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기술 기반 연구 활발…융합연구로 이어져
바이오메디컬 기술 등…단기·장기 계획 모두 준비해야

3D프린팅 기술은 제조혁신으로 불린다. 기존 대량 제조방식으로 할 수 없던 맞춤형 소품종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향이나 기호에 맞게 제품이 제작 가능해졌고, 산업부분에서도 소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부품을 보다 손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3D 프린터는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정의내릴 정도로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들도 3D프린팅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하지만 관련 기술 연구는 90년대에도 있었다. 김완두 한국 기계연구원 박사는 "기계연은 90년대 후반 '쾌속금속조형 장비'라는 이름으로 KIST와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며 "최근 3D 프린팅 기술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은 관련 특허들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LS(선택적 레이저 소결 조형·분말을 레이저로 녹여 적층시키는 프린터), SLA(광경화성 수지 적층 조형·빛을 받으면 고체로 변하는 광경화성 수지에 빔을 쏴 필요한 부분을 고체화 시키는 방식) 등 핵심 기술들의 특허가 공개되면서 관련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출연연, 특성화 기술 연구 활발…융합연구로 자연스레 이어져

최근 각 출연연은 3D 프린팅 관련 연구과제 수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3D Printing Lab을 구성하고 체계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나노연구를 비롯해 광기능소재, 스마트브릭, 입체 교재 제작 등 교육관련 기술, 전통문화재 보호를 위한 기술 등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각 출연연에서 진행하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 현황.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각 출연연에서 진행하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 현황.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15년전 이미 관련 연구를 시작했던 기계연은 3D 바이오프린팅, 금속 프린팅, 초정밀 제어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무선·통신·전자 소재 개발을 중심으로 ICT기술을 응용·접목해 연구하고 있다. 관련 SW개발도 동시에 연구 중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감성소자를 응용한 패키징 디자인과 3D 마이크로 레이저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구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촉각 감성소자를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재료연구소는 금속·세라믹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제조혁신센터를 설립해 관련 통합인프라를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했다. 나로호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3D 프린터를 이용해 항공우주체 부품 제작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개별 연구처럼 보이지만 3D 프린팅 기술은 출연연의 융합연구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김완두 박사는 "3D 프린팅 기술은 출연연 융합 연구의 가장 큰 축이 될 것"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에게 이식하기 위한 피부재료를 개발하는 바이오프린팅 기획연구는 기계연과 KIST, 생명연, 안전성평가연구소 등이 참가했다. 3D프린팅을 위한 소재연구는 생명연과 KIST가, 장비공정 연구는 기계연이, 안전성평가연구원은 유효성 평가를 연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추가로 관련 SW나 어플리케이션 연구도 함께 기획되면 하나의 큰 연구가 완성되는 것이다.

출연연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와 함께 융합연구가 기획되고 진행되는 것이 출연연 3D 프린팅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이다.

김완두 박사는 "융합연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은 3D프린팅 기술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라며 "국가연구기관인 출연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단기·장기 계획 모두 세워야…차별화된 기술 개발 필요

헬스케어 산업과 연계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바이오프린팅 분야는 장기적으로 사람의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장기를 3D프린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미 의료계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연연 3D 프린팅 융합 기회 연구 사례.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출연연 3D 프린팅 융합 기회 연구 사례.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도 없는 것은 아니다. 기계연은 인공 장기 제작과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 외에도 단기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인체모형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인체와 같은 물성을 가진 모형을 만들어 수술시뮬레이션이나 실험에 사용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은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단기적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공존하고 있다. 김완두 박사는 "3D 프린팅 기술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기술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각 출연연의 연구에 맞는 장기·단기 계획수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프린팅과 함께 최근 연구가 활발한 금속·세라믹 분야 연구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희숙 재료연구소 박사는 "지금까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실질적으로 산업적인 부분에서 눈에 보이는 소재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D 프린팅 기술에 있어 소재 연구는 아직 선구자가 없고 시장도 블루오션에 가깝다"며 "다양한 소재의 융합연구도 함께 진행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D프린팅 기술이 활용에만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 지원이나 활용에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련 기술이나 장비 개발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 등 활용에 대한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3D 프린팅 산업을 위한 소재 개발이나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며 "각 출연연이 서로의 연구를 보완할 수 있는 융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