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가스를 감지하는 센서와 센서를 재사용하게 해주는 히터 모두에 그래핀 소자를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는 그래핀을 이용해 고성능 가스센서-히터 융합소자 제작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1저자인 최홍규·최진식 박사를 비롯해 교신저자로는 유영준 박사, 최춘기 센터장 등이 참가했고,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교수, 최성율 KAIST 교수, 김기출 목원대 교수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필심의 재료인 흑연 한 개 층을 말하는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벌집모양으로 배열된 얇은 막 형태의 나노소재로 두께(0.3nm·나노미터)가 얇고 전도성, 투과도, 유연성이 뛰어나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가스센서에는 이 그래핀이 적용 돼 기존 실리콘 등과 같은 반도체 박막 소자에 비해 투명성, 유연성 등이 훨씬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투명성과 유연성이 필요한 창문이나 자동차의 앞 유리창, 유해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실험용 보안경 등에 가스센서를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가스센서는 가스분자가 그래핀 표면에 붙었을 때 센서의 저항 변화를 통해 가스의 유무를 측정할 수 있다. 이후 센서의 재사용을 위해서는 센서 표면에 붙어 있는 가스 분자를 떼어내는 '초기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에는 별도의 금속성 히터를 외부에 장착해 가스를 떼어냈고, 이 금속성 히터는 유연성이 떨어지고 부피가 커 투명 센서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가스센서 뿐만 아니라 히터에도 그래핀을 접목시켜 센서를 초기화 하는 과정에서도 투명하고 휘는 장점을 유지시켰다.

최춘기 센터장은 "이번 연구의 성공으로 그래핀을 이용한 투명·유연한 고성능 가스 분자 센서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발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센서-히터의 우수성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유영준 박사는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스마트 윈도우에 접목될 다양한 기능 가운데 고성능 가스 분자 센서 기능을 원하는 위치와 크기, 그리고 디자인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정부출연금사업인 'ETRI 창의연구실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학술지 '스몰(Small)'지 온라인 판 17일자 뒷면 표지 커버에 선정됐다.

ETRI는 미주기술확산센터를 통해 해외 마케팅을 추진하는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선택형 가스 분자 센서로 확장해 관련업체, 자동차 제조사, 환경관련 업체 등으로 기술 사업화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