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첫 기자간담회…"실리콘밸리-대전시 자매결연 추진"
"모바일하버·OLEV 별도지원 없다…테뉴어제는 더욱 강화"

"KAIST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여러 정부기관들, 대덕연구단지의 출연단체들, 그리고 다른 대학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기초 및 복합응용연구의 토양을 공고히 하고, 새 일자리와 미래경제 창출을 위한 인재양성에 남 다른 각오로 임해야한다."

취임 50일을 맞은 강성모 KAIST 총장의 일성이다. 강성모 총장은 17일 교내 영빈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시대, 우리나라가 더 크게 국제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중심대학 KAIST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지난 2월 26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업무를 시작한 강 총장은 이날 처음으로 기자들과 공식 만남의 자리를 마련, 앞으로의 학교 운영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50일간 학내 소통의 결과와 앞으로 KAIST 운영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강 총장은 KAIST 중심으로 한 창업특구 건설을 언급하며 "창업특구의 가장 큰 핵심은 인적자원으로 특히 새로운 창업은 교수들도 중요하지만 학생들도 중요하다. KAIST 내의 학풍을 도전적인 일을 두려움 없이 용기 있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추진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제는 벽을 허무는 것으로 학교와 연구원 등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 총장은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하며 Oxford, UC Irvine, SUNY at Binghampton 등의 대학들과 MOU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17일 아침 대전시 관계자에게 실리콘밸리와 대전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협력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전시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KAIST뿐 아니라 대덕, 대전의 구성원들과도 문화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갈 뜻을 밝혔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강 총장은 "서남표 총장이 추진했던 교수 테뉴어 심사와 영어 교육 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취지는 공감한다"며 "다만 영어수업은 구성원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는만큼 강제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교수와 학생들이 시간을 갖고 준비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모바일 하버와 전기자동차 등 전임 총장이 중점 추진했던 사업과 관련해 "논란은 있었지만 서 총장은 큰일을 하셨다. 재정적으로도 많은 자금들이 펀딩됐다. 발명특허도 많고 모바일하버의 크레인 등 데모도 했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의 일은 연구진이 계속 연구자금을 끌어서 할 수 있다면 크게 환영하지만 KAIST 자체 부담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수익성, 경제성은 학교가 아닌 기업에서 판단하는 게 맞다. 더 좋은 연구가 추진되길 바라고 사업이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내부소통 50일, "KAIST핵심가치제정위서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핵심가치 만들 터!"

▲강 총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50일간 학내 구성원 과 진행한 소통의 내용을 밝혔다. ⓒ2013 HelloDD.com
"구성원과 만나면서 느낀 점은 KAIST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구성원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면 KAIST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강 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후 50일간 주력해온 내부소통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소통을 통해 알게 된 4가지 중점 사안을 소개했다.

그는 먼저 "취임 후 학생, 교수 그리고 직원들과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각 대학과 행정부서를 찾아가 업무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경청하면서 우리 KAIST인들이 앞으로 공유해야 할 철학과 비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KAIST 내부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통의 핵심은 상대방을 고려해 수평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것으로 솔직하고 진지한 수평관계는 신뢰를 낳을 것이고, 신뢰는 소통을 강화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두 번째는 KAIST의 세계적인 위상에 맞게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고 추구하는 학풍과 핵심가치를 갖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 총장은 4월 중 교수, 직원, 학생은 물론 졸업생, 학부모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KAIST 핵심가치 제정위원회'를 구성해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원칙과 문화를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비전은 결코 추상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신뢰하는 원칙이 만들어지고, 이를 함께 추구하는 문화가 형성될 때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다 것이 강 총장의 생각이다.

강 총장은 "세 번째로 기존의 제도와 정책을 크게 바꾸기를 원하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개선할 점들은 과감히 신속하게 개선할 것임"을 단호히 했다. 다만 제도와 정책적 변경은 구성원과의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신중을 기해 지속성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사례는 많다"며 "KAIST는 대덕특구의 여러 연구소들과 융합연구 협력을 통해 끊임없이 더 많은 지식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KAIST는 대덕특구를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특구로 만드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일 뜻임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덕특구기자단을 비롯해 대전주재 기자 등이 대거 참석, KAIST의 발전을 위한 강 총장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13 HelloDD.com
다음은 강 총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전 전임 서남표 총장과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 -2월 24일 아침 서울에서 서 총장과 조찬을 했다. 두 세 시간 동안 충실하게 대화하며 서 총장님이 하신 훌륭한 일들에 대해 감사드리는 말을 했고 그동안의 업무상 애로사항을 비롯해 사적으로는 공관사용 등에 대한 여러 조언을 들었다.

▲서 총장이 말한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사실 KAIST가 성장통을 많이 겪었다. 논란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들었다. 큰 방향을 추구하다 보니 소통문제 등 KAIST 내부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문제를 구성원들과 풀지 못한 것에 대한 애석한 점을 말씀했다.

