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연구기관 1일 대전서 MOU…기술사업화 주력
TLO 전문성 강화…10년간 250개 자회사 설립 목표

1일 17개 출연연은 공동 기술지주회사를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1일 17개 출연연은 공동 기술지주회사를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17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공동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각 기관에서 잠자고 있는 '서랍 속 기술'을 꺼내 융복합 기술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K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17개 출연연은 1일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자본금 530억 규모의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나 연구소 등이 개발한 기술을 모아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학에는 주요 대학별로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가 있지만 정부 출연연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ETRI홀딩스를 제외하고 전무했던 만큼 출연연 기술의 사업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재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는 3만586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사업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설립준비위원장인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창업기업이 설립 후 초기 5년에 도달하기까지 자금부족기간이라고 불리는 '죽음의 계곡' 기간에 지주회사가 자금지원 및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자회사의 생존율과 사업화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설립은 지난 5월 발표한 출연연 발전전략의 일환이다.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공동으로 사업화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논의는 새정부가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출연연의 기술사업화에 있어 창업, 중소기업 지원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공감한 17개 기관은 지난 5월 공동기술지주회사의 설립에 참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정연호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세 가지다. 먼저 장기적인 벤처기업 육성으로 창업기업의 생존율이 높아지리란 기대다. 둘째 하나의 법인회사가 되면서 기술 융합과정이 이전보다 수월해져 신산업 창출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안정된 창업환경 속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들 세 가지 목표는 모두 창조경제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지주회사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익적 성격이 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설립되는 기술지주회사는 총 자본금 530억원 규모다. 17개 출연연은 올해 53억원을 출자하며, 2014년 262억원, 2015년 215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했다. 원자력연이 80억원, KIST가 54억원, 생기연이 53억원 등 출자금은 기관별 예산 비율로 산정했다.

미래부와 출연연은 당초 특성별로 그룹을 나눠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 여러 개의 안을 놓고 고민했으나 결국 이같은 내용의 공동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앞으로 각 출연연과 법무, 회계 전문가로 구성된 설립준비회사와 실무추진팀을 운영하는 한편 10월까지 구체적인 기술지주회사 설립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인 설립 및 등록, 대표 선출은 오는 11월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17개 출연연은 공동 기술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기존에 출연연별로 운영하던 성과확산전담조직(TLO)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기존에 소규모 부서로 운영했던 TLO 조직을 기관장 직속 독립부서로 개편하고,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TLO 근무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며 정규직 전담인력을 2015년까지 232명으로 66% 늘리기로 했다. 또한 전담인력 중 변리사·기술거래사 등 전문인력 비율을 지난해 56%에서 2015년까지 76%로 높일 계획이다.성과확산부서의 예산 비율도 2012년 1.76%에서 2015년까지 3%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동기술지주회사 개념도.
공동기술지주회사 개념도.
출연연 발전전략 수립에 참여했던 전호일 생기원 박사는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 경과보고를 통해 "기술지수회사가 설립되면 지난해 약 900억원에 불과한 출연연 기술료 수입은 2015년까지 1270억원, 2017년 18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고 향후 10년간 약 250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해 4271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성광 미래부 미래선도연구실장은 "출연연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는 우수 기술이 창업으로 연결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것이 창조경제 구현의 지름길"이라며 "출연연이 자발적으로 지주회사 설립과 '성과확산전담조직(TLO)' 역량강화를 추진하는 만큼 정부도 다각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기관특성상 독립형 성과확산 전담조직으로 개편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TLO의 지원을 위해 연구회 산하에 공동TLO를 설치하고, 정부가 운영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7개 출연연과 기관별 출자금은 다음과 같다.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은 한국원자력연구원(80억), KIST(54억), 한국생명공학연구원(29억), 한국표준과학연구원(26억),  KISTI(26억)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53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33억), 한국기계연구원(32억), ETRI(30억), 한국전기연구원(30억), 한국화학연구원(29억), 한국지질자원연구원(27억), 한국건설기술연구원(27억), 한국철도기술연구원(19억), 재료연구소(15억), 한국식품연구원(10억), 국가보안기술연구소(12억)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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