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이상 R&D에 재투자, 스마트 홈의 선두주자 창신정보통신
지역인재 우선 선발, 모범 중기인 대통령 표창

벤처붐이 거품으로 사그라질 무렵 국내 대기업에서 탄탄한 미래를 보장 받았던 30명이 자본금 2억원으로 벤처회사를 설립했다. 기존 대기업에서 2년간 아웃소싱으로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알아서 생존해야 했다.

다행히 설립 첫해 26억원의 매출을 내며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와 근무여건을 자랑하는 잘나가는 중소기업. 그들이 가장 주력한 것은 R&D와 영업인력 확보였다. 매년 이익금의 전부를 재 투자했다.

2007년 부실기업을 인수하면서 직원들까지 끌어안게 됐다. 회사가 잠시 휘청했으나 CEO의 포용력과 직원들간 많은 소통으로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없이 슬기롭게 극복했다. 좋은 끝은 있다고 했던가.

드디어 지난해 100억원 매출에 이어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다. 기업의 대표는 이러한 실적들을 인정받아 2010년 모범 중기인으로 14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주인공은 홈네트워크 시스템 EZon으로 상상속의 생활을 현실로 앞당긴 스마트 홈의 선두주자 창신정보통신의 강태헌 대표.

2006년부터 매년 매출의 7%이상 R&D에 투자

강태헌 대표는 기업 설립초기부터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지난 2006년 8월부터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매출의 7%이상을 R&D에 쏟아부었다. 그 결과 2008년 RFID/지문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으며 2009년 센서노드 제품을 개발, 출시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보안 솔루션 기능까지 갖춘 무선인식센서네트워크(USN) 제품 출시를 앞두게 됐다.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술은 크게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모든 사물에 적용되는 임베디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다.

무선이므로 설치비 절감은 물론 다양한 네크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창신정보통신이 개발한 무선인식센터네트워크는 보안 솔루션을 탑재해 정보유출을 막을 수 있으며 어디든 설치하면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강 대표는 "USN기술은 최근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제표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면서 "이는 인간 중심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패러다임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기술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보안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댐에 설치되면 물수위, 풍향 등을 상황실에서 한눈에 볼수 있고 건물 설치시 각 층별 온도, 습도, 조명상태를 센터에서 조절가능해진다"면서 "또 이 기술이 마켓에 적용되면 계산대를 거칠 필요가 없어진다. 의료기관에서 표찰에 활용하면 환자가 따로 체크하지 않아도 일사천리로 진료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어디서나 E-zone 시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것은 직원들의 연구의지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직무발명제' 덕분이다. 강 대표는 "벤처기업은 R&D가 생명이다.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직무발명제를 도입했다"면서 "직원이 발명한 기술이 특허를 낼 경우 보상하고 격려 해주며 지속적으로 가능성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가장 취약점인 영업인력 부족. 강 대표는 이를 간과하지 않았다. 기술이 좋아도 시장에 전달되지 못해 주저앉는 기업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는 전체 인원 중 삼분의 일정도를 영업인력으로 확보했다. 기술력은 자신있었지만 영업은 그도 아직 경험이 없었다.

다행히 그의 전략은 맞았고 창신정보통신은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창신정보통신은 국내 특허 6건, 국제 특허 1건을 출원 중이며 올해안에 등록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USN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갖고 협력을 요청해 오고 있다.

한 순간에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직원으로, 비전 심어주는 일 가장 어려워

"2001년 모기업인 대기업에서 나왔죠. 대기업에 근무했던 직원들은 한 순간 중소기업 직원이 된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급여는 대기업 수준으로 맞췄지만 복지혜택은 어쩔 수 없이 줄였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가 나고 회사가 궤도에 오르면 꼭 해줄 예정입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가능성 있다는 비전을 심어주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강 대표는 대기업 수준의 급여체계는 그대로 유지하고 직원들과 상의해 복지혜택은 어쩔수 없이 줄였다. 회사가 성장하면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대신 이익발생시 300%까지 직원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그는 인력 충원시 지역인재를 우선 채용했다. 지역 발전이 곧 기업 발전이고 지역 인재가 지역에 남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강 대표는 "같이 시작했던 직원들은 아무래도 대기업 출신이다보니 나름 실력있다고 생각하는 인재들이었고 나중에 채용한 직원들은 지역인재로 보이지 않는 차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어색함을 해결하고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산악회, 야구장, 영화보기, 호프데이 등을 마련해 대화시간을 많이 만들었다"면서 "지금은 회사 동료들간의 협력과 유대관계가 어느 회사보다 좋다"고 자신만의 비결을 소개했다.

그의 이런 노력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창업 초기에 같이 시작했던 직원의 80%가 여전히 같이 일하고 있다. 또 회사내 분규도 단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직원과 강 대표의 마음이 모아져 지난해 모두들 어려워했던 시기에도 이 회사는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58%나 신장했다.

스스로 자기계발 모범 보이며, 직원들 지원, 대덕 활용 장점

강 대표는 평소 50세 이전에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이야기 해왔다. 실제 회사에서 가장 인정 받을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대기업 본사와 생산공장까지 두루 거쳤다. 당시에는 전혀 다른 분야를 맡으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때의 고생은 사업기반이 됐다.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사업 현장은 그렇게 녹녹치 않았다.

"사업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지금 당장 잘 된다고 해서 무사안일주의에 빠지면 금방 무너지게 된다는 생각에 계속 공부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 직원들에도 이의 중요성을 알게 하기 위해 모범을 보이며 대화를 중시합니다."

그는 생산과 연구소를 조율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원들이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각자의 역량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이 회사는 인근에서 불이 안꺼지는 사무실로 유명하다. 직원들 스스로 연구에 몰두하면서 자정까지 불이 환한 날이 대부분이다.

그는 "직원들이 비전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은 큰 힘"이라면서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학도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 논문를 앞둔 강 대표. 학부 2학년으로 편입해 공부하고 8년간 경영학을 공부한 끝에 지난해 설문지를 끝내고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중이다. 기업가 정신을 논문 주제로 정한 것은 그의 기업운영 모토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가 정신입니다. CEO의 기업가 정신이 반듯하면 기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강 대표가 가장 부러워 하는 사람이 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기업가다. 그는 "IT라이프 사이클은 빠르고 영원한 1등은 없다. 실패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가장 강한 사람은 실패를 딛고 일어난 사람이다. 난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들과 만나면서 많이 배운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대전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어 기업인들에게 기술적 지원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면서 올해 목표인 130억원 달성은 무난 할 것으로 내다봤다.
 

▲USN개발로 여러가지 시스템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됐다.  ⓒ2010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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