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 서울대 교수팀, 멸종위기종 포획하지 않고 유전적 연구 수행 기반 마련

국내 연구진이 동물 배설물 DNA 분석을 통해 지역 내 암수 구별과 개체 식별, 개체수 측정 등을 규명했다. 이항 서울대학교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교수연구팀은 수달 배설물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으로 암수 구별과 근연관계(동일계통의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교배) 등을 파악하는데 성공했다.

수달은 1급 멸종위기종으로 오염되지 않는 하천에서만 서식한다. 때문에 수달의 생존여부는 지역 하천과 주변 생태계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하지만 수달과 같은 야생동물이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 개체수가 존재해야 하는데 분변과 발자국 등 흔적 조사만으로는 개체를 정확히 알수 없었다. 이항 교수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대구 시내에 흐르고 있는 금호강과 신천에 적어도 7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컷과 암컷이 각각 세 마리 있고 두 쌍은 서로 근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쌍은 어미와 새끼 또는 한 배에서 태어난 새끼들로 추정되고 또 다른 한쌍은 그 보다는 먼 배 다른 남매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야생동물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발신기 추적과 포획 등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방식은 스트레스 없는 분석방법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대구지역 수달 개체군을 대상으로 장기적 유전적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국내 여러 지역 수달을 대상으로 한 생태유전학적 연구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멸종위기종에 대해서도 포획하지 않고 생태와 유전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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