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신년대담 "주마가편의 마음으로 뛰겠다"
"창조경제,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서 주도해야…과학외교도 유럽으로 확대"

왼쪽부터 송명학 중도일보 사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송혜영 전자신문 기자, 권영철 CBS 선임기자, 최문기 미래부 장관.
왼쪽부터 송명학 중도일보 사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송혜영 전자신문 기자, 권영철 CBS 선임기자, 최문기 미래부 장관.

2014년도 변함없이 '창조경제'다. 변화를 이끌고 가야 할 미래창조과학부의 어깨도 무겁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지난 8일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자세로 2014년을 임하겠다"며 "창조경제 기반을 닦아 온 2013년을 뒤로 하고,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을 선두에서 이끌었으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마차를 맨 선두에서 견인해 온 최문기 장관으로부터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새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번 대담은 송명학 중도일보 사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석봉 대덕넷 대표와 권영철 CBS 선임기자, 송혜영 전자신문 기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자 : 개인적으로 말띠 해에 대한 기대감이랄까요? 어떠십니까?

최문기 장관 : 우선 새해 인사드리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 십시요. 말씀하신대로 말띠 해를 맞아 더 열심히 뛰고 노력  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서서히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창조경제'를 새로운 발전 전략으로 채택하고 추진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미래부는 그동안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반을 열심히 닦아 왔고, 올해부터는 하나하나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2014년 미래부의 화두로 정한 것이 '주마가편'입니다. 창조경제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드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달려나가겠습니다.

권영철 기자 : 창조경제의 개념은 이제 자리가 잡힌 것 같은데요. 지난 1년의 성과 가운데 특히 꼽을 만한 게 뭐가 있을까요?

최문기 : 미래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데 많은 노력을 들였습니다. 무엇보다 법적, 제도적으로 기반을 다져야 그 위에 실질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 있으니까요. 특히, 국민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창업과 같은 실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있어서인지 올해에만 벤처기업 수가 지난 5년과 비교해 봤을 때 대략 29% 증가했으며, 대학생 창업동아리도 작년에 비해 50% 증가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창업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개설한 '창조경제타운'과 12월 개최된 '창조경제 박람회'는 국민들이 실제로 '아, 창조경제가 이런 것이구나'라고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성과도 계속해서 창출되고 있고, 또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또한 과학기술․ICT를 농업․문화 등 기존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산업으로 만들어내는 '창조비타민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었으며, 각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민간영역에서도 전경련과 중기중앙회를 중심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올해는 좋은 성과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권영철 : 창조경제의 싹을 틔우고 키워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키워나가실 건가요?

최문기 : 일단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가지면 쉽게 산업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이 구축돼 있어야죠. 지금으로선 웬만큼 다 갖춰졌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부족한 부분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보완해 누구나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권영철 : 일거리 창출이 화두인데요.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최문기 : 창조경제는 정부가 이끌어 가는 게 아닙니다. 민간에서 이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죠. 정부는 생태계 조성을 해주고, 일정 부분 약할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해주는 게 역할이라고 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미래 성장도력 기술이라고 해서 기획위원회를 만들어 민간과 같이 도출을 하고 있습니다. 2월에 발표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대 기술 후보가 정해지는데, IT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중심이 될 것 같고, BT 분야에서는 신약이나 진단 의료기기, NT에서는 신소재와 신물질, 에너지 분야에서는 바이오에너지나 이차전지 등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석봉 대표 : 미래 그림이 잘 그려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라도 과학자들의 처우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연금 부분은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최문기 : 뭐든 사람이 하는 것이죠. 사람이 중요합니다. 우선 과학기술인들이 사회적으로 우대를 받는 환경, 그리고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기 진작 부분에서는 정년 연장 부분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미 우수연구원 정년연장제도를 도입해서 운영을 하고 있고, 비정규직 연구원들의 정규직 전환 부분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인 연금의 경우 현재 작은 규모로 가고 있는데, 교원 연금 수준으로 상향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법을 제정하는 등 논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석봉 : 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게 또 연구장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수입을 해서 연구예산의 효율성이 외국에 비해 낮다고 하는데요. 연구장비의 국산화나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는 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문기 : 연구장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잘 활용하는 건 기본입니다. 연구장비를 만들어 쓸 수 있는 그 자체가 큰 기술력이죠. 지금은 연구장비를 수입해서 활용하는 단계인데, 어떤 부분에서는 만들어서 쓸 수 있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들어서 쓸 때 문제는 규모의 경제성인데요. 시장이 있다면 좋은데, 없다보니 기술이 있어도 만들어 놓으면 적자일 수 밖에 없거든요. 또 먼저 선점한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송혜영 기자 : 나로호 발사는 여러번 실패 끝에 결국 성공은 했지만, 사실상 러시아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요. 우리 자체의 우주개발 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계획은 어떻나요?

