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처음에는 서양에서 배척당했지만 결국 식탁 풍요롭게 만들어"
외부인사 출신 곱지않은 시선 의식한듯…"사랑받는 KINS 만들겠다"

KINS는 2일 제10대 김무환 원장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KINS는 2일 제10대 김무환 원장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신임원장이 취임식에서 '레몬론'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신임원장은 지난 2일 오전 본원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여러분은 25년 간 대학에 몸담고 있던 제가 KINS에 오게 되어 적잖이 놀랐을 것"이라며 "인도가 원산지인 레몬이 서양에 처음 소개됐을 때 오렌지보다 쓰고 신맛이 강한 쓸모없는 과일이라고 배척했듯이 저를 거부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러나 레몬이 오렌지의 대체작물이 아니라 향신과 감미료로 식탁에서 같이 어울려 더욱 풍요로운 식탁을 만들 듯, 저도 여러분과 같이 보다 명예롭고 사랑받는 KINS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에서 온 이질적인 레몬을 사람들이 처음에는 배척했지만, 결국 레몬의 진가를 알아보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과일이 된 것 처럼 본인도 그런 원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피력한 것이다.

김 원장의 이러한 '레몬론'은 외부인사로 KINS 원장에 부임한데 따른 기관 안팎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임 원장의 중도하차와 이번 원장 공모과정에서 불거졌던 '내정설' 등으로 본인의 원장 취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KINS의 미션과 비전을 달성해 세계 최고수준의 원자력안전규제 기관으로 만들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바탕으로 한 KINS 조직문화 창조 ▲경영효율화를 통한 내실경영과 자율·책임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KINS 본연의 임무 주력 등의 경영방침을 본인의 표현대로 "엄숙하게" 약속했다.

김 원장은 "원자력과 방사선에 관한한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다. KINS의 미션과 비전을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안전규제 기관으로 만들겠다"며 "구성원과 기관 모두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전문적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김 원장의 약속과 비전이 그의 임기동안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KINS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한 개 부서급 기관으로 위상이 전락하면서 기관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KINS 정체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부임 이전부터 이런저런 소문에 휩싸였던 김 원장이 원자력안전위로부터 기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얼마나 '보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기관 안팎에서는 "원장이 누가 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관이 어떤 정체성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오든 소신을 갖고 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이날 취임식과 함께 집무에 들어간 김 원장은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포스텍 기계공학과에서 27년간 교수로 재직했으며 원자력 열수력 및 안전, 원자력발전소 중대사고 현상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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