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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벨상의 전진 기지 'SPring-8'을 가다

KISTI 일본 과학 및 산업 탐방단, 3박4일 체험
"한국서 1개월 걸릴 실험, 이곳서는 1시간만에"
일본 첫 노벨상 수상 교토대 유가와 기념관 등도 견학
▲KISTI는 최근 일본의 과학·산업시설을 둘러 봄으로써 이를 국내 과학자들의 연구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돕기위해 '일본 산업탐방'을 추진했다. 사진은 일본의 대형방사광 시설
'SPring-8' 모습. 
ⓒ위키피티아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과 함께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해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과학에 대한 투자는 일본경제의 선진국 도약 발판 역할을 했고, 마침내 1949년 첫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것은 일본이 제2차 세계 대전 패망후 극도의 폐색상태에서 얻은 값진 결과였다.

일본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었고, 많은 인재들이 이공계로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지금껏 15명의 노벨상 과학자를 배출했으며, 올해도 배출이 예상되고 있다. 과학 성과를 기반으로 일본은 기초과학과 부품 소재산업에서 세계 최강을 다투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60년대 내내 국민 모두가 배를 굶을 정도로 가난했고 산업은 뭐하나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정부는 당장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기초과학보다 돈이 되는 응용과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했다.

20세기 말까지 그런 과학발전의 경로를 밟아왔고 결과적으로 국내 산업은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룩했으나 아직도 기초과학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국내 15명의 과학자와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간 최근 바다 건너 일본을 찾았다.

우리보다 앞선 기초과학과 산업 기술을 자랑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서였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박영서)는 연구와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철학이 있는 일본 탐방’을 진행했다.

이들은 일본 칸사이(關西) 지역에서 ▲SPring-8 방사광가속기 ▲교토대 기초물리연구소(유카와 히데키 기념관) ▲오사카 시립대학 초저온물리연구소 ▲교세라 ▲시마즈 제작소 등 과학•산업을 직접 둘러봤다.

이들과 함께 둘러본 것을 바탕으로 ①세계최고 가속기 'SPring-8'에 가다 ②일본 첫 노벨상 수상자가 전하는 감동 스토리 ③ 한국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의 순으로 기획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 포항가속기에서 1달 걸릴 실험을 1시간만에…'SPring-8'

"SPring-8은 대형방사광 시설로 일본의 기업과 대학, 그리고 외국 연구자들이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62개의 빔라인이 있고 추가로 2개를 건설 중이며, 어떤 빔라인의 경우는 6개월간 60팀이 와서 실험을 하는데 그중 반 정도는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포항에도 가속기가 있지만 SPring-8은 포항가속기에서 1달 걸릴 실험이 1시간만에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매우 우수합니다"

높다란 푸른 나무들이 줄기 굵게 뻗어있는 효고현의 하리마과학공원도시. 그 안으로 들어가니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원형모양의 흰 건물이 보인다. 거대한 시설만큼이나 내부도 넓어 한 눈에 끝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

둘레가 1.5Km에 달하는 이 시설은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대형방사광 시설 'SPring-8(Super Photon irng-8)'이다. SPring-8은 광도, 에너지, 지향성 등 여러 면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방사광을 발생시킨다. 특히 이 시설은 밝은 빛을 만들어 내는데 연구자들은 이 빛을 사용해 원자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옥상에서 바라본 'SPring-8'과 그 모습을 담고 있는 KISTI 연구원들. ⓒ2011 HelloDD.com

먼저 SPring-8의 관계자를 따라 제일 높은 건물위로 올라가 그 크기를 직접 경험해보기로 했다. 62개의 빔라인이 설치돼 있는 만큼 위에서 보더라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KISTI 과학자들은 그 큰 규모에 놀라면서도 시설의 곳곳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질문하고 메모했다.

SPring-8 옆에는 원자의 세계를 상세하게 비추는 일본 첫 X선자유전자 레이저(XFEL) 시설인 SACLA도 위치해 있었다. 탐방단은 SACLA의 내부와 SPring-8의 ▲'물질 내 원자레벨의 구조 측정 빔라인' ▲'전자레벨 측정 빔라인', ▲'산업 협동 빔라인'을 둘러봤다.

SACLA와 SPring-8의 내부 소개를 담당해준 사람은 하리마연구소의 이시카와 소장과 다카다 이용연구촉진부문 부문장, 한국인 김정은 박사. 김 박사는 부산대학교 물리학과를 전공하며 박사과정을 마쳤다.

