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인·교과위 출신은 민병주·이상민·유성엽 의원 뿐
28명 대부분 종전 문광위…이공계·관련 상임위 경험자 극히 드물어

정부조직법이 바뀌면서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편됐지만 과학기술과 창조경제를 담당할 소관 상임위원회가 대부분 기존 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로 꾸려져 과학기술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본회의 통과에 맞춰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 상임위원회 명칭을 변경하고 소관사항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종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로,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각각 변경됐다. 이 가운데 미방위는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을 소관하게 된다.

미방위 소속 의원 28명은 대부분 종전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의원들로 채워졌다. 이에 따라 미방위 위원장은 한선교 의원(새누리당)이 맡게 되며 조해진 의원과 유승희 의원이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게 된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에서는 김기현, 김을동, 김희정, 남경필, 민병주, 박대출, 박창식, 염동열, 이상일, 이우현, 이재영, 주호영, 홍지만 의원, 민주통합당에서는 김한길, 노웅래, 배재정, 신경민, 윤관석, 장병완, 전병헌, 최민희, 최재천, 이상민, 의상엽 의원이 미방위 의원으로 활동하며 비교섭단체 의원으로는 강동원(진보정의당), 이석기(통합진보당) 의원이 포함됐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과학기술이나 창조경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의원이 거의 없다는 것. 실제 과학기술인이나 교육과학기술위 출신 의원은 민병주 의원(비례)과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과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 뿐으로 나머지는 대부분 기존 문화체육관광방통위에서 소속 상임위만 갈아탔다. 이전에 과학기술 분야 상임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는 이상민, 유성엽 의원 외에 유승희 의원 눈에 띌 뿐이다. 전공 역시 대부분 법학이나 정치학, 행정학이며 과학기술과 관련이 있는 이공계를 나온 의원은 상임위원장인 한선교 의원(성대 물리학 석사)과 민 의원 뿐이다.

하지만 한 의원 역시 방송인 출신으로 대학만 이공계를 나왔을 뿐 과학기술계 인사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을동 의원이 고려대 자연자원대학원을 졸업했지만 김 의원 역시 이공계 전공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나마 창조경제와 다소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경제·경영학 전공자도 남경필 의원(예일대 경영학)이 유일한 실정이다.

반면 종전 문화체육관광방통위의 특성상 한선교, 박창식, 이상일, 홍지만, 김한길, 신경민 의원 등 방송인 출신이 미방위에 다수 포진했다. 이같은 해당 상임위 의원 분포에 대해 한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신 인사는 "이공계 전공자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공계 전공자가 과학기술 분야 상임위 활동을 잘 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입법부의 특성상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많을 경우 아무래도 상임위 소관 기관에서는 여러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인사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도나 이해도가 낮은 의원들로 채워질 경우 과학기술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어나 소외감을 느낄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방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문기 미래과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다음달 1일 오전 10시 개최하기로 했다. 미방위는 최 내정자의 업무능력과 도덕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한 뒤, 2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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