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부치 日문부성 과기보좌관 "경쟁력의 원천은 인재"
'한국 글로벌인재육성력-초경쟁사회의 진실' 발간 화제

"한국기업의 경쟁력 '원천'은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시야와 글로벌적 가치관을 가진 인재들이 대기업에 취직해 다양한 활약을 하는 것이죠. 반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해외보다 국내에 관심이 있고, 대학교수나 대기업 간부들 역시 내향적입니다. 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도 인재가 필요합니다. 일본도 한국과 같이 지식인을 키우는 인재육성 정책 시스템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한국 대기업들이 일본의 굴지기업을 제치고 고(高)성장함에 따라 일본이 바짝 긴장하며 한국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리먼쇼크 이후 삼성붐이라고 할 정도로 다수의 일본경제월간지는 한국기업특집을 쏟아냈고, 한국이 어떻게 소니와 파나소닉 등을 추월했는지를 분석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업계관계자들은 한국대기업 CEO나 개도국 시장 집중 마케팅 전략, 혁신 신경영 등에 주목했다. 그 가운데 이와부치 히데키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 보좌관(전 초대 과학관)은 한국 기업경쟁력이 '인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우수한 인재들의 해외지향적인 시각과 아이디어가 대기업 성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최근 일본에서 '한국의 글로벌인재육성력-초경쟁사회의 진실'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그동안 경영자에만 주목해 왔던 것에서 탈피한 신선한 내용이라는 평가다

. 업무차 한국에 왔다가 20일 일본으로 돌아가는 이와부치 보좌관을 출국 하루전인 19일 오후 만났다.

◆ 일본, 너무 스펙 안 따져 큰일?

"한국 대기업들은 신입직원을 뽑을 때 스펙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성격'정도만 이야기하고 있어 영어나 자격증 등 공부를 거의 하지 않죠."

이와부치 보좌관은 2007년부터 3년간 한국의 일본 대사관에서 초대 과학관을 지냈다. 한국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대학생들에게 '스펙 쌓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왜 스펙을 쌓는지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대기업취업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책을 쓰기위해 지난해 다시 한국을 찾은 그. 인터뷰에서 여전히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인의 스펙 쌓기가 치열한 경쟁을 부축이지만 이 같은 현상 때문에 학생들이 우수한 실력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그는 "문부성 보좌관과 동시에 큐슈대학생-부산대학생 교류를 담당중이다. 2주간 일본에서 100여명의 학생이 교류하는데 부산대 학생들이 일본 학생들보다 영어능력, 능동적인 참여의식, 대외적 커뮤니케이션 등이 우수하다고 느껴졌다"며 "인턴을 통한 프레젠테이션 능력향상, 대기업 취업을 위한 영어공부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대기업은 한국과 달리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신입채용 시에도 강하게 스펙을 요구하기보다 '유연한 성격이면 좋겠다'는 정도로 이야기 하니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도 새로운 것을 개발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새로운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일본 기업들도 고도인재발굴을 위해 다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일 유학파 비율? 韓 80% vs 日10%…'글로벌 지향적 교육 힘들어' 

이와부치 보자관이 일본에서 발간한 '한국의 글로벌 인재유성력'
이와부치 보자관이 일본에서 발간한 '한국의 글로벌 인재유성력'
이와부치 보좌관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한 고도인재들이 대기업, 대학 등에 포함돼 한국의 경제성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삼성전자의 간부 50%가 대학원 졸업자, 25%가 해외 유학경험자, 25%가 박사학위자다. 또 고려대 이공계 교수 이력에서도 80%이상이 해외 박사학위 취득을 하고 있다"면서 "반면 일본기업의 간부들은 해외유학파가 그리 많지 않다.

또 도쿄대의 경우도 해외유학파는 10%정도로, 도쿄대 석박사를 마치고 바로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내부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보니 글로벌 지향을 가질 수 없고 가르칠 수도 없다. 일본도 한국과 같이 국제적인 인재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본 기업이 해외스펙을 강조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일본 기업의 수출의존도가 20~30%가량으로 낮기 때문에 국내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60%가량이지만 일본은 20~30%로 국내 판매량이 훨씬 많아 국내에 더욱 집중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국가 성장과 기업성장을 위해 고도인재가 필요한 만큼 일본에서도 글로벌 인재를 통해 성장해 나가야한다.

새로운 글로벌 인재육성 정책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 한국과 지금의 한국, 그리고 한국기업은 많이 달라졌다. 한국 기업의 잘못된 부분을 짚기 보다 좋은 부분을 공부해 벤치마킹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사다 마오 선수와 김연아 선수가 서로 의식하며 경쟁해 세계 1~2위를 다퉜듯 한일의 경제성장도 그들과 같이 경쟁하면서 세계 상위권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와부치 보좌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국민 행복과 창조경제가 과학기술과 어떠한 연계성을 갖고 정책으로 구현될지 분석해 책을 쓰고자 한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의 기업이나 문화, 예술, 예능 관련 책은 많으나 인재와 교육과학기술분야는 별로 없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창조경제 정책이 미래부 출범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분석해 집필하고자 한다.

  일본의 한국 분석법과 책 번역에 관심있다면 연락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과학기술을 강조해 새로운 부처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아베총리도 새로운 성장전략, 경제성장 핵심에 과학기술을 두려고 한다. 즉 과학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 상태"라며 "경제정책을 과학기술과 연계시키는 노력이 아베정권의 중심적 국정핵심과제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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