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무역인프라 역할 가능해야

대전무역회관 건립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지역산업계의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대전무역회관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부권 무역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서구 월평동 282번지 2680㎡에 지상 23층, 지하 7층 연면적 4만 846㎡, 총 사업비 600억원 규모로 7월 착공해 2011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인근 선사유적지의 문화재 경관훼손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립이 미뤄졌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3월과 7월 현장실사를 통해 선사유적지 경관 확보를 위해 인근 충청지방통계청 신사옥 수준에 맞춘 15층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무역협회는 중부권 무역인프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21층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 지역경제계와 문화재위원회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전무역회관 규모 축소와 전면 백지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타 지역에서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지역경제인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갈 지경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에 따르면 2009 상반기 대전의 총 수출은 12억 3600만불로 16개 광역시도 중 14위이며 7개 광역시에서는 꼴찌다. 충남에 비하면 1/14 수준이다. 타 시도에 비해 항만이나 공항 대단위 물류기지나 수출 산업단지 등 제대로 갖추어진 무역인프라가 대전에는 하나도 없기때문이다.

지역 경제인들은 "한국무역협회도 대전에서 무역회관 건립을 협조하지 않을 경우 대전건립 자체를 무효화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대전은 자칫 굴러온 복을 발로 차버리고 다 차려진 밥상을 둘러 엎는 격이 된다"고 충고했다. 또 경제인들은 "대구무역회관은 1458㎡부지에 18층으로 이미 착공에 들어갔는데 대전은 대구보다 2배 가까이 넓은 부지(2680㎡) 와 예산을 확보하고도 진행이 안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장은 "대전무역회관이 설립되면 지방 최대의 무역회관으로 무역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이며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면서 "대전은 인근 충남에 비해 땅 값이 비싸 입주기업마저 대전을 떠나고 있어 자칫 대전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지부장은 "문화재 위원회측에서는 건물 층고를 예전(3.8m)방식으로 바꾸라고 주문하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등 각종첨단시설로 층고 기준이 4.2m로 높아졌는데 불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대전시와 Mou체결시에도 20층 이상 지을 수 있을 것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립이 미뤄지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왕한 한국에어로 대표는 "대전충남이 무역의 요충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난항이 거듭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문화재위원회와 지역경제인의 입장차가 있음은 인정하지만 서로의 기준만 내세우기보다는 융통성 있는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용 한국무역상사협의회 회장 역시 대전지역의 수출 증대를 위해서 대전에 무역회관이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회장은 "무역회관 건립은 대전지역 기업들의 수출이 원만해질 수 있는 관문이 될것"이라면서 "이번에 통과가 안되면 대전무역회관 건립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지역경제를 우려했다.

이종애 보문전기 대표는 "그동안 각계의 노력이 모여 일궈낸 성과인데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안타깝다"면서 "대전무역회관 건립은 대전충남지역 젊은이들에게 무역인재로 성장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무역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대전무역회관 건립 예정지역(서구 월평동 282번지) 인근의 문화재(둔산 선사유적지)를 고려해 지상 23층에서 21층으로 층수를 낮춰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16일 5시 문화재 위원회의 최종심의로 건립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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