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회 정광화 회장..."여성 역량 강화"

"여성도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여성과학기술인 네트워크 강화와 연구역량이 뛰어난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정광화 회장는 올해를 여성과학기술인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 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여성과학기술인회장직을 맡아온 정 회장은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 그만큼 의욕적으로 여성과기인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정회장은 다양한 학문활동과 여성과학기술인의 지위향상 및 권익신장 등에 관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는 지난 93년 설립된 이래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과학기술인의 대변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결실을 맺어 왔다. 특히 지난해말 '여성과학기술인력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은 여성과학기술인회가 일궈진 값진 열매중의 하나다. 이런 활동 때문에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여성과학기술인 맨파워 증대와 권익향상에 커다란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정부의 각종 여성과학자 우대 정책으로 예전보다 확연히 여성 과학기술인에 기회가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해 나가는가가 더욱 중요하죠." 정 회장은 이 부분에 있어 여성과학기술인 개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도 든든한 서포터 기능을 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인으로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소규모 그룹별 학술모임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인은 연구를 통해 평가를 받는 직업인지라 무엇보다 각자의 연구분야에서 최고의 연구성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각 연구분야별 소규모 학술모임을 통해 연구적 토대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또한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복지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밤낮없이 연구해야 할 때가 많은 연구원 특성상 연구단지 내에 24시간 운영되는 보육시설 설치를 통해 여성과학기술인의 가사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뜻이다. "저도 딸 두명이 있는데 제대로 엄마 역할을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죠. 젊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연구도 열심히 하고 여느 엄마들처럼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지요."

정 회장은 여성과학기술인이 과학기술정책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피력했다.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에 무관한 대접을 받아온 우리나라 현실상 여성과학기술인처럼 고급인력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아직까지 여성과학기술인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비하기 때문에 대한여성과기인회가 중심이 돼 '테크노그라트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단지 연구 잘 하는 여성과학기술인에서 벗어나 리더십과 조직력을 갖춘 여성과학기술인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살고 여성과학기술인의 입지도 향상될 수 있죠." 정 회장은 여성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추진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11월에는 여성과학기술자 국제학술대회(가칭)를 개최함으로써 여성과학기술인의 학문적 성과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행사는 국내외 여성과학기술인이 참여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학제간 연구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개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 행사를 'Bien(프랑스어로 '좋다'는 뜻)'로 표현했다. 즉 BT· IT· ET· NT 등의 이니셜의 조합이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생각해 만들어 낸 것인데, 어떠냐'며 흐뭇한 표정과 함께 이번 행사에 대한 강한애착을 표시했다. 정 회장은 현재 1만6천여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의 DB 확충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6천명의 여성과학기술인 DB가 구축돼 있으나 더욱 보강해 명실상부한 여성과학기술인 DB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그녀는 최근 과학계의 뜨거운 감자인 '과학특구'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과학기술특구 지정과 함께 국제과학기술도시로 조성돼야합니다. 이를 위해 외국기업 연구소 유치와 외국인 학생, 과학자 등이 대덕에 와서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 회장은 대덕밸리가 세계적인 과학기술중심지로 거듭나는 가운데 많은 여성과학기술인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