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감성 기반 뮤직 내비게이션 기술 개발
사용자 감성·취향에 따라 음악 자동 분류·청취

지금 슬프다고요? 그렇다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을 들어보시면 어떨까요-. 음악을 듣는 이의 감정에 따라 노래를 자동으로 선곡해 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는 사람이 느끼고 반응하는 감정별로 음악을 분류해낸 다음, 사용자의 현재 느낌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검색 및 추천할 수 있는 '감성 기반 뮤직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뮤직 내비게이션 기술을 이용할 경우 사용자는 듣고자 하는 곡명과 가수명을 모르더라도 본인이 처한 감정 상태와 선호하는 취향에 적합한 다양한 음악을 검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다. 사용자는 'Sad(슬픈)', 'Delightful(즐거운)', 'Bright(밝은)', 'Soft(부드러운)' 등과 같은 단일 감정 상태를 선택해 각각의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음악을 선곡하거나, 'Bright'와 'Soft'를 동시에 선택해 밝고 부드러운 복합 감정의 음악을 선곡할 수도 있다.

또한 특정 음악을 들으면서 그와 유사한 선율의 음악을 검색하거나, 하이라이트 구간만을 미리 들을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제공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음악을 분위기에 따라 선곡해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했으며, 국내에서도 일부 음원제공 회사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상태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해외 음악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돼 국내 사용자의 경우 다양한 국내 음악을 선택해 청취할 기회가 없었다. 국내 서비스는 감성 평가를 활용한 기초적인 서비스 제공에 머물러 양질의 감성기반 음악 서비스를 기대하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감정 평면과 감정 어구를 동시에 제공해 사용자가 원하는 음악을 쉽게 검색하고 추천할 수 있으며, 복합 감정을 통한 검색과 추천이 가능해 사용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아울러 특정 장르와 젊은 층을 겨냥한 일부 인기곡 위주의 음악 시장에서 벗어나, 음악의 다양성과 저작권자의 창작 의지를 장려하고, 음악의 소비 구조도 롱테일(long-tail) 시장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TRI는 이번 기술이 국내 음악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잠재적 선호 사용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저작권 음악 콘텐츠의 합법적인 소비 유도 및 이용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지난 9일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KT뮤직 '올레(olleh)뮤직(www.ollehmusic.com)'을 통해 일반인에 처음 선보였다. KT뮤직은 뮤직 내비게이션 기술이 적용된 '감성추천' 코너를 통해 컬러와 시간, 날씨에 따른 각기 다른 감성 키워드별 추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PC버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앱(app.)도 제공될 예정이다.

유원영 ETRI 콘텐츠보호관리연구팀장은 "사용자의 감성까지 고려한 이번 기술 개발로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다양한 음악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콘텐츠 유통 활성화와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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