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임명·취임식 "추격형에서 선도형 경제로" 취임 일성
"출연연 칸막이 낮추겠다"…윤종록 차관·오세정 원장 강연

최문기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식으로 임명됐다. 장관 내정 35일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최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윤진숙 해수부 장관 후보자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등 3명도 이날 함께 임명됐다.

박근혜 정부는 이로써 출범 52일만에 완전한 제모습을 갖추게 됐다. 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첫 국무회의는 23일쯤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권은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최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했지만 현행 인사청문회법상의 절차에 따른 적법한 임명으로 문제의 소지가 없다.

청문회법은 국회가 기한 내에 인사청문을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이 청문경과보고서 재요청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장관 임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15일 국회에 최 장관 등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요청한 바 있다.

◆"과학기술과 ICT로 생산성·고용 높여야 한다"

▲최 장관은 취임일성으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창조경제를 실현하자"고 밝혔다. <사진=미래과학부 제공> ⓒ2013 HelloDD.com

최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오후 2시30분 과천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최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혁신적인 경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성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생산성 향상과 고용창출이 이뤄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고 초대 미래과학부 장관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미 우리 역사 속에서 세종대왕이 집현전을 설치해 젊은 학자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훈민정음과 측우기 등 창조물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했다"며 창조경제가 결코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과 ICT 기술역량 고도화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에 기초한 융합 활성화로 새로운 성장기회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또한 부처 간 협력과 민관 공동노력으로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민 모두가 정보통신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는 정보통신 최강국 건설, 우편사업의 내실 있는 성장과 금융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실현 목표로 꼽았다.

특히 부내 융합과 함께 과학기술과 ICT 관련 유관 기관간의 상호협력을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출연연들이 칸막이를 걷어 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려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미래과학부 직원 및 소속기관장 등 8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창조경제 비전 공유를 위해 윤종록 제2차관과 오세정 IBS 원장이 각각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경영 창조경제'와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과학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윤종록 제2차관과 오세정 원장.  ⓒ2013 HelloDD.com

윤 차관은 최근 정재계의 '이스라엘' 공부열기에 불을 지핀 장본인답게 자원빈국 이스라엘의 경제성공 비결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자원이 없는 한국 역시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지식창업경제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경제에서 창조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기 위해 라이프 주기를 감안한 창업정책과 융합기술, 중소기업 원스톱기술서비스, 상상력의 지식재산화, 대중소기업간 산업인력 육성 생태계 조성 등의 정책과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원장은 80년대 20%에서 2000년대 40%로 지속적으로 증가 중인 연구개발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제시하고 창조경제를 위해 양극단 연구 등 정부 R&D의 새로운 투자방향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창조경제 실현에 대해 과학기술계 현장에서 느끼는 막중한 사명의식을 전하고 산업화 시대의 선배 과학기술인처럼 노력과 헌신할 자세가 돼 있다며 본격 출범한 미래과학부가 한국 과학기술의 등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어렵게 첫발 뗀 미래과학부…해결과제 산적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는 최문기 장관. 이날 취임식에서는 창조경제 비전 공유를 위해 오세정 원장과 윤종록 차관이 미래과학부 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사진=미래과학부 제공>  ⓒ2013 HelloDD.com
미래과학부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를 책임지게 될 핵심부처로 신설 당시부터 초대 수장이 누가 될지가 큰 관심사였다. 안팎의 기대가 큰 만큼 최 장관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국회 인사청문회과정에서 제기된 자질논란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당장에 두 달 가까이 표류했던 업무 공백부터 추스려야 한다. 여러 부처에서 이관받은 방대한 업무의 부처내 칸막이를 걷어내고 800여 명의 직원과 39개 산하기관을 거느린 공룡조직의 내부결속을 다지는 일도 시급을 요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정부의 성패가 달린 '창조경제'의 첫발을 떼는 것이다.

부처 핵심기능인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신성장 산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덕특구를 주요 근거지로 연구개발과 산업이 접목된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숙제다.

특히 산업간 융합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해야 하는 만큼 방통위, 산자부, 문광부, 교육부 등 업무범위가 겹쳐 있는 타 정부부처들과의 협력과 소통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식 일정을 마친 최 장관은 곧바로 다음날인 18일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에 들어갔다. 19일에는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을 통합해 치러지는 '한마음대회' 행사를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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