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힘실린 미래과학부…과학기술 힘세졌다 책임도 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 미래과학부 중심 정부조직 세부개편안 발표
과학기술·정보통신 복수차관…우정사업까지 포괄 거대부처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2일 정부조직개편안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발표한 이날 후속개편안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부처별로 흩어졌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능을 비롯 우정사업본부까지 품게 돼 실질적인 제1부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인수위는 먼저 이번 후속조치에서 미래창조과학부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전담하는 2명의 차관을 각각 두도록 했다. 과학기술 전담 차관은 기초과학·연구관리·원천연구·미래기술·융합기술·우주기술·원자력기술·연구기관지원·과학기술인재 양성에 이르는 옛 과학기술부 업무를 고스란히 전담하게 됐다.

더불어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기능,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발굴기획업무와 기초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총리실 지식재산전략기획단도 이관됐다. ICT 전담 차관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제업무를 제외한 방송통신융합과 진흥 기능,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화기획 및 정보보안·정보문화 기능, 지식경제부의 ICT연구개발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지털콘텐츠와 방송광고까지 맡게 됐다.

또 4만4000여명의 인력과 연간 예산 6조원의 거대조직 우정사업본부도 지식경제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ICT차관 산하로 들어간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의 역사적 근원이 우정국으로부터 시작됐다"며 "과거 우정산업 자체가 정보통신의 축이었던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래창조과학부에는 지난 2008년 해체된 정보통신부의 기능 대부분도 다시 모이게 됐다. 과학-교육계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졌던 인재양성 및 종합대학 업무는 교육부가 그대로 수행하되 연구중점대학인 KAIST·DGIST·GIST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관할하기로 했다. 또 기획재정부가 추진중인 장기전략 업무도 일단 기재부가 관장하되 미래예측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

◆과학기술계 "과학기술에 힘실렸다…부처 잘 작동하도록 힘 보태야"

이날 정부조직개편안 후속조치에 대해 과학기술계와 연구현장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영서 KISTI 원장(한국기술혁신학회장)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부 인력 1000여 명에 이르는 거대한 부처로 탄생하게 됐는데 R&D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큰 틀에 공감하는 만큼 차기 정부에서 지금 계획처럼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박 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초연구에서부터 마지막 사업화까지 모두 담당하게 되는데 여기에 속하는 기관별, 조직별로 자기역할을 충분히 하면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5년 뒤 성과 창출이 힘들 것"이라며 "각 조직들은 자기 미션과 역할이 있는 만큼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의 표현대로 이번 세부개편안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직 규모는 약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옛 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 넘어간 인력 약 300명, 국과위 130여명, 원자력안전위 90여명, 지식경제부에서 응용 R&D와 ICT 및 산업기술인력 분야 등 350여명, 여기에 방통위 및 행안부 정보화 인력 등의 편입이 점쳐진다.

이미 '연구중심대학의 미래창조과학부 선별 이관'을 요구한 바 있는 KAIST 총동문회 역시 인수위 발표 직후 환영 성명서를 내고 "차기 정부에서 R&D 기능이 미래창조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KAIST를 비롯한 연구중심대학들도 당선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정책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이 실질적인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법과 예산의 정리"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과학계 입장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주도권을 갖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새로운 과학계의 경로를 만드는 만큼 책임도 크겠지만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부처별 R&D 기능과 함께 국가연구개발 예산 배분·조정업무의 부처 일원화를 요구해온 연구단지의 반응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 출연연 연구자는 "국과위의 순기능이 유지돼 다행"이라며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계의 활동폭이 커진 만큼 내부의 변화 동력을 키워 나가고 또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강호 ETRI 박사는 "기초, 응용, 산업으로 나눌 수 있는 R&D의 단계별 연구지원이 체계적이고 전주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간 서로 상생하고 분담하는 틀을 잘 세워야 한다"며 세밀한 후속방안 수립을 주문했다. 박 박사는 "기업, 대학, 출연연이 서로 무차별 경쟁하지 않고 협력할 수 있는 연구지원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일자리 창출과 산업 육성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앞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R&D는 기초원천, 공공, 거대과학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힘실린 미래과학부…초대형 부처로 사실상 새정부 핵심

이번 정부조직개편안 후속조치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는 R&D 예산을 비롯 기초와 응용, 산학협력, 연구중점대학과 25개 정부출연연구소를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국가 R&D 전략부처로서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후속조치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과학기술 중심 국정운영' 철학이 미래창조과학부에 고스란히 담기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업무를 총망라해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지는 부처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논란이 됐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연 11조원 규모 국가 R&D 예산 배분권까지 갖게 됨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는 정책과 예산이라는 두 개의 무기를 갖게 됐다.

진영 부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의력과 상상력에 기반한 창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복수차관을 둬 각각 과학기술과 ICT를 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 부위원장은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은 인수위가 박근혜 당선인이 오랜 국정경험과 국회활동을 통해 그동안 느낀 문제의식과 국정철학을 반영해 만들었다"며 "부처 기능이 잘 배분, 통합돼 효율적으로 일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도 "미래창조과학부가 너무 비대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차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에서도 얘기했듯 박근혜 당선인이 갖고 있는 두 축은 창조경제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과학"이라며 "이 두 개의 큰 틀 속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이번 세부개편안을 통해 차기정부부처 17부3처17청의 주요 업무를 분장했다. 해양수산부에는 국토해양부의 항만, 해운, 해양환경, 해양조사, 해양자원개발, 해양과학기술 연구개발 및 해양안전심판에 관한 기능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 어업 어촌개발 및 수산물유통 기능,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양레저스포츠 기능이 이관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의 통상교섭 및 통상교섭 총괄조정기능을 넘겨받는다. 외교부는 고유기능인 다자·양자 경제외교 및 국제경제협력 기능을 담당한다. 식품·의약품 안전과 농수축산물 안전담당 기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되며 일원화됐다. 이밖에 중소기업청은 지식경제부의 중견기업 정책 및 지역발전특구 기획단을 넘겨받으며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정책을 책임지게 됐다.
조수현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