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동 '대덕바이오커뮤니티' 1996년 조성, 첫 클러스터
생명연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 LG생명과학 인재 '화수분'
대덕에 생태계 구성되자···전국 각지 바이오벤처, 협업 모색

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공개한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 계통도. 점선은 기관에서 인큐베이션된 기업이다. 사람이나 핵심 기술이 나온 경우에는 실선으로 처리했다. 현재까지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린 계통도로 수정·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픽=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공>
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공개한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 계통도. 점선은 기관에서 인큐베이션된 기업이다. 사람이나 핵심 기술이 나온 경우에는 실선으로 처리했다. 현재까지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린 계통도로 수정·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픽=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공>

[대전 바이오 생태계 족보 자세히 보기(클릭)]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기에서 대덕 바이오벤처는 끌어주고 당겨주는 '생태계' 속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방에서 활약하며 K-바이오 중심으로 우뚝 섰고, 바이오 소재·부품 기업은 후방에서 이를 지원했다. 신약 개발 기업은 코로나19와는 관계없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바이오 생태계 기반 위에서 이같은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13일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 계통도를 공개했다. 바이오벤처 족보인 셈이다. 바이오 클러스터 계통도를 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가 됐고, LG생명과학은 인재 '화수분'으로서 역할했다. 1996년 대전 유성구 전민동 인근 '대덕바이오커뮤니티'가 이를 가능토록 했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1996년 전민동 일원에 구성된 대덕바이오커뮤니티는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의 효시"라면서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대기업 연구소 등이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었기 때문에 바이오 커뮤니티가 조성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인바이오넷이라는 바이오 기업은 바이오 기업 15개가 한 공간에 모여 자생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부지를 제공했다. 

생명연은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터로서 50여 개가 넘는 바이오벤처 창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명연 출신 창업자들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바이오니아, 제노포커스, 펩트론, 안지오랩, 제노텍, 미코바이오메드, 테라젠이텍스 등을 창업했다. 생명연 출신 연구자가 창업한 경우도 있었으나, 연구원에서 보유한 기술을 가지고 창업한 사례도 다수 있었다. 

LG생명과학에선 기술 보단 창업자들이 다수 배출됐다. LG생명과학 출신으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프로테옴텍, 와이바이오로직스, 오름테라퓨틱,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제노스코, 나디안바이오, 지투지바이오, 비욘드바이오 등이 쏟아졌다. 수치로 따지면 약 20곳이 넘는 바이오벤처가 나왔다. 창업자가 연구 경험이 많아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공통점도 지닌다. 

◆대덕 바이오벤처 시선은 '글로벌'

맹 회장은 "로컬에 있지만 글로벌을 보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협력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의 새로운 흐름은 기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스핀 오프 창업하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위한 경우도 있고, 자회사를 통해 가능성 있는 아이템을 극대화하려는 경우 등 이유는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대덕 바이오벤처는 로컬에 기반을 두지만 시선은 글로벌을 향했다. 파멥신에서 나온 파멥신오스트레일리아, 윈캘바이오팜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노포커스에서 파생된 바이옴로직, 지에프퍼멘텍이 있고 바이오니아 자회사인 에이스바이옴 등도 있다.

바이오 클러스터 계통도를 보면 '스핀 오프'(Spin-off) 창업 경향을 볼 수 있다. 스핀 오프 창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화된 기업이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회사 분할을 의미한다. 

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는 상장사 15개사를 포함해 비상장 기업 45개사 등 바이오기업이 60여 곳이 있다. 여기에 연구소와 투자사 언론사 등을 포함하면 총 75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들 가치를 모두 합산하면 16조원에 육박한다. 상장 기업 시총 11조원, 비상장 기업 5조원이다.      

◆바이오 생태계 구성, 전국 각지서 접점 모색

맹 회장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바이오 클러스터는 소통하고 정보를 주고 받는다"면서 "대덕 바이오 생태계에선 앞서 간 기업들이 후배 기업들에 잘 된점이나 시행착오를 공유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덕에 생태계가 조성되자 전국 각지에 있는 바이오벤처들도 바이오헬스케어협회에 가입하고 회원사와 협업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에는 제노스코(미국 보스턴), 수파드엘릭사(춘천), 나디안바이오(익산) 프로테옴텍(서울) 등 기업이 회원사와 협업 네트워크를 구성 중이다. 

맹 회장은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타 지역에서도 대전 바이오 네트워크에 들어오고 싶은 경우가 생긴 것"이라면서 "타지역에서 대전으로 이전해 물리적으로 창업하는 경우도 생기고, 물리적으로 장소를 이전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 협회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공유한 바이오 계통도는 수정·보완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보완이 필요한 내용을 기사 댓글에 적어주시면 업데이트 될 수 있도록 공유하겠습니다.

☞스핀오프(Spin-Off)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화된 기업이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회사분할을 뜻하는 용어다. 스핀오프를 하는 이유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며, 군살을 빼려는 의도도 있다.

정부출연기관의 연구원이 자신이 참여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창업을 할 경우에 정부 보유로 된 기술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면제해주고 후에 신기술연구기금 출연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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