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RICT Chem-Biz Partnering' 29일 개최

16 개의 둥그런 원테이블 마다 사람들이 빽빽히 둘러 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컴퓨터를 켜고 모니터를 통해 무언가를 설명하는 모습도 있고, 중요한 내용을 한글자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트에 메모하는 모습도 있다.

마치 공부 모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설명이 끝나 마무리하는가 싶더니 또 다른 사람이 뒤를 이어 똑같은 모습으로 설명을 듣는다. 꽤긴 시간이 흘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줄어들 줄 모른다.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잊고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온 행사장은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오헌승)이 마련한 '2011 KRICT Chem-Biz Partnering'. 화학연은 자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거나 공동 연구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는 한편,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1 KRICT Chem-Biz Partnering'을 29일 오후 2시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개최했다.

정부출연연이 직접 기업을 대상으로 IR(investor relations)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행사장에는 약 300여 명의 화학관계자들이 모였다. 특히 한미약품, GS칼텍스,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다우케미컬 등 국내외 기업체 사장과 연구소장, 주요기업 임원 등이 다수 참여했다.

화학연은 이날 원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미래 유망기술에 대한 공동연구 대상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장소를 3곳으로 나눠 기술이전 대상 기술 23개와 공동연구 대상기술 23개 총 46개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은 화학연이 선별한 경제성을 갖춘 핵심 기술들로 ▲태양·연료전지 ▲화학공정 및 촉매 ▲친환경소재 ▲IT소재 ▲신약 ▲바이오 ▲진단기술의 7개 기술 등이다. 화학연에 따르면 공개되는 기술들은 기존 기술대비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들로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 아이템으로 평가될만한 것들이다. 특히 기술이전 대상 기술들은 조기 상용화가 가능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 "시간 걸리더라도 출연연 IR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 개최해야"
 

▲기술이전 상담을 받는 모습. ⓒ2011 HelloDD.com

1:1 기술상담이 시작되자마자 준비된 테이블이 꽉차기 시작했다. 약 46명의 박사가 투입됐는데도 불구하고 사전 신청이 마감된 기술이 있을 정도로 많은 기업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각 테이블에는 화학연 박사 2명이 배치됐고 기술이전 상담을 받기위해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화학연의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기업이 가진 아이템의 방향이 정해지는 만큼 상담을 받는 사람들의 얼굴도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긍정적인 조언에 밝은 모습으로 설명을 듣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업기술 부족으로 조금 더 보안해야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의 관계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출연연의 IR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진행되길 바란다는 게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이날 상담회에 참석한 이건영 코오롱 생명과학 차장은 "대학교 기술이전에 관련된 행사는 많이 하지만 아직 기초적인 단계의 기술이 많았고, 출연연은 상용화에 가까운 기술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컨택해서 채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화학연 같은 경우 자력으로 기술이전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번 행사가 그동안 출연연이 개발해 놓은 기술들을 이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GS칼텍스 류호일 부사장은 "기업과 출연연이 협동하기 위해서는 소통을 쌍방향으로 잘 해야 하는데 오늘 출연연의 IR은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출연연의 기술을 타이틀뿐 아니라 좀 더 깊게 알 수 있는 계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다양한 측면의 채널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만큼 이날 기술설명회에 관심이 있어 설명을 들으러 왔다는 동화약품의 한 관계자는 "제약도 화학의 한 부분으로 공동연구를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 관심있어 행사를 찾아오게 됐다"며 "오늘 기술설명회와 1:1 기술상담을 통한 조언으로 일반 기업의 기술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에스티팜의 한 관계자는 "화학연이 중소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잘 돼있다는 것을 행사를 통해 알았다"며 "이전에도 단편적으로 출연연과 함께 연구를 했었지만 체계적으로 소개받을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이야기를 듣고나니 적극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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