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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닮은 꼴 '대덕'···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주목'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 우수 인력·스타트업·지자체 역할 등 가능
"창업 기업 위한 솔루션 에코 시스템 구축 필요"
대덕 바이오 관계자들 "대덕 장점 살려서 '바이오 도시 부흥' 기대"
김종성 보스턴대학교 교수가 지난 27일 디딤돌플라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바이오 혁신 생태계의 글로벌 네트워크-대전과 보스턴을 잇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행사는 대전시가 주최하고 대전테크노파크와 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주관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김종성 보스턴대학교 교수가 지난 27일 디딤돌플라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바이오 혁신 생태계의 글로벌 네트워크-대전과 보스턴을 잇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행사는 대전시가 주최하고 대전테크노파크와 바이오헬스케어협회가 주관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지금은 우리가 세계적 바이오 메카인 보스턴에 가지만 세계 바이오기업들이 대전에 오게 해야죠. 대전에 글로벌 제약사의 기술혁신 센터가 들어와 진을 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그게 저의 청사진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바이오 혁명 중심 보스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성 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27일 잠시 귀국했다. 지난 4월 보스턴에서 대전시·대전테크노파크·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 논의한 대전-보스턴의 바이오산업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이날 대전시장 면담과 바이오기업 탐방 등을 마치고 오후 6시 디딤돌플라자에서 보스턴이 바이오클러스터로 변신한 배경과 대전의 연계점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계 굴지 바이오기업들이 몰려드는 현지에서 그 원인을 공부하고 분석한 지 수 년째. 보스턴 사례를 보며 '한국도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입지로 대덕을 주목하고 있다. 세미나가 끝난 후 김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대덕에 주목하는 이유와 필요조건 등을 들었다.
 
◆ 빈 땅 보스턴, 바이오 R&D 모여 바이오클러스터로 재탄생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와 같은 생태계를 대전도 만들 수 있을까요? 제 답은' Yes' 입니다."
 
보스턴은 지난 10년간 바이오 혁명이 발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다. 5년 전부터 속도가 더해지며 2016년 글로벌 1위 바이오클러스터로 이름을 올렸다. 지금도 그 명성은 여전하다.
 
처음부터 보스턴이 바이오 혁명의 중심지로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MIT, 하버드대학교, 보스턴대학교 등 주변에는 빈 땅이 많았다. 매사추세츠 주가 보스턴을 바이오혁신도시로 육성하기 시작하고 MIT 공대가 생명과학에 도전하면서 도시에 변화가 나타났다.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하나둘씩 생겼고 여기에 벤처캐피털이 더해지면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이 쏟아졌다. 그러자 세계 상위 20위에 속하는 바이오의약 회사들이 너도나도 본사를 보스턴을 옮겼다. 
 
보스턴의 변화를 직접 보고 경험한 그는 대덕의 장점을 살려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오클러스터의 필수 5대 요소와 대덕의 연관성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그가 말하는 보스턴 벤치마킹을 위한 필수 요소는 ▲훌륭한 학문 연구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만들어내는 기업가정신 ▲초기 펀딩 ▲일할 선수들 ▲실험 공간 등 5가지다. 김 교수는 "대덕의 연구소에서 우수한 학문을 충족시킬 수 있고 연구소, KAIST와 충남대 같은 대학에서 일할 선수를 찾을 수 있다"면서 "벤처캐피털도 대전에 생기기 시작하니 초기펀딩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바이오산업을 만드는 기업가정신은 LG생명과학 출신 연구자들의 창업 등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보강해야 하는 점들도 있다. 아직은 부족한 기업가정신과 사람들이 창업할 인프라나 공간이다. 그에 따르면 보스턴에는 대표적인 실험 공간 '랩센트럴(LabCentral)'이 있다. 이곳은 공용 연구실로 한 달에 4000달러를 내면 사용이 가능하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서 엄청난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 2014년 이래 이곳을 거쳐 탄생한 스타트업만 78개이고 2조원 이상의 펀딩을 유치했다.
 
랩센트럴을 찾아가 성공 비결을 알아봤다는 그는 "랩센트럴은 역동적이었다. 실험 테이블 하나가 곧 한 회사인데 그곳에 모인 창업자들의 전공은 조금씩 다르다. 이들은 각자 실험이 막힐 때마다 옆 테이블을 찾아가 토론하고 도움을 얻는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변호사, 벤처캐피털, 세계 제약회사 관계자들이 수시로 이곳을 드나들며 이들의 연구를 주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랩센트럴이 성공한 데는 센터 주변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있고, 그들이 관심 있는 기술을 자기 쪽으로 끌어와 주는 밸류체인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창업을 하다 보면 부족한 것들이 많은데 다양한 해결책들이 주변에 모여있어 생태계가 생성되고 있다. 대전은 이런 시스템을 깊게 들여다봐야 하고 그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대전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대전시는 랩센트럴과 유사한 센터를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KAIST와 충남대 사이 부지가 후보지로 꼽히고 있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센터의 일부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는 창업 동기에 대해서는 대전시와 함께 고민 중인 기업가정신 프로그램 '부트캠프'를 소개했다. 부트캠프는 내년 5~6월부터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며, 보스턴 현지에서 다양한 창업사례와 성공사례들을 목격할 계획이다.
 
그는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창업을 어렵고 불편해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창업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과학자가 창업했을 때 필요한 일들과 역량 등 기본적 툴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보스턴에도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많다. 캠프의 자세한 내용과 참여할 사람 등 큰 커리큘럼을 개발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MIT의 '랭거 교수 연구실'과 같은 특별한 사례도 과학자들이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 실험실에서 발표한 1000여개 특허와 1200여개 논문을 통해 250여개 의약·화학·바이오 회사가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이오산업은 초기 단계지만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만큼 실험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보스턴을 정말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연구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 대전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보스턴 놀라운 사례, 대덕 바이오 관계자들 공감 
 
대전 바이오기업 대표 중 일부는 대덕이 가진 장점을 살리면 보스턴처럼 도시가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대전의 환경은 보스턴과 비슷하다"며 "대전에도 연구소와 대학에서 나온 기술을 토대로 연구 중심 바이오 벤처들이 생기고 있다. 여기서 바이오클러스터가 성장하면 수도권에 주로 포진된 제약회사들도 대전으로 몰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박 대표는 "과거에는 연구자들이 벤처를 차린다고 과연 산업이 발전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다"며 "바이오 하나로 도시가 변할 수 있다는 놀라운 성공 사례를 보스턴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대전은 상장한 바이오 회사들도 많고 이들이 협력하고 있어서 보스턴 벤치마킹이 이뤄진다면 파급효과가 빠를 것 같다"면서 "랭거 교수처럼 산업화에 주력하는 교수들이 대전에 많이 생겨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보스턴의 바이오클러스터는 종합 과학인 바이오의 특성을 발휘하게 하는 훌륭한 모델"이라며 "이 시스템을 국내에 잘 정착시키려면, 자유롭고 편하게 소통하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성 교수의 세미나에는 대전 바이오기업 대표, 연구자, 대학원생 등이 참석했다. <사진=한효정 기자>김종성 교수의 세미나에는 대전 바이오기업 대표, 연구자, 대학원생 등이 참석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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