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이사회에서 후임 인선 논의…하반기에나 선임 가능할 듯

오세정 IBS 원장,
오세정 IBS 원장,
사임 의사를 밝혔던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19일 IBS에 따르면 지난 11일 사의를 전달했던 오 원장의 사표가 이날 수리됨에 따라 IBS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직무대행은 우리나라 제1호 국가과학자이자 뇌과학 분야 권위자인 신희섭 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장(KIST 석좌연구원)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IBS는 오 원장의 사임으로 조만간 후임원장 인선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달 이사회를 통해 원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면 여기서 세부적인 선임 일정을 잡게 된다.

이사회가 끝나고 곧바로 후임원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경우 빠르면 상반기에 원장이 선임된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선임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어도 원장선임 절차는 통상 3~4개월 이상 소요된다. 여기에 IBS의 특성상 오 원장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까지 포함하는 해외석학을 원장후보군으로 한다면 빨라야 하반기에나 후임 원장 선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원장 공백 장기화로 각종 사업의 차질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신 단장이 직무대행을 맡지만 연구원에 상주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다음달부터 IBS가 입지하게 될 엑스포과학공원의 철거작업이 시작되는 등 IBS 건물 신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전체 50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연구단장 선임도 절반 이상 남았다. 기관의 정체성 역시 아직은 '연구원·연구 중심의 기관'이라기 보다는 '행정기관'으로서의 성격이 짙다.

오 원장의 사임을 놓고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해가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오 원장과 IBS는 그동안 연구단장 선임과 연구단 구성에 힘을 쏟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IBS 때문에 기초연구비가 줄었다"는 이른바 '연구비 블랙홀론' 논란에 휩싸이는 진통을 겪었다. 또 IBS의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입지 결정 과정에서도 중앙부처와 지자체, 정치권을 오가며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이런저런 논란으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며 "정년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 교수직 복귀와 원장직 수행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오 원장은 서울대에서 휴직을 하고 외부활동을 한 지 3년이 넘어 이번 봄 학기에 학교로 복귀하지 않으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대 총장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오 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던 지난 2010년 총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한편 오 원장은 지난 2011년 11월 임기 5년의 IBS 초대원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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