한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포항공대와의 연계 실험을 SPring-8에서 수행했는데,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SPring-8에서도 실험 결과에 만족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SPring-8에 스카웃됐고 2005년 일본길에 올랐다.

SPring-8의 연구팀은 총 20개로 여성은 총 2명. 김 박사는 그 중에서 최연소자로 SPring-8 내에서도 인재로 통하고 있다. 먼저 이시카와 소장을 따라 SACLA내부를 살폈다. SACLA는 소형의 짧은 파장의 X선레이저를 발진할 수 있는 시설로 일본 국내 독자적 기술이 구사돼 있다.

 
▲김정은 박사가 '전자레벨 측정 빔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기계 안에 미량 의 분말시료를 넣으면
시료의 전자밀도와 전자 분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011 HelloDD.com
탐방단은 SACLA의 구조와 원리 등을 시뮬레이션과 모형 등으로 이시카와소장에게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SPring-8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직접 안으로 들어가 다카다 부문장과 김 박사가 연구 수행 중인 빔라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먼저 '전자레벨 측정 빔라인'에는 꾀나 복잡하게 생긴 설비들이 놓여있었는데 김 박사에 따르면 이 설비를 활용해 약물과 같은 분말시료의 전자밀도와 전자분포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미세량으로도 측정 가능하며 한꺼번에 30개 시료를 넣어 측정할 수 있다. 이 빔라인을 활용해 6개월간 실험을 하러 오는 사람들만 약 60팀. 그 중 반 정도가 제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박사는 이 빔라인을 사용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나 그 중에서도 물질 속에 가스를 넣어 흡착시켜서 안전한지 불안전한지, 또 물질에서 가스를 안전하게 뽑아낼 수 있는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빔라인을 통해 분말시료 등의 내부모습도 살펴볼 수 있는데 실험 중인 시료의 내부모습을 직접 컴퓨터를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물질 내 원자레벨 구조측정 빔라인'에서는 주로 어떤 연구결과가 나왔는지 살펴봤다.

SPring-8 관계자에 따르면 DVD 미디어를 최초로 만든 곳은 파나소닉이지만 어떻게 기록되고 삭제되는지에 대해서는 파나소닉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나 2007년 파나소닉 관계자들은 SPring-8의 시설을 통해 2007년 DVD 정보가 삭제될 때의 구조변화 등을 실험을 통해 규명해 냈다.

또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다이하츠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촉매를 연구해 큰 성과를 얻었으며,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다이옥신을 발생시키지 않는 연구 등도 성공을 거뒀다. 마지막으로 '산업 협동 빔라인'을 둘러봤다.

이 빔은 산업체와 함께 지은 것으로 수백나노까지 관찰이 가능하며 산업용 프로세스공학에 가까운 실험을 할 수 있다. 예로 타이어나 비늘, 고무에 사용되는 사료들을 1마이크로메타 이하의 막으로 만들어 빔을 쏴 측정하는데 현미경이 겉만 보는 역할을 한다면 이곳의 빔라인은 내부의 구조까지도 볼 수 있다.

산업체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빔 사용에 있어 세세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빔라인의 일부를 이동시킬 때 신체의 일부분이 기계에 낄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이 스스로 위험을 감지해 노래가 나오기도 한다.
 
▲김정은 박사 뒤로 보이는 것들이 'SPring-8' 에서 연구된 논문들이다.  ⓒ2011 HelloDD.com

산업 협동 빔라인을 살펴보던 탐방단의 멤버가 "총 몇 군데의 산업체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가"고 질문했다. 그러자 SPring-8 담당자는 "캐논과 브리지스톤 등 SPring-8과 계약한 19개의 회사가 6개월 동안 시간을 나눠 연구하고 있다. 대량 전기 사용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여름에는 2개월, 겨울에는 1개월 가동 중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도 가속기 시설이 있지만 SPring-8은 포항 가속기에서 1달 걸릴 실험을 1시간 만에 끝낼 정도로 고도의 데이터 수집기술을 갖고 있다. KISTI과학자들은 기초과학 연구에 크게 기여하는 SPring-8의 성능, 그리고 퀄리티 높은 논문 작성을 가능케 하고 미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낼 것으로 기대되는 이 시설을 부러워하면서도 견학으로 끝나지 말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그 부러운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위)다카다 부문장이 'SPring-8'을 설명하고 있다. (중간) '물질 내 원자레벨 구조측정 빔라인' 모습. (아래) 김 박사가 산업협동 빔라인을 설명하는 모습. ⓒ2011 HelloDD.com

