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문기업이다 3부-3편]급변하는 시대 맞는 지원·교육 필요
"좋은기업들 다른 이름으로 그룹핑하고 지원해야"

"대기업은 기본 인력 양성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 신입사원 선발하고 교육하면 성장까지 어렵지 않게 진행됩니다. 우리 스스로 전문기업을 추구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미약해 맨투맨으로 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전문 인력 양성하고 이들이 회사를 이끌고 나가야 합니다."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 회장)

"일본에서도 2000년 이전에 중소기업이란 명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이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중핵기업이란 표현을 썼지요. 중소기업하면 여전히 가내수공업이란 의미로 이미지가 고착됐기 때문이죠." (이병영 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중소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직자들에게 대기업은 규모가 아닙니다. 오래됐거나 많이 알려진 회사를 선호합니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좋은 회사들을 그룹핑해 같이 홍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창렬 골프존 대리).

좌담회 참석자들은 중소기업 정명의 필요성에 이어 현재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의견을 제안했다. 벤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정창렬 대리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전문기업, 벤처기업 등의 이름으로 좋은 기업을 그룹핑하고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골프존에 오기전 보광이란 회사에 지원서를 냈습니다. 많이 알려져서 그런지 부모님이 아주 좋아하셨어요. 친구들은 반대했고요. 반대로 넥슨에 간다고 했더니 부모님이 반대하시고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 대리에 따르면 구직자들이 좋아하는 회사는 삼성, 넥슨, SK 등 규모의 구분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많은 구직자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기업으로 많이 알려진 회사를 선호한다. 따라서 전문기업이나 히든챔피언 등의 이름으로 좋은 기업을 그룹핑하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주는 역할을 누군가 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골프존도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구직자들에게 어떤 회사인지 매번 설명을 해줘야 한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젊은층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좋은 기업을 그룹핑해 전략적으로 많이 알린다면 구직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중소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구직자들이 외면하는 일도 없어질 것 같다"고 피력했다.

정 대리는 또 중소기업 재직자들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대기업에 간 친구들은 처음부터 처우도 다르고 시스템에 의해 성장하는게 눈에 보이지만 중소기업에 간 친구들은 당장 눈앞의 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해 성장이 더디게 보인다. 이에 따라 각자 복지, 교육, 급여 등 만족도의 눈높이가 다르긴 하지만 어느 한부분이라도 맞지 않으면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 시스템에 의해 교육을 받지만 별로 도움이 안된다. 회사의 멘토가 가르쳐 주는게 만족도가 더 높다. 그러나 중소기업 대부분 멘토링할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명칭 변환에 앞서 정부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 회장 역시 정 대리의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대기업은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교육하며 자연스럽게 성장하지만 중소기업은 인력과 시스템 부족으로 맨투맨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우리 스스로 전문기업을 추구하지만 그에 걸맞는 인력 양성은 쉽지 않다. 학교에서도 기업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은 이어 "그러나 20년전 대기업에 간 친구들과 중소기업에 간 친구들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중소기업에 간 친구들이 지금은 정년 걱정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앞으로 20년 후는 더 달라질 것이다. 사회적 흐름도 변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도 스스로 정체성을 세우고 변화와 병행하면서 자체 문화를 만들어 가면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환 케이맥 대표도 일류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하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름에는 명품기업, 일류기업, 전문기업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업들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가 다르듯 대한민국의 모든 중소기업을 전문기업, 일류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여전히 가내 수공업형태의 기업도 있고 대기업에 종속하는 협력기업이 있다. 사회가 변하듯이 기업문화도 다양화 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수용하면서 그 속에서 일류 기업, 일류 산업이 만들어지고 일류 사회로 변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기업 운영자로서 벤처 생태계 실패에 대한 자책감이 있었는데 현재 바닥으로 떨어진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면 그 용어를 다시 써보는 것도 좋을듯 하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며 "기업에서도 이미지 홍보에 적극 나서는 등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생과 기업 모두가 수요자라는 서두로 시작한 이병영 한밭대 단장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단장에 따르면 학생은 중소기업이란 명칭만으로 중소기업하면 가내 수공업 회사로 보고 기업인은 자신이 재학중이던 20년전의 눈높이로 학교와 학생들을 본다는 것. 여기서 미스매칭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된 구분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일본도 중소기업 명칭을 깨기위해 1998년 이후부터 2000년까지 많은 자료들을 내놨다. 오사카의 전자부품의 메카인 마쯔시다 지역에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이들은 중소기업 대신 '중핵기업'이란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하면서 "우리나라도 취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중소기업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가 고착돼 있다.

세계적인 시야를 가진 기업과 기업인 많다. 이들에게 새로운 이름표를 주고 학생들이 전문인력들과 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 단장은 학교의 커리큘럼도 시대에 따라 변화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은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술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러나 절차에 따라 교육과정을 바꾸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커리큘럼에 융합전공, 기업가 정신 함양 등의 과목을 신설하고 학생들이 20학점 가까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 그는 이어 "앞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중요하게 받아들여 좀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창만 대덕특구본부 기술사업화센터장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금의 시기에 오늘의 화두는 의미가 크다. 아프리카가 면적은 더 넓지만 지식재산으로 구분하면 가장 작은 규모다. 이스라엘은 국토 면적은 아주 작지만 강대국에 들어간다"면서 "기업도 종업원, 매출액 규모로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 지식산업의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분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어 그는 "기업명칭도 벤처기업, 혁신기업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이름만 내걸기 보다는 거기에 맞는 가이드 라인이나 기준을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과 학교 현장의 소리를 접한 서승원 중기청 국장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중소기업을 종업원과 매출액으로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당장 이름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도 필요하다"면서 "정부관계자들도 중소기업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 중심이다.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도록 하자"고 피력했다.

서 국장은 중소기업인들의 인식 변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상시 종업원 20인이하 기업 종사자가 800만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주 5일 근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생산성 문제가 이유다. 2011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그는 "이들이 가족 모임 등에 가면 회사를 좋게 이야기 할리 없다.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나빠지고 당연히 대기업에 가기를 희망하게 된다"면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도 인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장,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지원 국장, 이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이중환 케이맥 대표, 임창만 대덕특구 센터장, 정창렬 골프존 대리.(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2010 HelloDD.com

◆ '이제는 전문기업이다 좌담회 下편'으로 전문기업 특별기획 시리즈 보도를 마칩니다. 대덕넷은 이번 보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이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주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 = 김요셉 취재팀장, 정리 = 길애경 기자.

대덕넷 특별취재팀 = 김요셉·길애경·임은희·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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