했더니, 6시간 후 피부 염증이 6배 증가했다. '테라헤르츠파'의 생체 부작용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것이다.

그렇다고 전자기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표준연 전자파센터 관계자는 "산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전자파 적합성와 더불어 전기안전검사를 실시한다"면서 "시중에 출시된 제품은 각종 전자파 규격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전자파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조언을 덧붙였다. 바로 전자파는 거리제곱에 반비례해 줄어든다는 것. 때문에 전자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자렌지의 경우 주방 베란다 쪽에 놓고 사용하면 좋고,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전기장판에서도 전자파가 발생하는 만큼 잠들기 전에 미리 작동했다가 끄고 자는 것이 좋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전자파인체보호기준에 비해 10% 미만 수준으로 미약해 안전하다"면서도 "일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52개 품목의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한 결과, 30 cm 떨어져서 사용하면 전자파가 10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혔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는 핸즈프리를 사용하면, 특히 머리 부분에 흡수되는 전자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이 밝힌 주요 가전제품 52개 품목의 전자파 노출량. 국립전파연구원은 가전제품에서 30㎝ 떨여져 사용하면 전자파가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이 밝힌 주요 가전제품 52개 품목의 전자파 노출량. 국립전파연구원은 가전제품에서 30㎝ 떨여져 사용하면 전자파가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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