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주축, 충청권 교육기부 지역센터 사업 개시
네트워크·컨설팅 주력…노하우 쌓여 큰 결실 기대

"교육기부 동아리는 KAIST 내에도 많이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잘 몰라서 기회조차 가질 수 없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KAIST 문지캠퍼스에서 만난 장능인 대표는 교육기부사업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보다 체계적인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교육기부 노하우 펼칠 기회 마련…네트워크 구성에 초점

6년전 미담장학회를 시작으로 교육기부사업에 뛰어든 그는 지난 7월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충청권 교육기부 지역센터 운영사업을 시작하며 교육기부를 위한 체계적인 기틀을 마련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능인 미담장학회 대표. 그는 지역기부센터 사업도 새롭게 시작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이해곤 기자>
장능인 미담장학회 대표. 그는 지역기부센터 사업도 새롭게 시작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이해곤 기자>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역 교육기부의 활성화를 위해 5월 사업 공모를 냈고, 장능인 대표를 비롯해 뜻이 같은 친구들이 모여 이에 지원했다. 5: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KAIST 교육기부센터가 선정된 것은 그동안 다져왔던 노하우가 큰 작용을 했다.

"이번 공모에 지역기반 대학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모두 나름의 특성과 능력들이 뛰어났지만 저희가 뽑힌건 장기간 쌓아온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사업을 같이 진행하는 동료들은 대부분 장 대표와 함께 미담장학회를 운영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경북대에서 미담장학회 활동을 한 뒤 현재 충북대에서 교육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은진 본부장을 비롯해 금오공대에서 미담장학회를 시작한 황성호 사무총장까지 모두 장 대표와 교육기부사업을 진행하며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뭉쳐 진행하는 이번 지역교육기부센터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교육기부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 대표는 "교육기부를 원하는 학교, 기업, 단체 등이 체계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이 교육기부센터의 주 업무"라고 소개하며 "현재 여러 기관들과 업무 협약 등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은진 교육기부센터 본부장. 미담장학회부터 함께 했던 그녀를 비롯해 구성원 대부분이 교육기부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다. <사진=이해곤 기자>
이은진 교육기부센터 본부장. 미담장학회부터 함께 했던 그녀를 비롯해 구성원 대부분이 교육기부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다. <사진=이해곤 기자>

사실 기관이나 기업들이 교육기부포털 등을 통해 직접 기부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 KAIST 교육기부센터는 교육기부가 필요한 곳과 이런 단체들을 연결짓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은진 본부장은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한편 이들이 체계적으로 교육기부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업무도 교육기부센터가 담당한다"며 "문화와 예술, 진로 탐색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은 후발 교육 봉사단체들을 위한 초석이 된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잘 닦여져 있으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쉽고 이후 관심있는 봉사단체나 기관은 이를 활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것이 미담장학회였다면 이제 KAIST교육기부센터는 교육기부에 대한 틀을 잡아가고 있다.

◆ 교육기부를 통한 교육의 다양성 확보…선순환 고리 만들어 갈 것

"우리나라의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선호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는 교육 방식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KAIST교육기부센터 사무실은 조촐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갈 교육기부에 대한 꿈은 결코 작지 않다. <사진=이해곤 기자>
KAIST교육기부센터 사무실은 조촐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갈 교육기부에 대한 꿈은 결코 작지 않다. <사진=이해곤 기자>

장 대표는 교육기부가 획일화된 공교육과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사교육 사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교육기부가 꼭 필요하다"며 "이런 교육기부가 중요한 것은 다양한 교육을 위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몇 년 전 서울 국제고에 다니던 한 학생은 가세가 기울면서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이자 교육기부 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KAIST의 한 교수가 이 학생을 후원해주며 무사히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후 이 학생은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돕는 재능기부를 주체적으로 시작했다.

황성호 사무총장은 "교육에 대한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과 지역, 대도시와 소도시의 교육기회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교육기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될 KAIST교육기부센터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직접 교육기부에 뛰어들고 싶거나 보다 체계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면 이 곳의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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