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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선도 '굳히기' 행정...대전시 'AI 특공대' 떴다

대전시 과학산업국, 지역 고유 강점 살린 AI 전략 구상
공무원들 전문가와 화학결합, 고수 만나며 정책 빈틈 채워
50페이지 AI 전략 들고 기업·대학·연구소 돌며 정책 세일즈
왼쪽부터 이용윤 대전시 AI팀 주무관, 강전우 대전시 AI팀장, 김진수 대전시 AI팀 주무관. <사진=김인한 기자>왼쪽부터 이용윤 대전시 AI팀 주무관, 강전우 대전시 AI팀장, 김진수 대전시 AI팀 주무관.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해 12월 국가 인공지능(AI) 전략이 발표된 가운데, 지역 고유 전략으로 이를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전광역시 과학산업국은 지난해부터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AI 전략을 구상했다. 구상안 일부를 국가 AI 전략에 담고, 올해 5월에는 '2020 대전 AI 전략'을 발표했다.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나온 전략이다. 대전형 AI 정책에는 지역 고유 특색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안이 담겨 시민들과 과학기술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책을 구체화한 건 대전시 과학산업국 AI팀이다. 팀장 포함 구성원 3명이다.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AI 전략을 구상하다가 올해 초부터는 원팀이 됐다. 공무원에게 AI는 생소하다. 그래서 이들이 택한 전략은 고수들과의 화학결합. 지난해 10월 정송 KAIST AI 대학원장을 시작으로 대덕연구단지 내 자발적 AI 공부 모임인 'AI 프렌즈' 연구자들과 주 단위로 만나 배웠다.

현장과 사람을 통해 정책을 가시화했고, 국가 AI 전략에도 '주요 거점별 특성을 고려한 AI 거점화 전략'을 넣었다. 이때부터 팀의 행보도 한층 자신감이 붙었다. 아예 대전 AI 전략 자체를 만들어낸 것이다. 전략을 추진할 과제는 12개로 세분화했다. 강전우 AI팀장은 "전문가들과 수시로 만나면서 대전시만이 할 수 있는 AI 전략을 구상할 수 있었다"면서 "대형 프로젝트는 AI 전략처럼 근간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대전시 AI 전략은 기존 정책과 차별성을 지니는 점이 있다. 물리적 공간을 조성하는 안이다. 이전까지 협력의 필요성은 제기돼 왔지만, 지속적으로 모이는 사례는 드물었다. 이를 타파하고자 대덕연구단지 내 AI 역량을 모을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AI 캠퍼스를 조성해 인재를 양성하고, 스타트업 요람을 만든다는 목표를 넣었다. 공급자 관점이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의 내용도 있다. 시민이 제공한 데이터로 서비스받을 수 있는 '마이데이터' 활용 방안, AI를 활용한 사회·안전 문제 해결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 AI 전략 들고 현장 세일즈 

김진수 AI팀 주무관은 "고수를 만나면 그분들이 또 고수를 소개해줬다"면서 "이분들과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정책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강전우 팀장도 "우리팀은 오프라인 만남과 화학적 결합을 지향한다"면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이야기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사람을 자주 만나면서 관련 스타트업도 대전시 AI팀을 찾는다. 최근 AI 데이터를 가공하는 비즈니스로 창업한 스타트업이 방문했고, 대전시는 교통 데이터를 가공하는 정부 공모 사업을 소개했다. 그 결과 AI 스타트업과 대전도시철도공사가 만나 정부 사업 공모에 지원했다. 

AI팀은 KAIST·충남대, 정부출연연구기관, 산업체 등을 돌며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적으로 도움 줄 일을 찾았다. 그러면서 지난 4월 대전시-충남대 'AI 융합센터' 유치를 성공했다. 국비 41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6억원 대학 4억원을 포함해 총 5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AI 융합센터는 지역 특화 산업인 바이오 분야에 AI를 접목해 융합 인재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조성된다. 

대전시는 앞으로 유성구 신성동 일원에 부지 7만 1607m2(2만1661평) 규모에 KAIST AI 대학원 인재들을 중심으로 출연연 AI 인력이 모일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람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국가 AI 허브를 구축하고, 도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김진수 주무관은 "AI를 판교에서 잘한다고 하더라도 허브도시는 아니다"면서 "대전이 AI 허브가 돼서 전국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채워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AI로 시민 안전과 사회 문제 해결

AI팀은 대전 중리동 만남어린이공원에 AI를 접목시킨 '음성인식 위급상황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기적인 준비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당장 도시에 AI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공원에서 '도와주세요'와 같은 목소리가 인식되면, 대전시 통합관제센터에 영상이 전송된다. 최근에는 한국전력연구원과 독거노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독거노인이 집 안에서 쓰는 전기량을 기준으로 활동 여부를 판단해 케어하는 시스템이다.

이용윤 주무관은 "AI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지역민들 삶의 질 제고와 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출연연이 보유한 AI 기술을 기업에 매칭해 지역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R&D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전우 팀장은 "AI 전략을 단기적으로 보완해서 필요한 사업들은 예산에 반영 시켜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술 관점이 아닌 시민과 도시 관점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I팀은 지난 7월 초 발표된 한국판 뉴딜사업에 대전 전략을 녹여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KAIST, K-Water, 관세청, 한국기계연구원,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모두의연구소, 육군 등과 공모사업 지원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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