▲취임 후 소통을 강조하셨는데. -소통은 힘든 일이다. 소통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서실에 정보의 필터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누차 말했다. 들은 대로 정확히 보고해달라고만 주문했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서번트 리더십이다. 리더가 되려면 따라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지조를 갖고 있다. 파를 나누는 것은 적절치 않은 표현인 것 같다. 서총장파, 반대파 이런 것은 생각 안한다. KAIST의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세계를 위해 큰일만 생각할 것이다.

▲KAIST 중심으로 창업특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그림이 있나? -창업특구의 가장 큰 핵심은 인적자원이다. 문제는 벽을 허무는 것이다. 학교와 연구원 등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문화적 요소가 중요하다. 아침에 대전시하고도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미국에 다녀오면서 생각한 실리콘밸리와 대전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협력하는 것을 제안했다. 대전시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면으로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창업은 교수들도 중요하지만 학생들도 중요하다. KAIST 내의 학풍을 도전적인 일을 두려움 없이 용기 있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추진하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도와줄 것이다.

▲창조경제를 위한 대학 운영방안은? -창조경제면에서 KAIST 졸업생 중에서 성공한 창업인재가 많다. 앞으로 그런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이 일심동체가 되서 많이 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현오석 부총리가 방문했을 때 소개된 김성진 대표 등의 건의 사랑도 들었다. 예를 들면, 휴학학생들도 학교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 기업 홍보를 학교에서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이 것은 부총장단과 산학협력단장과 협의해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서남표 총장은 모바일하버와 OLEV(무선전기자동차) 사업을 역점 추진했다. 이 사업은 계속되는가? -논란은 있었지만 서 총장은 큰일을 하셨다. 재정적으로도 많은 자금들이 펀딩됐다. 발명특허도 많고 모바일하버의 크레인 등 데모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은 연구진이 계속 연구자금을 끌어서 할 수 있다면 크게 환영한다. 그렇지 못해 KAIST에서 자체 부담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연구가 추진되길 바라고 사업이 진전되기를 바란다. 사업진전은 기업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수익성, 경제성 등에 대한 평가는 학교가 아닌 기업에서 하는 게 맞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창조경제 또는 KAIST 역할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는지? -최 장관이 내정자로 발표된 날 짧게 얘기를 나눴다. 최 장관과는 창조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경영과 과학기술이 같이 협력해서 일을 해야 새로운 일들이 많이 창출된다는 의견을 나눴다.

▲취임 50일 동안 소통을 많이 했는데 학생들이 가장 큰 요구는 무엇인가? 제도적 개선 방안이 있다면? -학생들이 여러 의견이 있는데 원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교에 좋은 정책을 세우는데 참여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학교가 지속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은 핵심가치관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만든 것이 ‘핵심가치제정위원회’다. 이 위원회에는 학생, 교수, 직원, 학부모, 졸업생 등 모든 구성원들이 다 참여한다. 자문위원단도 구성됐다. 위원회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KAIST의 앞날을 크게 내다볼 수 있는 핵심가치관을 정립하고 이것에 준거해 많은 일을 추진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핵심가치관 위원회에서 어떤 제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인가? -핵심가치제정위원회에서 행정효율화, 인성, 창의 교육, 국제적 영어교육 등의 플랜 등을 세울 예정이다. 핵심가치는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KAIST가 핵심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훌륭한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KAIST 커뮤니티를 끌고 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임 총장이 추진했던 개혁 중에 가장 논란이 많았던 테뉴어, 영어강의는 어떻게 이어 받을 것인가? -서 총장이 추진했던 훌륭한 일이다. 테뉴어 심사를 엄격하게 수준 있게 한 것은 KAIST 교수들도 찬성을 했고 지지하고 있다. 앞으로 테뉴어를 더 강하게 할 수는 있으나 후퇴하지는 않고 더 질을 높여가면서 추진할 계획이다. 영어교육도 원칙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의견을 말씀하는 교수들도 많다. 학생들도 영어를 못해서 죄인 같다는 학생들도 있다. 올해도 신입생의 3분의 1 정도가 영어수업 준비가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 너무 강제적으로 하면 큰 문제가 있다. 앞으로 점차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길러주기 위한 학사제도 개선안이 있나? -학사제도 개선 관련해서는 박규호 교학부총장이 주관해서 위원회를 마련했다. 일단 KAIST가 학생을 받았으면 그 학생이 KAIST에서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KAIST 학생에 대한 책임이 있다. 가령 학생이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면 대폭 지원해 영어 강의를 잘 들을 수 있게 해야 하고, 로봇틱스를 잘하면 이 부분에 대한 지원해야 한다. 학생들 하나하나가 국가적인 재원이다. 그 재원을 낭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KAIST에서는 질적인 면을 높이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힘든 일을 하다보면 넘어질 수도 있지만 칠전팔기 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려해서 큰일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KAIST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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