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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과학자들, 바이러스 정보 공유 책임 가져야"

美 사이언스매거진, '전례 없던 전염병, 과학자 소통 방식 바꾼다' 보도
"하루 수백 개 논문 게재, 연구협업 촉진시킨다"
美 사이언스매거진은 전례없던 전염병 코로나19가 과학자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美 사이언스매거진은 전례없던 전염병 코로나19가 과학자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은 전례 없던 전염병으로 현재 백신 개발에도 많은 어려움이 동반되고 있다.

미국 과학 전문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코로나19라는 완전히 새로운 연구 문화를 통해 변화된 과학자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지난달 26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기존 바이러스와 매우 다른 유형의 감염병, 코로나19가 발생함에 따라 각종 국제 학술지와 플랫폼에 수백 개의 논문이 보고되고 있다. 

마크립시치 하버드 보건대의 역학자는 "이러한 의사소통이 과학적 진보와 결합해 연구가 기존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과학자들의 협력을 촉진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는 '바이러스 정보 공유'에 있어 과학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마리온 쿠프만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의 바이러스 학자는 "확인되지 않은 속도만 중시한 정보는 정보전염병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전염병에 대해 "학계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릭 루빈 NEJM(국제학술지) 편집장은 "현재 같은 위기 상황에 대중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때까지 접근할 수 없는 완벽한 정보보다는 빨리 이용할 수 있는 품질의 정보가 더 낫다"며 신속한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월 마지막 주 초, 저널에 게재된 코로나19 논문 261편과 비교하여, 이미 283편 이상의 논문이 출판 전 리파지토리(컴퓨터 저장소)에 게재되었다. <표=사이언스매거진 제공>2월 마지막 주 초, 저널에 게재된 코로나19 논문 261편과 비교하여, 이미 283편 이상의 논문이 출판 전 리파지토리(컴퓨터 저장소)에 게재되었다. <표=사이언스매거진 제공>
◆ 다음은 사이언스 매거진이 보도한 내용.

1월 22일, 데이브 오코너와 톰 프리드리히는 미국 전역 수십 명의 동료를 초대해 메시지 플랫폼이자 그들의 작업공간인 '슬랙'을 소개했다. 그들은 슬랙을 통해 중국에서 새로운 질병에 대한 뉴스를 보았고, 중국 연구자들이 그 질병 연구에 필요한 영장류 모델이 필요하단 것을 알았다. "우리는 많은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얘기하자'고 말했다"고 오코너는 답했다. 프리드리히는 이 아이디어가 연구를 조정하고 비교 가능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들은 그들의 작업공간 '슬랙'을 힙합그룹 우탱 클랜의 희곡인 우한 클랜으로 명명했다.)

우한 클랜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정도가 과학자들의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도 않았던 논문의 데이터가 슬랙이나 트위터 같은 플랫폼에 공유 되었다. 미디어에선 공식적인 피어리뷰(동료평가)가 시작되기 전이다. 저널 스태프들은 기록적인 속도로 원고를 검토, 편집, 출판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은 제출 후 48시간 이내에 코로나바이러스 논문 하나를 게재했다.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GISAID(WHO의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망)라는 플랫폼에 게시된 바이러스 게놈은 사전 인쇄물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유전체 그래프를 공유하는 진화생물학자들에 의해 즉각적으로 분석된다.

"이것은 내가 연구했던 어떤 발병과도 매우 다른 유형이다"라고 하버드 보건대 역학자 마크립시치는 말했다. 이 강력한 의사소통은 과학적인 진보와 결합해 연구가 이전의 어떤 발병 기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 과학자들 간의 비정상적인 협력 수준을 촉진시켰다. 웰컴 트러스트(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과학센터)의 제레미 파러는 "6주 만에 전례 없는 양의 지식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과거, 과학적 의사소통의 부진은 종종 문제가 되어왔다. 연구자들은 때때로 자신의 경쟁자들을 의식해, 높은 인지도의 저널에서 논문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중요한 데이터를 그냥 쥐고 있었다. 비록 연구자들이 그들의 연구 결과를 일찍 공유하려 한다 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발판은 없었다.

립스치는 '국제학술지'가 그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학자들은 논문이 궁극적으로 어디서 출판되었든 간에 새로운 자료를 빠르게 게시할 수 있고 여전히 인정받을 수 있다. 2018년 한 논문에선 2015~16년 지카 전염병과 2014~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때 그에 대한 논문이 데이터 보급 속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논문은 저널이 발표하기 100여 일 전에 발표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두 전염병에 관한 저널 기사 중 논문으로 처음 게재된 것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그 틀을 깨뜨렸다. 2월 마지막 주 초, 저널에 게재된 261편과 비교하여, 이미 283편 이상의 논문이 출판 전 리파지토리(컴퓨터 저장소)에 게재되었다(위 그림 참조). 두 서버를 모두 운영하는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의 존 잉글리스 소장은 최대 바이오메디컬 논문 사이트  'bioRxiv' 와 'medRxiv'에 대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매일 10여 개의 논문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스태프들과 외부 과학자들에 의해 행해지는 논문 평가의 대부분은 의사과학과 주장에 대한 근거 자료들을 심사한다. 홍콩 대학 전염병학자 후쿠다 케이지는 "이를 통과하는 논문은 질적으로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중 일부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한편, 일부는 극히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인도 과학자들이 1월 31일 발표한 바이오Rxiv에 관한 논문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유발하는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와 HIV의 '묘한' 유사성을 지적해 유전공학에 대한 음모론을 부채질했다. 이 논문은 트위터에서 널리 논의되었고 일부 과학자들이 논문에 분명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음에도, 뉴스 매체에 의해 다루어졌다. 이후 이 논문은 48시간 이내에 90여 건의 비판적 논평을 받고 신속하게 철회됐다. (발견된 내용에 대한 공식 논문이 2주 후에 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국제학술지)에 발표되었다.)

그러한 데이터는 '정보전염병'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마리온 쿠프만은 말한다. 그는 "이제껏 열린 과학, 열린 데이터에 대한 강력한 옹호론이 있어왔다"며 "과학계는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고 저널에 의한 출판이 논문의 정확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학술지 'NEJM'이 1월 30일 발행한 피어리뷰 서한은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이지 않는 중국 여성이 독일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 후 저자들이 이 여성과 실제로 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고 심한 비난을 받았다. 

일각에선 신속한 정보 공유의 이점이 단점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다. NEJM 편집장 에릭 루빈은 "현재로썬 의사들이 위기를 대처하고 있고, 도움이 되지 않을 때까지 접근할 수 없는 완벽한 정보보다 빨리 이용할 수 있는 품질의 정보가 더 낫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동물 종들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없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선 효과가 없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것은 전통적인 경로를 통해 공유되지 않는 중요한 정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우한 클랜과 같은 플랫폼이 매우 편리한 이유다. 이 플랫폼의 회원들은 코에 액체 바이러스를 투여하거나 재채기와 같은 새로운 노출 방식으로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프리드리히는 "공개적으로 실험을 공유함으로써 중복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학적 협력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적인 타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는 그 발병이 이미 그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제네바 바이러스질병센터의 바이러스학자 이사벨라 에커레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는 완전히 새로운 연구 문화로 옮겨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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