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⑭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답있는 연구해야…지적재산권 중심 R&D전략 필요"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는 단순히 흥미 위주를 떠나 그 연구과제가 답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적재산권 중심으로 치밀한 연구개발 전략을 가져야만 한다.

"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은 "열린 경영시스템과 소통을 바탕으로 연구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수월성의 연구 성과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11년 8월 취임한 후 1년 6개월 동안 열린 경영시스템 구축과 소통의 문화 정착,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던 그다.

최 원장은 "이제는 연구원의 취약한 부분에 대한 보강과 함께 우수연구 성과 창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한의학연은 미래 의료 메가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한 중장기 연구 방향을 설정했다. 맞춤의학, 예방의학, 노인의학, 식품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암, 당뇨합병증, 알츠하이머질환, 대사성 질환, 각종 알러지 질환, 심혈관 질환, 아토피 질환의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최 원장은 "이와 관련해 미병 개념을 활용해 새로운 예방의학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그 외에도 어혈, 경락의 실체 규명 등과 같이 한의학의 독창성에 기반한 원천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연은 그동안 당뇨나 비만,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만성질환의 대표주자로 불리며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당뇨병과 관련해서는 당뇨합병증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대의학에서 맞춤의학이 요구되는 흐름에 발맞춰 우리 연구원에서는 개인의 체질별 특성을 이용한 맞춤의학을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다. 안면영상과 음성, 체형, 설문을 통해 체질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체질진단툴을 개발했으며, 맥을 진단하는 기기인 맥진기와 혀의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기기인 설진기의 경우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대학 한방병원에서 임상실험 중에 있다.

최 원장은 "과학적·객관적인 한방진단기기를 개발해 체질에 따른 맞춤의학 실현을 통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한약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면서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가 증대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한약자원을 확보하고, 자원을 주권화할 수 있는 연구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 "출연연 자율적인 연구 활동 보장 무엇보다 중요"

"출연연의 경우 자율적인 연구 활동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분야 특성상 장기간 투자를 통해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새정부 출범에 따라 과학기술계 역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 원장은 과학자에게는 무엇보다 자율성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활동을 하는 현장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 없이 장기간 연구 활동을 해야만 창의적 연구가 가능해진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정신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연구 풍토가 조성된다면 대한민국 기초과학은 그 뿌리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환경이 조성되면 우수한 인재 확보 역시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 원장은 "출연연의 우수 인재들이 대학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잦은데, 대학에 비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이 덜하다는 것을 말한다"며 "우수 연구원들의 이탈은 결국 장기적으로 출연연의 연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있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만들어 간다"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다는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한다면 과학기술계의 미래는 물론 우리나라와 인류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2013년 신조는 논어(論語) 태백(泰伯)편에 나오는 '임중도원(任重道遠)'과 일맥상통한다.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최 원장은 "막중한 책임과 함께 끊임없이 분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백짓장도 맛들면 낫다는 생각"이라며 "우리 연구원 동료들과 같이 들고 함께 가야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무겁고 멀어도, 한 마음으로 같이 하면 힘들지 않을 것이며 더욱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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