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四先으로 死線을 넘다

글 :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사회적 멈춤과 네 가지 우선 순위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사진=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
일상이 바뀌었다. 매일 아침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인가를 확인하며 시작한다.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였고, 한동안 전 세계적 질타를 받았다. 최초 감염자 발생 이후 두 달여가 지났고, 약 만여명의 확진자 그리고 17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금, 사회적, 경제적 이제는 심리적 영향까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 주도하에 의료인들과 과학기술인들의 헌신적 활동 그리고 전 국민들의 성숙한 대응으로 이제까지 정말 잘 버텨왔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모범 방역국가로 주목을 받고 있는 동시에 균형적 의료 선진국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정통부 소속 국가과학기술연구회 25개 출연연구기관중 하나로 필자가 소속하고 있는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비상대책본부(본부장 부소장)를 가동했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4선 책(4가지 우선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예방이 먼저다. 전염병 발생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철저한 방역과 주의를 통해 퍼져나가는 것을 막거나 최소화시킬 수는 있다. 전염병을 옮기는 병원균이나 바이러스는 숙주 또는 매개체를 통해서만 전파가 가능하므로 숙주와 매개체를 차단시키면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는 비말 감염이 가장 빈도가 높으므로 이를 차단시키면 그만큼 전염을 막을 수 있다. 곧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며, 밀폐되어 있고 밀집된 공간을 최대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감염되었을 때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있으므로 이를 최대의 치료제로 활용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손 씻기 등 위생을 철저히 하고, 식사를 골고루 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기능을 잘 유지하면 감염병 전파를 스스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소에서는 대면회의 줄이기, 출장 제한,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건강 이상 발생 시 휴가 사용 등을 생활화하고 있다.

두 번째는 빠른 조치가 먼저다. 확진자 또는 확진자와의 접촉자가 발생했을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선조치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가이드라인과 매뉴얼대로 대응하지만 만약 생각지 못한 경우가 발생할 때는 신속한 조치가 먼저다. 

실제 감염자가 발생된 비상한 상황에서 규제와 규정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대응 매뉴얼이나 방침이 있다해도 일부 미비한 점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비한 점들로 인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비상 상황을 고려해 제도와 규정을 초월한 강력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에서는 부소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운영 중에 있고 매일 오전 10시에 현재 상황 파악, 대응 조치 마련, 자가격리 및 강제격리, 휴가, 유연 근무 등을 논의하고 판단해 전 소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 번째는 과학기술이 먼저다. 바이러스를 막아내기 위한 백신,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치료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진단법 이 세 가지가 핵심이다. 

진단 기술에 관한 한 우리나라 기업이 앞서 나갔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은 상황이 다르다. 보통 10년 이상, 조 단위의 연구비가 소요된다. 다행하게도 의약재활용(drug repositioning) 기술을 통해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신약을 코로나19에 적용하여 효능을 확인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데 에볼라 치료제(렘데시비르), 사스 치료제(칼레트라, 최초 에이즈 치료제), 말라리아 치료제(클로로퀸), 신종플루 치료제(아비간)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많은 국공립 연구기관 및 민간 제약 바이오 기업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어 세계 최초는 불가능해도 우리 기술로 치료제와 백신이 머지않아 탄생할 것을 믿고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는 백신과 치료 후보 약물에 대해서 효능이 검증된 이후에 사람에게 투약해도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비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후보물질이 생기면 그 어떤 연구보다도 우선적으로 독성시험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고 있다. 

끝으로 네 번째는 전문가가 우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전문가도 실수할 수 있다. 비전문가는 더 실수할 수 있다. 보건은 보건전문가에게, 과학기술은 과학자에게, 행정은 행정가에게 맡겨야 한다. 전문가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하고, 그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하며, 그들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듣고 그대로 행동하여야 한다. 

우리 연구소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와 지시를 믿고 따르고 있으며, 오히려 발표 내용보다 더 엄격히 적용하여 지키고 있다. 이 점에서 소원들에게 너무 많은 불편을 줘 송구하고 지켜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두 달이 지나도록 대구 집을 방문하지 못한 박사님,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방문도 못 하고 있고 연구원, 연구 협의를 위해 대면 회의를 취소하고, 연구과제 평가를 받기 위해 영상 발표를 하고 있다. 

이젠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누구도 끝을 낙관할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다. 아직 더 큰 불편을 수용해야만 한다. 

전 세계가 너무 큰 배움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비용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을 시대적 경험으로 삼아야 한다. 

우린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에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 다가올지 모를 더 큰 감염병 재난을 위한 값을 매길 수조차 없이 비싼 대가를 치르며 예방주사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원하진 않지만 가치 있는 고통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떤 감염병이 또는 큰 재난이 찾아올지 모르는 우리는 계속해서 예측하고 상상하고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함께 四先으로 死線을 넘어 보다 더 건강하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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