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대덕밸리벤처연합회 간부들과 간담회

8일 대덕롯데호텔에서 열린 야당 총재와 대덕밸리 벤처연합회의 간담회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됐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우선 말문을 열었다.

이총재는 “21세기는 더 이상 자본과 노동을 가지고 겨루는 시대가 아니라 지식산업의 시대”라면서 “벤처가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벤처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정부의 할일은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경쟁하면서 사업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게 하는 것”이라고 현 정부의 벤처정책을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이총재는 이어 “98년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공무원에게 벤처단지를 어떻게 육성했느냐고 물어보니 ‘육성’이 무슨 뜻인지 되묻더라”면서 “정부가 할일은 산-학-연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고 세금을 안내게 해주는 등 시장의 실패를 피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라고 ‘벤처 소신’을 밝혔다.

이어 벤처들의 ‘대표’인 대덕밸리 벤처연합회 이경수 회장(지니텍사장)이 대덕밸리 벤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회장은 “대덕밸리는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충분히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뒤 “한국내 벤처기업이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전 세계 최고의 벤처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의사항이 없느냐’는 이총재의 질문에 이회장은 대덕밸리의 벤처기업들의 국방시장에 진입할 수있도록 도와 줄 것과 벤처지원센터 건립, 그리고 벤처기업간 정보를 나눌수 있는 정보공유센터를 건립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와관련 인터시스의 윤종식 사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개방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군수마트를 한 적이 있는 데 벤처들에게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면서 “올해 열리는 행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지지21의 이상지 사장은 “대덕밸리의 최대 고민 거리는 소외된 투자”라고 꼽은 뒤 “대덕밸리를 돕겠다면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감테크놀로지의 장근호 사장은 “지방벤처를 살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한시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방세를 감면하는 방법같은 것도 고려해 볼 만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벤처연합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인바이오넷 구본탁 사장은 “대덕밸리의 벤처기업들은 하드웨어적인 거창한 지원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이 절실 한 것 같다”면서 “외국기업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벤처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덕넷 이석봉 대표는 “대덕밸리는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시만을 총칭하는 것이 아니라 대전 충남북을 아우르는 ‘트라이 앵글 벤처 밸트’”라면서 “간혹 행정구역이 걸림돌로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들 3개 지역의 중소벤처기업을 전담하는 대덕밸리청을 만드는 것이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한필순 대덕클럽회장(전 원자력연구소장,가이아 회장)은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며 대덕밸리 과학기술인들의 사기진작책을 주문한뒤 "외국에서 만큼은 아니더라고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적인 배려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이회창 총재는 "대덕밸리 벤처인들과 이야기해보니 과기정책과 벤처정책 수립에 어느정도 감이 잡히는 것 같다"면서 "국가가 잘 되려면 과학기술이잘되어야 하고 산업이 잘되어야 하는 데 이런 부분이 다른 쪽보다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홍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이상희 김원웅 박주천 남경필 오세훈 김무송 최연희 이원창 의원등이 참여했으며 원외로는 이재환 전의원을 비롯 김홍만 조영재 김칠환 전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덕밸리 벤처연합회에서는 이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이 거의 대부분 참석했다.

한편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대전지역 시국강연회 참석차 대전을 들렀으며 벤처인들과 50여분간 간담회를 가진뒤 조치원으로 떠났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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