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 시장 중남미 진출 가시화
최초 500억+ α, 지속적 콘텐츠 제공 등 수익모델 무궁무진

김대웅 책임연구원<사진=ETRI>
김대웅 책임연구원<사진=ETRI>
모바일 TV의 대표주자 ETRI 'DMB'와 노키아 'DVB-H'가 정면 승부를 겨루게됐다. 그동안 세계 시장을 석권해오던 모바일 TV 방식은 노키아. 그러나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가 지난달 21일 베트남 국영방송인 VTV와 MOU를 맺고 사업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시장 판도는 우위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ETRI 'DMB', 노키아 'DVB-H' 서로 장단점 있어

이번에 베트남에 진출하는 DMB기술은 유료화 서비스를 위한 수신제한시스템 (CAS, Conditional Access System)기반의 유료인증 및 가입자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모바일 TV 방식은 네가지다.

ETRI의 DMB, 노키아의 DVB-H, 미국 Qualcomm의 MediaFLO, 일본의 완세그 방식 등. 현재 미국의 방식은 거의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미국 전역이 디지털화 되면서 미국디지털 방송 표준화 기구인 ATSC가 삼성과 LG가 주도한 ATSC-M/H를 미국 모바일 TV 표준으로 확정했기때문이다.

일본은 남미에 기술을 수출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실질적으로 모바일 TV의 양대산맥은 ETRI와 노키아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 정부가 미국, 일본, 유럽형 지상파를 제치고 한국을 선택한 것은 기술력과 경제성에서 어느정도 베트남 정부의 기대에 일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ETRI의 DMB방식이 경제적이고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지만 DMB 베트남 진출을 처음부터 참여하며 진행해왔던 ETRI의 김대웅 책임연구원에 의하면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것. 각각의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기때문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TV는 주파수가 가장 중요 하다. 노키아의 DVB-H는 DMB에 비해 4배정도 가격이 높지만 채널수가 2배 정도 많다. DMB는 노키아 방식에 비해 저렴하지만 채널수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서로 장단점이 있으므로 어느 방식이 더 경제적이고 우수하다고 딱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번 성과로 ETRI의 CAS 등 '지상파DMB 토탈솔루션'의 세계 시장 진출이 현실화됐다. 또 특허가 아닌 기술 자체의 러닝로열티로 달러를 확보하는 본보기가 됐다. 따라서 ETRI와 노키아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 레이스는 지금부터 시작된 것이다.

◆ETRI, 베트남으로부터 러닝로얄티 받는다

베트남 정부는 2010년부터 하노이와 호치민시를 시작으로 DMB 전국 서비스에 들어가게 된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기술이 베트남에 본격 진출하게 된 것. ETRI 관계자에 따르면 DMB 베트남 진출이 주는 의미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모델이 훨씬 크다는 결론이다.

DMB는 세계 최초의 모바일 TV로 국제 표준을 확보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던게 사실이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DMB기술과 단말기 수출 등 성과를 보이며 해외 진출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DMB를 이용한 수익사업이 본격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셈이다.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수익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대어를 건져올린 것이란 분석이다. 김대웅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초기에 100만 이상의 무료가입자를 확보한 후 유료화로 전환 할 예정이다. 또 2년안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DMB가 제공되는 단말기만 구입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베트남은 가입할 경우에만 가능하게 된다.

ETRI는 유료 가입을 위한 카드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ETRI는 베트남의 유료화가 가시화 되는 2010년 하반기부터 가입자에 대해 0.5 러닝로열티를 받게된다. 베트남 인구가 8500만명, 이동전화 가입자만 5000만명에 이른다. 얼핏 계산해도 수익금액이 엄청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이번 MOU는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DMB 베트남 진출 과정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세계 모바일 TV 시장에서 DMB 기술이 우위를 석권하는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대웅 책임연구원은 "베트남 진출이 확정되면서 동남아 인근 국가와 중남미 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DMB의 세계 진출을 위한 확실한 토대를 마련하게됐다"고 강조하며 "실제 멕시코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TV 사업화 성공요소 3가지는?

우리나라는 DMB기능이 탑재된 단말기만 구입하면 무료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DMB개발 초기 정부와 사업자의 판단 착오로 무료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로인해 단말기는 활성화 되었으나 사업자는 적자를 면치 못했고 DMB 기술의 세계시장 진출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했다.

"당시 유료로 전환해 월 1000원만 받았어도 지금쯤 DMB는 세계적으로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무료제공으로 인해 사업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죠. 정부에서 앞으로 새로운 서비스는 유료로 전환 하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국내 수익사업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ETRI를 주축으로 해외 진출이 본격 모색됐다.

2007년부터 대통령 해외 순방시 홍보활동을 펼쳤으나 단순 홍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 홍보로는 전혀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ETRI 단독으로 사업화를 추진했습니다. 베트남 진출을 위한 준비는 200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ETRI와 업무협약을 맺은 PTIT(베트남 우전통신기술연구소)와 인연으로 베트남과의 DMB사업이 시작됐고 MOU를 체결하면서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문화를 정확히 알고 서로 윈윈 전략으로 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ETRI는 현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베트남TV의 협조 하에 베트남TV 방송 뉴스와 스포츠2 채널 시험방송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기술 현지화 및 시험을 계속해 왔다. 김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기술 위주로 마케팅했는데 이는 성공가능성이 적다"면서 "이를 사업화하는건 상대방과 우리가 함께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고 수익 창출을 하는 것으로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앞으로 기술 사업화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DMB가 지상파 방송 재송출정도지만 앞으로 다양해질 것"이라며 "사업화 성공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확보(정부허가), 콘텐츠, 단말기 다양화 등 3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TRI는 베트남을 교두보로 동남아를 비롯해 전세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라오스, 인도 등 확산 가능성 높아졌다. 그리고 중남미 국가로 멕시코와 도미니카 공화국은 주파수가 이미 확보돼 있는 상태.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적극 요청 해 오고 있어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ETRI의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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