◆ 오리지널이 되기 위해 직접 실험도구를 만든다…'오사카 시립대'

오사카 시립대의 초저온물리연구소를 방문하기 위해 이동한 탐방단을 맞이해 준 것은 놀랍게도 허름한 연구동이었다. '이곳이 일본의 대학 연구소가 맞나. 80년대에 온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낡은 건물들이 즐비해 있어 탐방단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건물 안에 들어가 실험장치를 보고 왜 이런 건물이 사용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탐방단을 안내해준 하타 박사에 따르면 오사카 시립대의 초저온물리연구소는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연구하자는 테마를 가지고 생겨났다.

특히 국립대만은 흉내내지 말자는 신념을 갖고 기초연구의 오리지널이 되기 위해 스스로 연구 도구를 만들자는 의지가 컸다. 그 덕분인지 초저온물리연구소에서 실험하는 박사들이 사용하는 실험도구들은 대부분 직접 만든 것으로 지금까지도 그 습관이 이어지고 있다.

30년간 계속 만들어 업그레이드를 하고 지속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건물의 외관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 사실. 건물 내부와 외관을 뜯어 고치려면 직접 만든 설비들이 망가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욕심을 내지 않은 모습이 일본인들의 소박하면서도 내면의 강한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탐방단은 초저온물리연구소 관계자들이 직접 만든 실험도구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 오사카 시립대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복합첨단연구기구와 오사카 시립대 도서관을 찾았다. 복합첨단연구기구는 에너지 부족과 수자원의 부족, 지구온난화 등 근대도시가 낳은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오사카 시립대 도서관은 지하 3층, 지상 10층으로 이뤄져 있어 그 규모가 일본에서도 탑 클래스다. 학술연구자료가 약 260만권이 보관돼 있으며 일본에서 도서관 소장량이 15번째로 많다.
# 데이터 제작일을 하고 있는데 작은 업무에 매달려 살다가 거대 연구시설보니 시각이 커지는 것 같다. 많이 배워가겠다. -KISTI 지식기반실 김병규 # 이론적으로만 배웠지 이런 기회가 없었다. 거대 연구시설보니 어린 아이가 새로운 장난감 만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많이 보고 많이 즐기겠다. -KISTI NRIS 사업단 한승우 # 항상 이런 시설을 볼 때마다 부럽다고 느낀다. 하지만 지금 이거보고 '좋다 우리나라도 이런거 만들자' 하다가 공항에 내리면 잊는데 우리는 절대 그래서는 안될 것이다. -KISTI 차세대연구환경개발실 김영진 # 일본은 기초과학이 잘 돼 있어서 노벨상도 받는 듯하다. 부럽기도 하지만 언젠가 한국도 그 꿈을 이룰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KISTI산업정보분석실 나도백
▲오사카 시립대에 도착한 탐방단은 하타박사에게 초저온물리연구소 설명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탐방을 진행했다. ⓒ2011 HelloDD.com
▲초저온물리연구소에 전해져 내려오는 실험기기들. 30년간 연구자들이 직접 만들고 수정하기를 반복해 왔다.  ⓒ2011 HelloDD.com
▲이시카와 소장이 SACLA 활용범위와 원리 등을 시물레이션 영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SACLA의 내부모습. ⓒ2011 HelloDD.com
▲SPring-8에 방문한 해외탐방단 모습. 왼쪽에서 여섯번째 서 있는 이시카와 소장이 이날 'SPring-8' 소개를 도왔으며, 이시카와 소장의 바로 좌측 정택영 KISTI 정보화 전략팀장이 3박 4일간 탐방단의 단장으로 활동 했다.  ⓒ2011 HelloDD.com
◆  일본탐방단 (단장을 제외한 참가자는 가나다순) 단장 정택영 정보화 전략 팀장, 공주희 홍보협력팀,김경륜 글로벌데이터허브센터, 김병규 지식기반실, 김병정 부산울산경남지원, 김영석 분원운영팀, 김영진 차세댜연구환경개발실, 김은진 정책연구실, 김지영 정보서비스실, 나도백 산업정보분석실, 이동원 대구경북지원, 이해준 인재개발팀, 전남식 총무시설팀, 정택영 정보화전략팀, 정희석 ASTI사업단, 조현운 융합자원실, 한승우 NTIS사업단.
<오사카 = 김지영, 이재택 기자> orghs12345@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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