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출연연 독립법인 유지 수정법안 10일 상정 예정
민주통합당 '결사적 저지' 입장…8일 출연연 대규모 결의대회

지난 1월 20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융복합 연구를 위한 출연연간 칸막이를 낮추기 위해 18개 출연연 법인을 국과위로 이관한 뒤 단일법인화한다는 내용이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아직 법안이 상정되지 않았지만, 국회의원들은 사전 공청회 등 현장 분위기를 파악함에 따라 관련 법안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국과위가 제출한 법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집권 여당이라도 연구현장 의견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출연연 단일법인화에 대한 연구현장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중심으로 연구원이 원하는 방향을 수렴, 새로운 수정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본보 취재결과 확인됐다. 수정법안의 핵심 내용은 '각 출연연 법인을 해체하지 않고 출연연을 국가연구개발원 소속으로 이관하는 것'과 '이사장의 권환을 확대해 단일법인 없이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여당 대표로 서상기 의원실에서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수정법안은 출연연 개편을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공감대 속에서 여당이 직접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제3의 카드'를 들고 나선 것으로, 앞으로 국회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어떻게 결론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상기 의원에 따르면 관련 수정법안에 현재 변재일·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에도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교과위 소속 의원들에게도 동의와 사인을 받을 방침이다. 서상기 의원은 "논의할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법안은 반대가 많다"며 "연구원들이 원하는 방향을 수렴해 법안을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상기 의원 측은 이번 수정법안이 이미 오래전 부터 생각했던 것이고, 다만 국과위가 출범하고 출연연법을 국과위가 관여하면서 유야무야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그동안 출연연 관계자들과 논의했던 부분을 최대한 반영했고, 이 법안을 오늘 10일경 국회에 상정할 복안임을 밝혔다.

서 의원 측은 "국과위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 연구원들이 희망하는 안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출연연 개편 관련 법안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이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7일 원내 고위정책회의에서 지난 2일 이상민 의원이 밝힌 출연연 통폐합 반대 재확인 및 당차원에서 법안 통과 저지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김진표 대표는 "전국의 과학기술출연연구소는 40년 동안 국민들의 정성이 모여진 대한민국의 국가 자산이고 각 연구소마다 정체성과 브랜드 역사성을 가진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런 연구소들이 독창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 과학기술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기계적인 물리적 통폐합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출연연 개편 중단을 촉구했다.

이상민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출연연통폐합 법안의 국회통과를 저지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절대 이명박 정부가 각 출연연구소를 무너뜨리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국민과 맞짱 뜨는 정부는 결국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매를 맞을 차례만 남을 뿐임을 법안통과 저지를 통해 반드시 입증해보이겠다"고 법안통과 저지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연구현장과 국회에서는 대규모 출연연 개편 반대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노조 추산으로 출연연 과학기술자 등 700여명이 결의대회에 집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은 출연연 개편 저지를 위해 8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700여명이 참가하는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대덕연구단지 종합운동장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국과위가 출연연 개정법률안에 대해 연구현장의 극렬한 반대가 이어지고 있고 여러 정당과 과학기술 관련 시민 사회 단체 등에서도 반대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국과위가 2월 국회 통과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에 대응해 국회 압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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