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지인들이 밝힌 미래부 장관 내정자
미래 보는 혜안도 뛰어나…창업 관련 경험 없어 염려

최양희 미래부 장관 내정자<사진=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제공>
최양희 미래부 장관 내정자<사진=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제공>

"월반해서 2년이나 빨리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어린 친구가 반장까지 하더군요. 리더십과 소통면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오랜 친구·전 출연연 기관장)

"내가 아는 한 가장 존경하고 인정하는 인물입니다."(지인·출연연 연구원)

창조경제 실현의 엔진 미래창조과학부의 새 수장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리더십, 소통, 혜안 등에서 우선 합격점이다.

박근혜 정부와 함께 출범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수장이 1년 2개월만에 전격교체된다. 미래부는 출범 초기부터 창조경제 실현의 실제 동력으로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으며 관심이 쏠렸다.

출범초기에는 창조경제 어원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들끓었다. 또 신생 부처로서 새롭게 구성된 인력과 제대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을까, 기득권을 가진 다른 부처를 아우르며 창조경제 실현의 실질적인 엔진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부의 지난 1년 성과로는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바로 연결하는 창조경제타운 활성화와 전통산업, ICT·과학을 접목한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 등을 꼽는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면에서는 여전히 한 게 없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정부의 이번 개각도 창조경제 구현의 실질적인 성과 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ICT와 융합, 미래기술 전문가인 최양희 장관 후보자를 전격 발탁한 것도 그런 취지로 분석된다.

최양희 후보자를 잘아는 지인들은 "그는 리더십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 누구보다 탁월하다. 미래부를 이끌 수장으로서 적합하다"고 평하면서 "다만 창업 관련분야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어 염려가 된다. 그렇지만 그동안 그의 발자취를 봐서는 잘 할 것이다. 기초분야 연구는 연구자들에게 맡기고 출연연과 민간연, 기업을 잘 링크해서 창조경제 실현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주길 기대한다"며 최 내정자를 지지했다.

◆탁월한 리더십…2년 어린 나이에도 동기생들 지지로 반장 선출

미래부는 신생 부처로 다른 부서를 아우르며 창조경제 실현의 엔진역할을 담당한다. 신생부처지만 리더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미다. 그런면에서 최 후보자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양희 후보자는 1955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그를 잘 하는 지인에 의하면 뛰어난 수재로 고교 진학 이전에 두개 학년을 월반했다. 동기들이 17세 때 고교에 진학하는데 비해 그는 15세에 당시 최고의 명문이었던 경기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오랜 지인은 "그는 무척 똑똑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강릉 천재로 불렸는데 교우 관계도 좋아 어린나이에 반장까지 해버리더라"면서 그의 리더십과 소통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최 내정자의 리더십은 ETRI 연구원 재직시에도 그대로 발휘됐다. 그 시기 팀원으로 참여했다는 ETRI의 한 연구원은 "최 내정자는 당시 최연소의 어린나이에 주요보직을 맡았고 기술개발을 총괄했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났다"면서 "네트워크 망 기술과 국가정보통신 기술의 국내외 표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원내에 '표준연구센터'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뛰어난 추진력…창조경제 실현 엔진 될 것

미래부는 출범이후 지난 1년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미래부의 현재 과제는 내부로는 구성원간의 교류와 소통, 외적으로는 타부처간의 협력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의 실질적인 엔진으로 추진력을 발휘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최 내정자의 지인들은 일단 그를 신뢰한다.

최 내정자와 ETRI 표준센터에서 같이 근무했다는 한 연구원은 "미래를 보는 혜안이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된다"면서 "통신의 표준을 만드는데 기여를 했고 실제 인터넷 표준을 먼저 선점함으로써 조직을 키우는데도 능력을 인정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센터장으로 3년간 근무했는데 그 센터가 지금은 200명이 넘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ICT 국제 표준 확보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팀원들과 토론을 통해 일을 해결했는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추진력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최근 3~4년간 미래인터넷 포럼의장을 지내면서 미래 인터넷을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에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대 원장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을 맡은 '융합기술 전문가'다.

이런 공로로 지난 2009년에는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공로상과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지난 2012년 5월에는 대한민국 인터넷 30주년 행사에서 교육전산망 구축과 확산에 기여해 공로상을 받았다.

최 후보자는 삼성그룹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 미래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설립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초대 이사장도 맡고 있다.

당시 삼성그룹은 초대 이사장에 최 내정자를 선임하면서 "학제간 융합에 적극적이고 리더십과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한바 있다.

◆포용력있는 소통…학생들이 존경하는 교수

최 후보자는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 센터장, 한국정보과학회 회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한국산업융합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ICT 전 영역에 걸쳐 경력을 쌓아왔다. 미래부의 중심 정책 분야를 두루 거쳤다는 의미다.

그가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지인들은 최 내정자의 포용력과 소통을 들었다.

최 후보자와 함께 일했던 지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일을 진행하는 성격으로 포용력이 높다는 점을 느꼈다"면서 "학생들에게도 존경받는 교수로 평판이 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인들은 "학생들이 뽑는 인기높은 강의로 매번 뽑힐 정도로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그의 마인드가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최양희 후보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지식경제부 장관시절 국가 R&D전략기획단 비상근 단원으로 활동하며 인연을 쌓았다. 향후 범부처를 아우르며 창조경제 구현의 러닝 메이트로서의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최 내정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조금 들린다.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인 창업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다는 것. 지인들은 "출연연과 대학, 삼성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출연연과 기업을 잘 링크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최 후보자를 지원하면서 "정부에서도 그를 신뢰하며 지나치게 성과압박을 재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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