최문기 : 나로호 개발은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한 하나의 과정 입니다. 발사체 개발을 위한 설계·조립·발사운영 등 발사체 개발의 全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우주기술자립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부는 지난해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과 우주산업화 전략 등을 확정하고, 한국형발사체 조기개발 및 이를 개량한 정지궤도  발사체 개발 등 독자적 우주개발 기술확보를 위한 발사체  비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나로호 개발 기술, 30톤급 액체엔진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국형발사체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2020년 이후 달탐사, 발사체실용화사업(가칭) 추진을 통해 발사체 신뢰성 및 경제성을 확보하고, 2025년 이후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석봉 : 20년 뒤에라도 우리 순수 기술로 달탐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야기 되고 있는 나로호 개발 과정이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말씀하셨다시피, 러시아도 결국 유럽이거든요? 그런데 보편적으로 보면 과학기술의 중심인 유럽을 우리는 많이 모릅니다. 유럽을 더 잘 이해하고 과학문화와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보는데 과학외교에 대한 미래부의 계획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시나요?

최문기 : 우리나라가 그 동안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과학 외교를 해왔는데요. 유럽 쪽도 새로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과학기술의 원조라고 이야기하는 곳이 영국인데요. 이제까지는 영국이 우리나라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조금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요. 높은 평가를 해주고 있습니다. 힘을 합해보자고, 같이 협력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파트너로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은 R&D투자가 세계 2위로 세계적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고, 한․EU FTA 체결 이후 경제적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과학기술 협력성과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영국, EU, 벨기에 등 유럽지역을 직접 방문해 과학기술 상생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였습니다.

영국에서는 KAIST와 런던 임페리얼 대학교간 MOU를 체결하여  양국의 많은 대학이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했으며, EU와는 ‘한-EU 연구혁신센터’를 개소하여 과학기술협력과 국내기업의 유럽진출 교두보를 구축하였습니다. 벨기에서는 기초과학·기술혁신 지원 및 벤처금융 지원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하여 협력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작년에는 미국, 일본중심의 과학기술 협력방식을 전환하여 유럽, 동남아 등으로 국제협력 다변화 플랫폼 구축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기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공동 메가 프로 젝트 및 공동 과학전시사업 추진, 우수연구자 교류 등  글로벌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석봉 : 대덕특구에서 오래 계셨던 만큼, 대덕 내부를 좀 아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장관 직을 수행하면서 대덕특구의 밖에 계셨지 않습니까? 안과 밖을 모두 경험해 보셨는데,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있으신가요?

최문기 : 대덕특구는 산학연이 한 곳에 집적된 혁신 클러스터입니다. 이 부분을 잘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덕특구는 산학연간 서로 연계하는 부분이 약한데요. 이 부분을 강화하는 게 제일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클러스터로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덕특구가 존재하려면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서야 하죠. 글로벌화 역시 적극적으로 행해야 합니다.

이석봉 : 말씀대로 대덕특구가 창조경제의 허브역할을 한다면, 기초과학연구원은 창조경제 전진기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엑스포공원에 본격 조성되죠. 기본적인 설계방침과 대전시민들과의 교류 관점에서 어떻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최문기 : 계획에 따라 엑스포공원은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거점, 과학기반산업, 영상산업, 편의·휴식공간이 접목된 '첨단 과학문화테마파크' 로 조성됩니다. 기초과학연구원 건립과 관련해서는 현재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2014년 초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일부 보안이 필요한 연구시설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전시민에게 개방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건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회자 : 출연연에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최문기 : 다시 한 번 솟아날 때 입니다. 중화학 공업을 할 때 만들어져서 그 시대에선 역할을 많이 했죠. 대기업들이 클 수 있도록 도왔고, 인력 양성을 통해 각 대학의 교수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상당 기간 동안 정체성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온 듯 합니다. 창조경제를 선두에서 이끌고 가야 할 사람들이 연구단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출연연 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하고, 또 요청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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