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상 이랜드시스템스 대표..."원리 원칙을 지켜라"

"미국이 가장 어려웠을 때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은 뛰어난 경영서적이 아닌 원리·원칙에 관한 책들이었다. 표준이 되고자 한다면 원리로 돌아가라."

이랜드 그룹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국 이코노미스트紙로부터 아시아의 구조조정가로 선정되기도 한 이랜드시스템스의 조희상 대표는 글로벌벤처경영자과정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경영관리지표' 강의에서 '원리로의 회귀'를 주장했다.

그는 "원리로 돌아가 그 안에서 원칙을 정하고 다시 원칙 내에서 핵심역량을 찾아내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런 전략이 있어야 벤처가 경쟁력을 갖고 올바로 설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조 사장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영토를 얻은 나라는 징기스칸의 몽골이었다"며 징기스칸의 전략으로부터 벤처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전략 수립과정을 설명했다.

◆ 다음은 조 사장의 주요 강의내용

조직·시대·기업·사람을 막론하고 그 흐름속에는 원리가 있다. 이 원리를 벗어나고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언했던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 교수는 '우리가 어떤 원리에 의해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이미 80%의 결과가 나와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현상 내지는 대세를 기반으로 한 원리가 정해졌다면 그 안에서 원칙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

가장 짧은 시간내에 가장 많은 영토를 얻은 사람은 징기스칸이다. 징기스칸이 전세계를 리드해 나간 원칙을 살펴보자. 그의 목표는 자기가 왕이 되고 많은 나라를 식민지로 거느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척박한 환경의 몽골에 보다 좋은 환경을 안겨주기 위해서라는 미션하에 해외정벌에 나섰다.

그리고 우선 몽고의 핵심역량을 찾았다. 징기스칸이 고심 끝에 찾아낸 것은 말과 기마민족이 지닌 기동성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약점을 채워줄 외부인사를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통해 아웃소싱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갑옷을 뚫을 수 있는 화살 등 강력한 도구를 만들었으며 기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말에 안장을 얹지 않는 고도의 전략으로 핵심역량을 유지했다.

징기스칸의 발자취를 현대 벤처기업에 맞춰보면 우선 '내가 돈 벌겠다'보다는 '고객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미션을 갖고 다른 기업이 갖지 못한 핵심역량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니즈에 맞추지 못하는 부분 등 기업의 약점을 보완하려 애쓰기보다는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통한 아웃소싱을 적절히 구사하라. 또 징기스칸이 강력한 도구를 만들었듯이 기업도 '시스템'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있어야 하며 말에 안장을 얹지 않았듯이 핵심역량을 깨뜨리는 어떠한 것도 허락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늘귀에 실을 꿰는 작업에서 시작하듯 원리를 지켜나가야 한다. 피터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원칙을 가지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회사의 미션 부분을 한번 보자. 회사의 미션은 올바른 경영자가, 탁월한 전략으로, 혁신과, 변화관리를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안하고 기업의 현금흐름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영자 부분을 보자. 벤처기업인들이 미션을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가치임은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벤처기업 경영인들은 아침에 출근해 가장 먼저 '나는 우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 있는가' 자문해야 한다. 고객과의 밀착도가 경영자의 선정기준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창업자가 곧 경영자라는 식은 곤란하다.

다음으로 전략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장군들은 대부분 전쟁의 목적을 대량살상이 아닌 항복을 받아내는 것에 두었다. 이처럼 고객만족을 목적으로 하느냐, 마켓쉐어를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도구와 전략은 달라진다. 전략이 전략으로서 수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희소한 자원배분과 연결시켜보고 그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세 번째로 혁신부분이다. 혁신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술적 혁신을 떠올린다. 하지만 혁신은 경제적 용어이지 기술적 요소가 아니다. 만일 뛰어난 기술이 고객만족을 얻어냈다면 혁신을 이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술은 혁신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기술은 혁신의 중요한 도구일 뿐 반드시 혁신은 될 수 없다. 혁신은 전략 가운데서도 가장 탁월한 전략이다. 혁신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내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솔루션을 원하는지, 그 솔루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변화관리 부분이다. 80년대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일본은 소형화를 통한 혁신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인들과 영국인들은 일본에 진 것을 인정하고 또 다른 핵심역량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그 결과 이들이 현재의 위치에 올라온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원인도 모른채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간이 나쁜데 허파약을 먹고 있는 셈이다. 변화관리는 경영자가 혼자 담당하기는 어렵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기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컨설턴트를 찾아 상의하라. 어느 병원을 갈 것인지, 처방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것은 경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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