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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세계 시장 향해 간다…3HP 상용화 '잰걸음'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부산대 산학협력단·노루홀딩스 기술협정 조인
박성훈 부산대 교수, "3HP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미래 성장가능성 높아"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친환경 바이오연료나 화학물질 생산이 세계적 이슈다.

미국에너지성은 지난 2004년 바이오매스에서 생산 가능한 고부가가치 플랫폼 화학물질 TOP 12를 발표했다. 이 중 3위를 차지한 화학물질은 '3HP'(3 hyroxypropionic acid).

이 물질은 그 자체로 혹은 여러 화합물로 전환돼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한 중요한 화학물질에 속한다. 다양한 활용 가능성으로 가치를 높게 사고 있지만 아직까지 3HP의 생산은 그 어디에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3HP 상용화를 위한 단계를 밟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대학교 박성훈 교수 연구팀.

부산대 산학협력단은 박 교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차세대 바이오매스연구단(단장 KAIST 장용근)이 마련한 테크 페어(Tech Fair)에서 연구단과 노루홀딩스(회장 한영재)와 3자간 기술협정 조인식을 가졌다. 3HP의 생산과 상업화 추진을 위한 상호 협력을 추진키로 한 것.

박 교수는 "부산대가 개발한 3HP 관련 기술과 핵심 특허를 노루홀딩스에 이전하고 향후 3년간 회사와 함께 공동으로 3HP 상업화 공정을 개발하기로 했다"며 "특히 공동 기술 개발의 목표는 3년 이내에 파일롯트 규모로 3HP를 생산하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3HP는 무엇?…세계시장 규모 10조원 육박

박 교수 연구팀의 실험실에는 균주 보관을 위한 전용 냉동고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장비들이 설치돼 3HP 상용화를 꾸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 중 특정 미생물은 아주 미량의 3HP를 만들어낸다. 3HP를 이용하면 간단한 탈수 반응을 통해 '아크릴산'을 제조할 수 있다. 아크릴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화합물질이다.

3HP나 아크릴은 페인트와 기저귀 생산 원료나 소재로 주로 쓰이며 고분자 피막에서 가교제, 금속의 윤활제, 섬유의 정전기 방지제 등에 이르기까지 용도가 다양하다.

특히 3HP는 아크릴 제품을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다양한 고분자를 합성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계시장 규모만도 약 10조원으로 추정. 지속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교수는 "3HP 자체의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신 3HP로부터 생산될 수 있는 아크릴산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3HP의 세계 시장규모를 예측해 보면 약 10조원에 이른다"며 "우리나라 자동차 연료 시장 규모는 연 100조원으로, 10조원이면 우리나라 연료 시장 10분의 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크릴산이 도료 생산 원료로 쓰인다. 또 기저귀는 흡수력이 좋아야 하는데 아크릴산을 고분자로 만들면 물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경우 Cargill, OPX BIO 등 일부 기업이 3HP의 상업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 중국 등도 학교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3HP를 생물학적으로 생산한 후 아크릴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박 교수는 글리세롤을 원료로 사용해 3HP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글리세롤은 바이오 디젤 생산의 부산물로 값싸게 얻을 수 있다. 바이오 디젤의 원료는 미세조류나 식물의 기름이다. 그는 "본격적인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차세대 바이오매스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하게됐다"며 "3HP는 연구단의 과제 중 제3 핵심과제로 속해있다"고 설명했다. 

3HP 연구는 이미 1, 2단계 5년을 지나 올해부터 3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5년간의 연구를 심화시키고 마무리해야 하는 단계다.

그는 "연구단 전체를 보면 1, 2단계 연구를 통해 미세조류의 기름 축적 성능을 향상시켰고 대량배양, 대량 수확기술을 확보했다"며 "3단계에서는 미세조류로부터 바이오디젤, 3HP, 불포화 지방산과 같은 중요한 연료와 화학물질을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반을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3HP 기술이전·공동연구 진행…상업화 ‘관건’

“몇몇 미생물들은 고유의 대사경로를 통해 자연 상태에서 3HP를 생성할 수 있지만 그 생산량은 극히 미량으로 상업적으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3HP가 고부가가치의 화학물질로 인정을 받으면서도 그동안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그는 "3HP를 상업적 수준으로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3HP를 생성하는 균주의 대사경로를 이해하고 대사공학, 합성미생물학 등을 통해 적절한 유전자 재조합 균주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노루홀딩스도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안양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와 별도로 광교 경기 바이오센터 내에 3HP 연구를 위한 독립 연구소를 구축하고 심증엽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이 3HP에 대한 스케일 업, 분리정제, 아크릴 유도체로의 화학 전환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노루홀딩스와 예전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기업 쪽에서 우리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먼저 연락해 왔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상업화 연구에 합의하게 됐다"며 "기업이 별도의 연구실까지 만드는 것은 기업이 3HP의 상업화 전망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상업화에 최대 쟁점은 'TRY'를 높이는 데 있다. TRY는 Titer(농도), Rate(속도), Yield(수율)이다.

그는 "3HP 만톤을 만드는데 백년이 걸리면 소용없다. 원료 1억톤을 써 1만톤 밖에 생산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여기에 농도가 낮으면 분리 정제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상업생산이 어렵다"며 "TRY를 잘 맞추는 것이 상업화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이미 개발된 균주의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효소의 활성과 안정성, 균주 자체의 안정성 등을 더욱 높이고, 조효소로 사용되는 비타민B12와 NAD의 생합성과 재생 효율도 높여야 한다.

이어 그는 "값싼 상업용 배지를 개발해야 한다. 또 발효 생산된 3HP를 분리정제하고 아크릴산으로 전환시키는 공정이 개발돼야 한다"며 "여기에 전체 공정의 통합, 스케일 업, 면밀한 경제성 분석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물공학 연구자, "3HP가 국내 산업 바이오 분야의 성공 사례되길"

부산대 산학협력단은 한국 학생들은 물론 베트남·인도·러시아 등 6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함께 연구하는 글로벌 연구단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한 가지 주제를 10년 이상 연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훌륭한 연구진과 함께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더 없는 행운입니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번 연구가 좋은 결실로 마무리 되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박 교수는 인터뷰를 하며 "행복하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10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텐데 이 또한 행복한 과정이었다 말한다.

그는 "산업 바이오 분야에서 원천 기술로부터 시작해 상업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은 긴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의 연구비 지원, 여러 동료 연구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차세대 바이오매스 연구단의 연구비 지원에 감사하고, 여러 동료 교수들 특히 합성생물학 전문가인 정규열 포항공대 교수, 효소공학 전문가인 유태현 아주대 교수, 단백질 결정 및 구조해석 전문가인 김경진 경북대 교수 등과 실험실에서 동고동락하는 포스닥, 대학원생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멀지 않은 장래에 경제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연구자로서 큰 행운이 깃든 박 교수의 행보에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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