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 분야·단계별 맞춤형 성과 창출·활용·확산 지원
2011년 기술이전 12건 계약 체결 55억원 기술료 수입
고성과 창출 위해 사업착수시점부터 역할 필요

흥미로운 연구 주제를 발견했다. 홀로 열심히 실험실에서 연구해서 논문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은 연구자 중심의 1세대 R&D다. 만약 당장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에 돌입해 결과를 낸다면 그것은 단기적 이익을 충족하는 2세대 R&D다. 기관에서 큰 목표를 세워 유망한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R&D를 추구한다면 3세대,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혁신적 R&D를 목표로 한다면 4세대다. 3세대 이전에는 R&D 투자비 회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고, 4세대에 근접할수록 R&D의 투자 효율성과 투자 확대가 동시에 이뤄져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보다 더 진화된 5세대 R&D도 등장했다. '지식재산권 경쟁형 R&D' 혹은 C&D(connect & development)라고 불리는 5세대 R&D는 내부의 지적재산과 외부의 지적재산을 결합해서(Connect)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Development)하는 일종의 개방형 R&D 방식이다. C&D는 원천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수년을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연구자원을 연결해 필요한 기술을 '획득', 시장 출시기간을 단축한다는 개념이다. 산업과 제품의 융복합화가 심화되면서 단일 기업이 모든 영역의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늘어나는 R&D 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세계 산업계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보편화된 추세지만 국내에는 아직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5세대 R&D로 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 있다.

지난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연구 성과 활용·확산 전문 지원기관으로 설립된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센터장 최건모·이하 프론티어센터)다. C&D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분야별 R&D 연구 성과를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발전시키며, 또한 기술개방에 따른 법 제도적 접근과 컨설팅을 전담하는 지식자원 활용 전문 조직이다. 프론티어센터는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의 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성과의 확산과 사업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R&BD시스템 확립에 나서고 있다.

▲프론티어센터의 주요 업무 체계도 ⓒ2012 HelloDD.com

◆ 꺼진 종료 과제도 다시 보기?…4년간 26건, 430억 기술이전 체결

정부의 기초·원천 연구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 이전과 사업화 활동은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 공공연구과제의 기술이전률은 22.4%에 그친다. 유럽 46.8%, 미국 35.9%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낮은 기술이전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프론티어센터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미 종료된 국가 R&D사업의 기술 가치평가를 통해 기술이전 대상 기업을 발굴, 마케팅을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연구자들이 하나의 튼튼한 용기(用器)를 만들어냈을 때, 그것을 가지고 적절한 기업을 찾아 '이건 국그릇으로 쓰면 좋다', '이건 꽃병 제작에 알맞다'라고 기술의 특장점을 잡아 매력적으로 제시해주는 것.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종료 중인 21C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은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직접적으로 경제에 보탬이 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자 총 1조7192억 원(민간투자 포함)이 투입된 대형 과제다. 그만큼 방대한 연구 성과를 도출했기 때문에 아직도 묻혀 있는 훌륭한 기술도 많다. 10건 중 1건이 성사될까 말까 할 정도로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프론티어센터는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기업들의 목록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기업에 세일즈를 해왔고, 설립 3년 만에 14건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약 375억원의 이전계약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 2011년에는 12건의 계약을 체결해 54.9억원의 이전금액을 벌어들였으며, 현재도 조제열 서울대학교 교수가 개발한 ‘폐암 바이오마커 및 임상진단 기술’에 대해 N사와 기술이전 계약이 진행 중이다.

프론티어센터는 연구성과 권리강화를 위한 해외특허출원 지원, 기술발굴·활용 컨설팅, 성과창출지원, 기술마케팅·실용화 지원 등을 통해 성과 활용·확산을 꾀하고 있으며, 1년에 한 번 ‘프론티어 성과대전’을 통해 연구자와 수요예상기업 간에 자연스러운 1대1 매칭 자리를 만들고 있다. 최건모 센터장은 "센터가 생기기 전보다 확실히 기술이전 횟수가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연구성과 활용·확산 전문기관으로서 더욱 발전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10년 연구의 시작은 기술·시장 정보 분석부터…"연구자도 사업화 마인드 갖춰야"
 

▲최건모 센터장 ⓒ2012 HelloDD.com
기술이전률을 높이기 위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연구의 시작부터 성과지향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프론티어센터는 연구 시작 시기에 맞춰 논문·특허 보유 현황 파악 등 사전 진단을 통해 목표 기술을 분석해주고, 관련 시장 분석과 특허 권리화 전략을 수립해준다.

사업 초기에는 성과지향적 시스템 구축 지원, 연구현장 Lab 컨설팅, 기술·시장 정보 분석 등 인프라 구축과 사업화 마인드 제고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업 중기단계에서는 기술자산실사를 통한 전문컨설팅, 기술발굴 컨설팅, 사업특성을 반영한 성과분석·측정, 권리강화 전략 교육을 통한 성과활용 촉진 기반 조성 등을 진행한다. 특히 프론티어센터는 연구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매니저(Business manager)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권의 체계적 관리에 대한 흐름에 발맞춰 맞춤컨설팅 지원 및 지재권 강화 사업을 R&D 초기단계부터 중점 지원하고 있다.

최건모 센터장은 "글로벌 프론티어연구단의 개별과제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 3P분석 지원 등에 대한 센터 컨설팅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추진할 계획"이라며 "연구자들은 아직까지 기술이전보다는 논문을 더 낼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옆에서 R&D 설계도와 전략을 갖고 연구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인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론티어센터는 지난 2월 프론티어연구개발성과의 체계적 관리지원 및 활용·확산 시스템운영에 대해 한국품질재단으로부터 ISO 9001 인증을 획득했다. ISO 9001이란 ISO에서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을 의미하며, 조직에 대한 총체적인 품질 향상을 통하여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고객만족 향상 및 조직 경쟁력 제고를 통해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 발전을 추구하는 제도이다.

최 센터장은 "ISO 9001 인증을 획득했다는 것은 연구성과 활용 극대화를 위한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체제를 갖추고 지속적인 환경개선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센터의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성과관리의 품질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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