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 힐튼 씨 외삼초서 강연…"브라질 여행을 떠나 볼까요?"

11일 오후 유성구 반석동 외삼초등학교 멀티미디어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문틈 사이로 새어나온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경들. 이날 아이들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과 통신망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힐튼(Hilton Goi)씨와 함께 '브라질 여행'을 떠났다.

일본계 브라질인인 힐튼은 아이들로 하여금 '호나우딩요'처럼 생겼을 것이라는 기대를 무너뜨리는 한국인을 닮은 외모를 가졌지만 브라질과 포르투갈어에 관한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강연자료를 준비해 아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에 위치해 있어요. 한국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꼬박 25시간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답니다."이렇게 시작된 브라질에 대한 소개는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것을 비롯한 브라질의 역사와 에탄올로 가는 자동차를 발명해냈다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경제 이야기, 브라질에 살고 있는 동물 이야기 등으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3년이 되어가는 힐튼은 한국어로 강연을 하며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혔고 브라질에 대한 퀴즈를 준비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브라질의 수도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제일 큰 도시는 어디일까요?" 힐튼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저마다 손을 번쩍 들며 힐튼과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내기에 바빴다. "수도는 브라질리아, 제일 큰 도시는 상파울로입니다." 정답을 맞춘 아이들은 브라질의 동전과 목걸이 등을 선물로 받았다.

브라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바로 축구.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에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더욱 빛났다. "브라질에서는 축구도 물론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이지만 K1이라는 자동차 경주, 배구, 비치 발리볼 등도 많이 즐겨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연신 축구 이야기만 하던 아이들은 강연이 끝난 후 힐튼과 축구를 즐기고야 말았다.

아이들에게 브라질 전통 무용까지 선보이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충실히 보낸 힐튼 씨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보기 좋다"라며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한국에 와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국의 꼬마들에게 브라질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며 "이 곳에 와서 한국을 배워가는 것처럼 브라질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서로를 알아가는 느낌이 참 좋다"고 덧붙였다.
 

온통 땀 범벅이 되면서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과 반나절을 보낼 수 있도록 힐튼을 초대한 것은 외삼초 김수진 선생님.

"아이들이 각국의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나라의 문화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시작한 각 나라 '여행'이 벌써 해를 넘기고 있다. 지난해에 시작해 올해까지 1달에 1번꼴로 아이들에게 여러 나라를 보여주고 있는 것. "주로 KAIST에 있는 학생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아이들을 위해서 영어를 잘 하시는 분들, 파워포인트를 잘 사용하시는 분들을 섭외하다보니 KAIST 학생들이 꼭 들어맞았어요. 다행히도 선뜻 응해주셔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외삼초에서 소개된 나라는 중국, 터키,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 10여개국. 김수진 선생님은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과 각 나라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이 날의 일정을 모두 마친 힐튼 씨는 "제 주위 친구들도 벌써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국의 밝고 예쁜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그 친구들도 모두들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좋은 기억이 될 것 같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운동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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