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코프 인증 보험회사 '레모네이드' 상장 첫날 주가 두배
인기 없던 사회적 책임 기업···투자 신트렌드 가능성 커져

 'B코퍼레이션(B코프)'은 회사 수익을 우선시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자연환경, 소비자, 종업원에게 공헌을 추구하는 기업을 인정하는 세계적 움직임이다. 우리나라의 보청기 회사 '딜라이트 보청기'는 2013~2014년 사회적 책임 수행실적을 높게 평가받아 2015년 동북아 최초로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하며 무분별한 옷 소비 대신 재활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B코퍼레이션으로 인정받은 회사다. 전 세계 71개국 3400사 이상이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B코퍼레이션은 기업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이기도 했다. B코퍼레이션 인정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사회공헌이나 환경대책, 진척상황 등을 제3자 기관에 상세히 보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사가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최근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은 미국 보험 스타트업 '레모네이드'가 7월 초 신규주식공개(IPO)를 하고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레모네이드 공모가는 29달러였지만 69.41달러로 마감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두 배로 뛰었다.
 
레모네이드는 주택보험을 판매한다. 보험설계자 없이 챗봇(AI)을 통해 90초 만에 보험 가입이 가능한 기술로 주목받았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 지원을 받은 신흥벤처 중 하나다.
 
일본경제신문은 지난 보도를 통해 "레모네이드는 B코퍼레이션으로서 상장한 5번째 기업이다. 이번 상장으로 B코퍼레이션 기업의 IPO가 늘어나는 새로운 유행을 보여줄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금까지 인수·합병이나 IPO 등을 취급하는 거래 메이커들은 B코퍼레이션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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